김용택의 어머니

김용택 지음 | 문학동네 펴냄

김용택의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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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5.8

페이지

2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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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어머니

상세 정보

문득 엄마가 늙고 나이들었음을 실감할 때
읽고 있으면 가슴 한 구석이 시큰해지는 책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에세이 <김용택의 어머니>. 김용택은 지금까지 어머니에 관해 시로, 인터뷰로, 산문 속 일화로 간간이 풀어놓긴 했지만, 책 한 권에 온전히 어머니 이야기를 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어느덧 팔순이 넘은 노모의 인생을 처음부터 고스란히 복원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으로 이 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 김용택은 신경림 시인도 무릎을 '탁!' 쳤다는 '용택이 엄마' 양글이 양반의 걸출한 입담과 삶의 흔적들을 담는 한편, 그간 생의 고비마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썼던 시들, 또한 '어머니에 관한 자그마한 사건기록'이라 할 만한 일기문까지를 한데 모았다. 또한 사진작가 황헌만이 눈부신 섬진강 마을의 사계 속에서 걷고 일하고 이웃들과 노니는 어머니를 계절별로 밀착 촬영한 사진들도 함께 실었다.

꽃다운 처녀가 시집와서 한 집안의 새댁이 되어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자녀를 낳아 수확하고 마른나무처럼 늙어가는 일생의 여정은, 마치 자연의 사계와도 닮았다. 이 책은 '제1부 봄―봄처녀, 섬진강에 시집오셨네'에서부터 '제4부 겨울―마른나무처럼, 어머니 늙어가시네'에 이르기까지 계절의 흐름을 따라 어머니의 일상과 인생을 좇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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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정

@yihwajungnsed

자가의 어머님에대한 마음이 절절하다. 어머니, 난 작가만큼 아니 한참이나 어머니에대한 마음이 작다. 나를 돌아보게하는 책이다.

김용택의 어머니

김용택 지음
문학동네 펴냄

2018년 1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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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섬진강 시인 김용택의 에세이 <김용택의 어머니>. 김용택은 지금까지 어머니에 관해 시로, 인터뷰로, 산문 속 일화로 간간이 풀어놓긴 했지만, 책 한 권에 온전히 어머니 이야기를 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어느덧 팔순이 넘은 노모의 인생을 처음부터 고스란히 복원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으로 이 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 김용택은 신경림 시인도 무릎을 '탁!' 쳤다는 '용택이 엄마' 양글이 양반의 걸출한 입담과 삶의 흔적들을 담는 한편, 그간 생의 고비마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썼던 시들, 또한 '어머니에 관한 자그마한 사건기록'이라 할 만한 일기문까지를 한데 모았다. 또한 사진작가 황헌만이 눈부신 섬진강 마을의 사계 속에서 걷고 일하고 이웃들과 노니는 어머니를 계절별로 밀착 촬영한 사진들도 함께 실었다.

꽃다운 처녀가 시집와서 한 집안의 새댁이 되어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자녀를 낳아 수확하고 마른나무처럼 늙어가는 일생의 여정은, 마치 자연의 사계와도 닮았다. 이 책은 '제1부 봄―봄처녀, 섬진강에 시집오셨네'에서부터 '제4부 겨울―마른나무처럼, 어머니 늙어가시네'에 이르기까지 계절의 흐름을 따라 어머니의 일상과 인생을 좇는다.

출판사 책 소개

“할머니! 젖가슴이 왜 이렇게 쭈글쭈글해요?”
“니 애비가 다 뜯어묵고 요것만 남았다!”


다슬기는 새끼들이 어미 몸속에서 자라다가
다 크면 어미 몸뚱아리를 파먹고 나온다 한다.
빈 껍데기가 된 어미는 흐르는 물에 조용히 떠밀려간다.
다슬기처럼,
나는 어머니의 가슴을 뜯어먹고 세상에 나와,
비로소 시인이 되었다.

오는 10월 등단 30주년을 맞는 섬진강 시인 김용택이 그간 한 인물에게서 시를 베껴 썼노라 고백했다. 그가 자기 시의 원 주인이자 시원(始原)으로 꼽은 인물은, 바로 어머니. 실은 김용택의 어머니 ‘양글이 양반’은 이미 문단 안팎에서 입심 좋고, 삶과 생명에 대한 혜안을 지닌 ‘문맹의 시인’으로 입소문 짜했던 터다.
김용택은 지금까지 어머니에 관해 시로, 인터뷰로, 산문 속 일화로 간간이 풀어놓긴 했지만, 책 한 권에 온전히 어머니 이야기를 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어느덧 팔순이 넘은 노모의 인생을 처음부터 고스란히 복원해보고 싶다는 간절한 생각으로 이 책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이 책에서 김용택은 신경림 시인도 무릎을 ‘탁!’ 쳤다는 ‘용택이 엄마’ 양글이 양반의 걸출한 입담과 삶의 흔적들을 담는 한편, 그간 생의 고비마다 어머니를 떠올리며 썼던 시들, 또한 ‘어머니에 관한 자그마한 사건기록’이라 할 만한 일기문까지를 한데 모았다. 또한 사진작가 황헌만이 눈부신 섬진강 마을의 사계 속에서 걷고 일하고 이웃들과 노니는 어머니를 계절별로 밀착 촬영한 사진들도 함께 실었다.
꽃다운 처녀가 시집와서 한 집안의 새댁이 되어 마을 사람들과 어울리다가, 자녀를 낳아 수확하고 마른나무처럼 늙어가는 일생의 여정은, 마치 자연의 사계와도 닮았다. 이 책은 ‘제1부 봄―봄처녀, 섬진강에 시집오셨네’에서부터 ‘제4부 겨울―마른나무처럼, 어머니 늙어가시네’에 이르기까지 계절의 흐름을 따라 어머니의 일상과 인생을 좇는다.


꽃가마 타고 시집온 봄처녀가
세상풍파 다 받아내고 마른나무처럼 늙어가기까지?
‘김용택 시인을 길러낸 문맹의 시인’
양글이 양반의 어록과 인생


몸집이 작고 야무지다고 해서 본명보다 ‘양글이’로 더 많이 불렸던 처녀가 있다. 장차 시어머니 될 사람이 선을 보러 온 자리에서 야무지게 물을 떠다 드리고 얌전하게 뒷걸음질로 물러나 단번에 며느릿감으로 낙점받은 양글이 처녀. 방년 18세 때 꽃가마 타고 섬진강으로 시집온 이후, 호랑이 시어머니에게 눈물 빼며 시집살이를 하다 떡두꺼비 같은 아들을 낳지만, 그 아들은 좀처럼 마음을 잡지 못하고 오리를 기르겠다고 나섰다가 살림만 폭삭 말아먹는다. 그러다 어느 날 문득 아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이 되고 시인이 되면서 세상 사람들의 이목을 섬진강으로 끌어들이니, 그이가 바로 시인 김용택이다.
하지만 김용택이 어머니의 가슴을 새카맣게 태우고, 온 가족이 빈궁한 살림살이 속에서 하루하루 근근이 살아가는 동안에도, 어머니는 아들에 대한 믿음과 지원을 단 한순간도 놓지 않았다. 어느 날 학교 기성회비를 내지 않아 집으로 돌려보내진 고등학생 김용택. 내일 꼭 내겠노라, 한 번만 봐달라 말도 못 한 숙맥 아들이 평일 대낮에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온 꼴을 본 어머니는, 곧장 닭장에 남아 있던 영계를 쥐잡아 망태에 넣고 장에 나가 내다 판다. 한데 어떡하나. 닭 판 돈은 기성회비와 그 돈을 쥐고 김용택이 학교로 돌아갈 차비에나 빠듯이 들어맞고, 어머니가 다시 집으로 돌아갈 차비는 없다.

“어매는 어치고 헐라고?”
“나는 걸어갈란다.”
어머니는 빈 망태를 메고 땀을 뻘뻘 흘리고 서 있었다.
“차 간다. 어서 가거라.”
나는 돈을 꼭 쥔 주먹을 흔들었다. 어머니가 나를 바라보았다. 눈물이 앞을 가렸다. 먼지 낀 유리창이 더 흐려 보였다. 앞의자 뒤에 얼굴을 묻고 어깨를 들먹이며 나는 울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보리만 베던 아버지 모습이 눈물 속에 어른거렸다. 눈물을 훔치고 고개를 들어 차 뒤꽁무니를 바라보았다. 어머니가 뽀얀 먼지 속에서 자갈을 잘못 디뎠는지 몸이 비틀거렸다. 아! 어머니. 나는 돈을 꼭 쥐었다. 점심을 굶은 어머니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시오리 신작로를 또 걸어야 한다. (53~54쪽)

김용택의 어머니는 언제나 아들에게 마지막 남은 것 하나까지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그러다보니 가진 것 없어 챙겨주지 못한 다른 자식들에 대한 회한은 깊디깊다. 본인도 생전 학교 문 앞에도 못 가본 여성이기에, 딸이라는 이유로 학업을 중도 포기하게 한 딸 복숙이에 대한 안쓰러움과 미안함은 오죽했을까. 또한 어머니의 마음을 헤아리고 집안 형편을 생각해 군말 없이 생활전선에 나선 누이의 슬픔도 김용택의 가슴엔 고스란히 눈물겨운 풍경으로 맺혀 있다.

복숙아
니 학교 그만둔 것
징검다리를 건너다가도 밭을 매다가도
그냥 우두커니 서지고
호미 끝이 돌자갈에 걸려
손길이 떨리고
눈물이 퉁퉁 떨어져
콩잎을 다 적신다
(…)
너그들 시무룩허게
쌀자루 메고 김치단지 들고 가는 꼴을
밭머리 들다 바라보면
너그 가슴이야 오죽들 혔겄냐만
내 가슴은 그냥 찢어졌단다.
복숙아
이 몸뚱아리가 닳아지고 찢어질 것 같은 것이었으면
진즉 다 닳아지고 찢어버렸을 것이다.
(…)
산중에서 못난 니 에미가.
(23쪽,「섬진강 23―편지 두 통」 중에서)

어찌 서러운 일이 이뿐일까. 그 숱한 슬픔과 인생의 고비를 넘어 자식들을 길러내고 수굿이 노년에 이른 어머니의 삶에 그는 경탄한다. 분노와 미움과 절망과 갈등이 난무하는 세계에서, “어쩌겠냐. 사는 게 다 굽이 고비가 있고 살아갈수록 걱정은 쌓여가고 근심은 깊어지는 게 사는 것인데, 뭔 일 있으면 저러다가 또 살겠지 한다”며 세상사에 부대낀 자식들의 등을 가만가만 뚜드려주는 어머니의 위로와 수긍은 그에게 한 편의 맑은 시다.
어느덧 그 자신도 환갑이 넘은 노인이 되었으나, 그는 여전히 궁금하다. 우리네 어머니는 어떻게 저런 경지에 이르렀을까. 우리 자식들의 등은 어머니가 뚜드려주고 다친 가슴은 어머니가 어루만져주었다지만, 지친 어머니의 등은 과연 누가 뚜드려주었을까.

어머니의 친구는 누구였을까. 살면서 속이 썩고, 하늘을 찌르는 분노가 어머니에겐들 왜 없었을까. 땅을 치며, 통곡하고 싶은 일이 왜 없었을까. 그럴 때마다 어머니는 어디다가 화풀이하고 무엇을 잡고 사정하며 어떻게 그 순간을 이겨냈을까.
어느 날 어머니가 들에 가셔서 해 저물 때까지 오지 않았다. 달빛 아래 어디선가 호미 소리가 들렸다. 밭 끝 저쪽에 어머니가 부지런히 밭을 매고 있었다. 몸짓이 격렬해 보였다.
어머니는 그렇게 화를 땅에다가 풀었을 것이다. 땅한테 사정하고 땅을 파 뒤집으며 생각을 뒤집어엎었을 것이다. 아! 어머니. 어머니의 친구는 누구였을까. (139쪽)

이 책에는 그렇게 땅과 벗하고 흙을 갈아엎으며 생각을 정리했던 어머니의 일생이, 자연의 흐름과 농가의 한해살이와 함께 그림처럼 펼쳐진다. 이 책에서 어머니는 책장 갈피갈피마다 글 속에서, 또 사진 속에서 농사일하고, 쇠죽을 쑤어 소를 먹이고, 감을 깎고, 장을 담그고, 솥단지에 대식구의 밥을 안치고 자식들을 키우느라 여념이 없다. 그러나 여름의 뜨겁고 환한 시절이 가고, 수확의 계절 가을도 지나면 싸늘한 겨울이 오듯, 그토록 썽썽하고 다부지던 어머니도 마침내 마른나무처럼 늙어간다.
귀가 멀어 이제 자식들이 도란도란 건네는 이야기조차 제대로 들리지 않는 어머니. 김용택과 그의 아내는 어머니의 늙음을 설워하며 울음을 삼키지만, 이제 어머니에겐 그 울음소리조차 제대로 가닿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가슴 아파 보청기를 해드리겠다는 자식들의 말에 어머니는 고개를 젓는다. “아니다, 늙으면 세상 소리 다 들을 필요 없다.”
나이 든 어머니께 김용택은 문득 묻는다.

나_ 지금 소원은요?
어머니_ 없다. 자식들 고생 안 시키고, 안 아프고 그냥 바람처럼 훌쩍 떠났으면 좋겠다.
(83쪽, 「어머니와의 인터뷰」)

언젠가 김용택의 어머니는, 또 우리 모두의 어머니는 소원대로 바람처럼 훌쩍, 떠날 것이다. 그리고 남은 자식들은 자식들의 고생을 덜어주기 위해 한없이 작아져가다 마침내 바람처럼 사라진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남은 날들을 살아갈 것이다.
시와 글, 사진으로 어머니 생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김용택의 어머니』는 사라져가는 우리 농촌의 풍광과 늙어가는 어머니에 대한 애틋한 헌사이다.
책상머리에서 펜으로 시를 쓰는 것이 아니라, 몸뻬 입고 호미 자루 손에 쥔 채, 콩밭 한 구덩이에, 구름 살랑 떠가는 하늘에, 자식들이 떠나간 쓸쓸한 마당에 몸으로 시를 쓰는 우리들의 어머니.
어찌 김용택 시인뿐이랴. 그렇게 우리 모두는 ‘어머니’라는 “아프고도 선명한 그 다리를 건너” 세상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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