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게 뭐라고

사노 요코 지음 | 마음산책 펴냄

사는 게 뭐라고 (시크한 독거 작가의 일상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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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7.15

페이지

256쪽

이럴 때 추천!

불안할 때 , 외로울 때 , 에너지가 방전됐을 때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읽으면 좋아요.

#걱정 #용기 #죽음 #철학

상세 정보

언젠가 다가올 죽음이 두려운 이들에게
끝까지 용기있게 살아간 한 여성의 죽음 철학

밀리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사노 요코가 2003년부터 2008년,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 쓴 꼼꼼한 생활 기록. 간결하고 독특한 문체가 시원시원한, 한 편의 소설 같은 예술가의 내밀한 삶을 읽는다.

이 책에는 ‘인생은 번거롭지만 먹고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가장 간단한 진실이 담겨 있다. 사노 요코의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면, 뜨겁고 감상적인 면이 뒤섞인 매일의 기록은 읽는 이의 마음을 한바탕 뒤흔든다.

<사는 게 뭐라고>는 긍정적으로, 활기차게 살아가야 한다는 등 아름답게 꾸민 단어로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책이 아닌, ‘밥이나 지어 먹자’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리고 살아 있으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질긴 개개의 삶, 찬란과 황홀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 그녀의 거침없는 문장을 떠올리면 소소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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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22

진핫체리라떼님의 프로필 이미지

진핫체리라떼

@jinhatcheriratte

처음에 제목만 보고 구매했다. 하지만 막상 내용을 보니 정말 죽음에 초연한 할머니의 일상을 얘기해주는 내용이였다. 할머니의 일상이라니.. 읽으면서도 전혀 궁금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꾸역꾸역 읽어나갔다. 그러다 반정도 읽으니까 어느순간 아무것도 생각할 필요없이 누군가의 세세한 묘사들로 표현된 누군가의 일상을 읽는다는게 머릿속에 평안으로 느껴졌다. 그러면서 작가본인은 할머니가 됐지만 아무도 할머니가 되면 겪는 일을 알려주지 않았다 라고 말하는걸 보고 어쩔수 없이 늙어 간다는건 누구에게나 처음이라고 그건 할머니가 되서도 똑같구나 라는걸 느꼈다. 할머니쯤 되면 늙는다는건 그냥 자연스럽게 받아들일수 있는 무언가라고 막연히 생각했다. 하지만 그들도 그나이는 처음이였다. 어느순간 문득 이 책을 읽고 있던 그 순간이 그리울것 같았다. 그만큼 할머니의 일상은 나에게 평안함을 주었다

사는 게 뭐라고

사노 요코 지음
마음산책 펴냄

2021년 2월 1일
0
낯선 여인님의 프로필 이미지

낯선 여인

@natsunyeoin

2020.10.11.
<월요일의 문장들>이란 책 속에 소개되어 있고, 다른 작가의 책 속에도 사노 요코 님을 언급하였던 터라 이 분이 쓴 책들이 궁금해졌다. 곧바로 읽고 있던 책을 덮고 이 분 책으로 갈아탔다.
이 책은 그녀가 쓴 동화적인 감성과는 전혀 다른 일상속 모습을 보여주는데 2003년부터 2008년, 그녀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의 생활 속 산문들이다.

인상에 남는 부분은
암 투병으로 침대반경 50미터 생활자로 지낸 1년동안 한류드라마에 빠졌던 에피소드다. 한국인인 나조차 겨울연가는 끝까지 못 본 드라마인데 그녀는 밤새워 겨울연가를 보고 태어나 처음으로 심장이 옥죄는 듯 엉엉 울었다고 한다.
그것을 계기로 한류드라마에 빠져 1년 내내 왼쪽만 보며 드러누워 있어 턱까지 틀어졌던 경험을 말한다.
명품에 미친 적도 없고 맛집을 찾아다닌 적도 없던 그녀가 한류드라마에 빠져들었던 그때를 허구의 화사함이었다고 고백하긴 하지만 그 기간동안 아주 많이 행복했었다고 쓰고 있다. 젊은 청년부터 나이든 어르신까지 욘사마의 인기는 일본에서 정말 대단했구나 실감.

이후, 뼈 전이로 인한 시한부 선고를 받고는 재규어 그린 차를 사는 대담함을 보이고, 예쁘고 세련된 잠옷을 잔뜩 사는 등 죽는 날까지 좋아하는 물건을 쓰고 싶은 마음을 전하며 책은 끝난다.
생활 속에서 치매에 가까운 건망증으로 인해 일어났던 이야기나 주변 사람들에 대한 속 마음을 참 시원시원 거침없이 적어내려 읽는 동안 재미를 더하였고 자신의 수수하고 시시한 하루하루와 아픔들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시크한 표현들도 좋았다.
(하지만 이 분은 그냥 마냥 좋은 할머니상은 절대 아니다. 자신만의 개성이 확실하고 간간히 심통도 부리며 노인의 고약한 모습도 보이는 할머니다.)
이제는 고인이 되어 너무 안타깝지만 그녀가 남긴 아름다운 동화들은 오래도록 사람들의 가슴에 감동으로 머물 것이다.

사는 게 뭐라고

사노 요코 지음
마음산책 펴냄

2020년 10월 11일
0
상어링님의 프로필 이미지

상어링

@sangeoring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p.187

현실적이고 또 어찌보면 비관적인 할머니의
일상 속 이야기들과 생각들을 담은 책.

늙어감과 죽음에 대해 긍정적으로만 다룬 책보다
오히려 덤덤하게 다룬 이 책을 읽음으로써
나는 죽음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사는 게 뭐라고

사노 요코 지음
마음산책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0년 8월 22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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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밀리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사노 요코가 2003년부터 2008년,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 쓴 꼼꼼한 생활 기록. 간결하고 독특한 문체가 시원시원한, 한 편의 소설 같은 예술가의 내밀한 삶을 읽는다.

이 책에는 ‘인생은 번거롭지만 먹고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가장 간단한 진실이 담겨 있다. 사노 요코의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면, 뜨겁고 감상적인 면이 뒤섞인 매일의 기록은 읽는 이의 마음을 한바탕 뒤흔든다.

<사는 게 뭐라고>는 긍정적으로, 활기차게 살아가야 한다는 등 아름답게 꾸민 단어로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책이 아닌, ‘밥이나 지어 먹자’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리고 살아 있으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질긴 개개의 삶, 찬란과 황홀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 그녀의 거침없는 문장을 떠올리면 소소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시한부 삶을 안 뒤 더욱 명랑해진 일상
『100만 번 산 고양이』 작가 사노 요코의 ‘음울’하면서 ‘통쾌’한 일기


호기심 많고 솔직하고 자기표현에 인색하지 않다.
안 야무지게 사는 편이 행복하다.
겨우 먹고 사는 게 적성에 맞는다.
일흔이 되어서도 근사한 남자를 좋아한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걸 안다.
이렇게 시크한 여자(할머니)를 보았나!
-임경선(칼럼니스트)

전 세계에서 40여 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은 밀리언셀러 『100만 번 산 고양이』의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일본의 국민 시인 다니카와 슌타로를 남편으로 두었던 사노 요코. 『사는 게 뭐라고』는 2003년부터 2008년, 작가가 세상을 떠나기 2년 전까지 쓴 꼼꼼한 생활 기록이다. 간결하고 독특한 문체가 시원시원한, 한 편의 소설 같은 예술가의 내밀한 삶을 읽는다. 아무래도 범상치 않은 독거 작가 ‘까칠한 언니’의 일상을 살펴본다.
‘침대 반경 50미터 생활자’ 사노 요코의 하루는 마음먹고 또 마음먹어서 겨우 일어나는 것으로 시작한다. 냉장고 속 자투리 재료를 몽땅 냄비에 넣고 때로는 맛있는, 때로는 (말 그대로) 토할 것처럼 맛없는 요리를 한다. 가끔은 아침밥을 먹으러 카페에 가서, 혼자 밥을 먹는 사람들을 몰래 관찰하고 반드시 우스운 점을 찾아내 “저런 걸 볼 수 있다니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라며 호쾌하게 웃는다. 밤새도록 한국 드라마를 보다 턱이 틀어진다. 엄청난 양의 DVD를 사 모으며 ‘뒤늦게’ 재산을 탕진한다. 그러고는 ‘대체 난 어떤 할머니로 보일까’라며 풀이 죽는다. 어느덧 〈겨울연가〉 욘사마에게 푹 빠져서, 정신을 차리고 보니 남이섬 가로수 길을 걷고 있다. 욘사마가 묵었던 호텔방을 예약하곤 뿌듯한 마음을 전하기도 한다. (수십 종의 머플러를 선보이는 욘사마에 〈가을동화〉 원빈, 〈올인〉 이병헌, 〈호텔리어〉 김승우… 끊임없이 새롭게 사랑에 빠진다.)
암이라고? 2년 뒤면 죽는다고? ‘죽는 날까지 좋아하는 물건을 쓰고 싶다’며 쇼핑에 나선다. 예쁜 부츠를 충동구매하고 마음에 드는 잠옷을 잔뜩 사버렸다. 그러고는 다시 ‘대체 난 어떤 할머니로 보일까’라며 풀이 죽는다. 시한부 선고를 받자마자 상큼한 녹색 재규어로 차를 바꾸고 “아, 나는 이런 남자를 평생 찾아다녔지만 이젠 늦었구나” 한탄하기도 한다. 산다는 것의 생생함, 추함, 괴로움을 찬찬히 바라보다 이내 울적해지고, 우울해하는 것에 질려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친구들을 불러 ‘치매 예방’ 마작을 즐긴다.

시대에 뒤처진 노인들은 모두 이런 식이겠지. 이미 늙었으면서도 젊은이나 요즘 시대를 필사적으로 따라잡으려드는 노인은 볼썽사나워서 싫다.
-156쪽

이 책의 「해설」에서 사카이 준코는 “지금, 노인의 현실은 감춰진 듯합니다. 어쩌면 아직 늙지 않은 사람들이 ‘생기’ ‘교류’ 같은 단어로 노인의 현실을 꾸며내 언젠가 자신도 늙는다는 공포를 잊으려는 것은 아닐는지요”라고 현재를 꼬집는다. 하지만 “독거노인, 스스로 원해서 홀몸이 된” 사노 요코는 누군가에게 기대지도, 삶이나 죽음, 늙어감 그 어떤 것도 우아하게 미화하지 않는다. “문득 돌아보니 나는 요즘 시대에 완전히 뒤처져 있었다. 확실하게 깨달았다. 내 시대는 끝났다. 그리고 나도 끝났다. 이 시대에서는 더 이상 제구실을 못하는 것이다. 이를 어쩌나. 하지만 내 심장은 아직까지 움직이고, 낡아빠진 몸으로도 생명을 부지하고 있다”며 있는 그대로를 보고, 적는다.
결국 이 책에는 ‘인생은 번거롭지만 먹고 자고 일어나기만 하면 어떻게든 된다’는 가장 간단한 진실이 담겨 있다. 사노 요코의 냉소적이고 염세적인 면, 뜨겁고 감상적인 면이 뒤섞인 매일의 기록은 읽는 이의 마음을 한바탕 뒤흔든다.

괴상하면서 웃긴, 짠하면서 박력 있는 글
그야말로 멋진 아티스트의 몹시도 ‘부정적인’ 일상 철학

『사는 게 뭐라고』는 긍정적으로, 활기차게 살아가야 한다는 등 아름답게 꾸민 단어로 사람을 초조하게 만드는 책이 아닌, ‘밥이나 지어 먹자’는 생각이 드는 책이다. 그리고 살아 있으면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책이기도 하다. 질긴 개개의 삶, 찬란과 황홀이 좀처럼 찾아오지 않는 삶이 버겁게 느껴지는 순간, 그녀의 거침없는 문장을 떠올리면 소소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아침에 상쾌하게 벌떡 일어나는 사람들의 기분을 도대체 모르겠다. (27쪽)
늙은이는 공격적이고 언제나 저기압이다. (81쪽)
성격은 병이다. (88쪽)
아, 지구는 망해가고 있다. (196쪽)
늙으면 다들 이렇게 변하는 것일까.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110쪽)
좁은 집구석에서 남자한테 홀딱 반하기도 하고 미친 듯이 화를 내기도 하며 행복하다. (196쪽)
사람은 무력하다. 그리고 모두들 자신이 좋을 대로 살아가고 있다. (212쪽)
전철을 타고 둘러보면 젊고 예쁜 여자 앞에는 반드시 할아버지가 서 있다. (230쪽)
암은 정말로 좋은 병이야. 때가 되면 죽으니까. 훨씬 더 힘든 병도 얼마든지 있다고. (240쪽)

『사는 게 뭐라고』에는 화장실에 붙여놓고 싶은 인생의 한 줄 명언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불쾌하면서 유쾌하고, 음울하면서 통쾌한 다층적인 매력을 뽐내는 사노 요코. 그녀는 좁게는 인간이라는 종에 대해, 넓게는 천하를 논하며 속 시원하게 독설을 퍼붓는다. 작가가 역설하는 ‘삶이란 생각처럼 멀끔한 게 아니라는 사실’을 말과 행동으로 증명하고 있어서 읽는 이에게 쾌감을 선사한다.
부끄러운 과거, 자기 성격의 어둡고 나쁜 부분을 보기 싫어서 앞만 바라보려고 하는 ‘긍정적인’ 사람들과 달리 사노 요코에게는 뒤쪽을 직시하는 강인함이 있다. 자신의 바닥까지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확실하게’ 추궁하다 벌컥 화를 낸다. 그러고는 밥을 지어 먹고, 목욕을 하고 잠자리에 들고 다시 벌떡 일어난다.
사노 요코는 건망증이 심해지고 자기혐오에 빠지며 암에 걸리는 등 책 전편에 걸쳐 심신의 상태가 나쁘다고 호소한다. 말하자면 몹시도 부정적인 일기다. 하지만 마지막 장을 덮은 독자가 우울해지는가 하면, 아니다. (사자마자 까마귀 똥으로 뒤덮인) “너덜너덜해진 재규어를 타고 힘차게 후진해 나가는 듯한” 두근거림이 남을 것이다.

정말로 다들 훌륭하다. 화창한 날씨에 읽고 있자니 우울해졌다. 어째서 훌륭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기분이 가라앉는 것일까. 우울해하는 것도 질려서 참았던 오줌을 누러 화장실에 갔다. 도저히 멈추지 않는, 정말로 기나긴 오줌이 나온다. 졸졸졸졸, 끊임없이 나온다. 이제 끝났나 싶어 배에 힘을 주면 또다시 졸졸졸졸. 졸졸졸졸이라도 오줌이 나오니 다행이다. 한 번에 어느 정도 나오는지 재보고 싶다.
-61쪽

시크한 독거노인 작가의 마음
그녀가 어쩔 수 없이 따뜻해지는 순간들

암은 좋은 병이다.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병문안 오는 사람들이 멜론 같은 걸 사 온다. 나는 또 굴뚝이 되어 있다. 모두들 얼굴을 찌푸리며 “요코 씨……” 하고 아연실색한다. 제아무리 애연가라도 암에 걸리면 담배를 끊는다지. 흥, 목숨이 그렇게 아까운가.
-113쪽
내게는 지금 그 어떤 의무도 없다. 아들은 다 컸고 엄마도 2년 전에 죽었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죽지 못할 정도로 일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남은 날이 2년이라는 말을 듣자 십수 년 동안 나를 괴롭힌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인간은 신기하다. 인생이 갑자기 알차게 변했다. 매일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 죽는다는 사실을 아는 건 자유의 획득이나 다름없다.
-243쪽

아무래도 좋은 것이 하나도 없는 사사코, 성깔 있는 장애인 노노코, 온화한 고집쟁이 페페오, 욘사마에 흠뻑 빠져 남이섬에 동행한 편집자, 착실한 주정뱅이 토토코, 껑충한 시체가 걷다가 바람에 날리는 모양새인 싱글벙글 씨, 심약한 인격자의 탈을 쓴 요지부동 옹고집쟁이 남동생, 치매 걸린 외계인 천사 엄마, 최후의 여자 사무라이 모모 언니…. 까탈스러운 자신의 주변에 ‘남아준’ 친구들을 사노 요코는 한 명 한 명 정성껏 소개한다.
‘돈과 목숨을 아끼지 않는다’를 삶의 지침으로 삼고 있으면서도, 먼저 가서 터 좀 닦아놓으라는 싱글벙글 씨를 바라보면서는 “내가 좋아하는 가까운 친구는 절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 죽음은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찾아올 때 의미를 가진다”며 “그럴 때면 죽을 자신이 없어져서 곤란하다”고 이야기한다. 내로라하는 독설가 사노 요코의 염세적이고, 냉소적인 말들이 차갑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은 아마도 어쩔 수 없는 따뜻함이 배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친구들은 이런 나와 어울려준다. 모두들 나를 참아가며 어울려주는 것이다. 모두들 아, 또 저런다, 요코가 또 저런다고 속으로만 생각하겠지. 남이 어떤 의견을 말하면 나는 반드시 휙 하고 반대편으로 날아가버린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이상 열을 올려 말하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다. 그런 게 어른의 태도겠지. 나는 어른이 덜 된 것일까. 나는 일평생 같은 실수를 반복해온 듯하다.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스스로와 사이좋게 지내지 못했다. 그것도 60년씩이나. 나는 나와 가장 먼저 절교하고 싶다.
아아, 이런 게 정신병이다.
-1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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