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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영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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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樹州) 변영로(卞榮魯)는 1898년 태어났다. 본명은 영복(榮福)이다. 영로(榮魯)는 22세부터 쓴 필명으로 1958년 개명했다. 1912년 체육 교사와 생긴 마찰로 학교를 그만두고 만주 안동현을 유람하다 같은 해 이흥순 씨와 결혼했다. 1934년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이듬해 양창희 씨와 재혼했다. 부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작가의 호 ‘수주’는 고려시대 부천 지명이었다. 원래 큰형의 호였는데 변영로가 요청해서 본인의 호로 삼았다고 한다. 열세 살부터 오언절구와 칠언절구의 한시를 짓고 열여섯 살에 영시를 지어 주위를 놀라게 한 천재 문인이었다. 수주의 영민함은 집안 내력이다. 아버지 변정상씨는 19세에 과거에 급제했다. 큰형 변영만은 법률가이자 한학과 영문학에 정통했고, 작은형 변영태는 외무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냈다. 술에 취해 보낸 40년, 그러나 단 한 줄의 친일 문장도 쓰지 않았던 일제 치하의 문인 ‘천하의 술주정뱅이’, ‘주장을 꺾지 않는 과격한 고집쟁이’, ‘십 대 때부터 영시를 쓴 천재 문인’. 그리고 ‘단 한 번도 일제에 변절하지 않았던 지식인’. 수주 변영로에 대한 평가의 시작과 끝은 민족을 사랑하는 마음이다. 평가의 표현이 달라져도 그 바탕은 변함없었다. 금주 선언을 한 것도 여러 번이다. 그러나 이내 다시 술잔을 든다. 소설가 월탄 박종화는 ‘술을 마시지 않고는 배겨낼 수 없었던 겨레의 운명 때문’이라고 그의 마음을 이해했다. 술에 취해 몸은 비틀대도 민족을 생각하는 마음은 흔들린 적이 없었던 작가는 3.1 운동 때는 독립선언서를 영문으로 번역해서 해외로 보냈다. 1924년 민족의 울분을 노래한 시집 《조선의 마음》을 내놓았지만 발간 직후 일제에 압수되어 판매 금지당했다. 군색한 형편에도 서울의 일류 양복점에서 옷을 맞춰 입었다. 구두는 중국 상하이나 홍콩에서 인편으로 주문해 신을 만큼 멋쟁이였다. 돈키호테를 닮고 싶어 하는 뛰어난 이야기꾼이었다. 1955년 제27차 비엔나 국제 펜클럽 대회에 한국 대표로 참석했을 당시 세계 문인들에게 ‘동양의 버나드 쇼’라는 별명을 얻었다. 수주는 53세 되던 1951년 8월 20일, 40여 년 마시던 술을 끊었다고 적고 있다. 향년 63세에 타계해 고향인 부천에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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