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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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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영화를 좋아했지만, 그렇게 열심히 몰두하지는 않았다. 잘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서 최후의 보루를 사수하듯 지금껏 꾸준히 글을 쓰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교대역 근처 합주실에서 연습을 마치고 충동적으로 도보 여행을 떠났던 어느 해 늦여름, 파출소 숙짓고에서 자고 버스 정류장에서 자고 대형 트럭 바퀴 옆에서 자고 해변에서 자고 포도밭에서 잔 적이 있다. 한번 오랫동안 걷는 재미를 경험하고 났더니 자연스럽게 산책을 다니는 생활 습관을 갖게 되었다. 영화과 조교 시절 퇴근길에 메모해두었던 글을 슬쩍 읽다가 같이 걷던 친구가 보여달라고 해서 황급히 구겨버린 적이 있다. 그 시절 서럽게 우는 일이 잦았던 친구를 삐치게 한 대가를 치르려고 구겨버린 메모지의 글들이 모여 책으로 엮인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한다. 요즘은 스케이드보드를 연습하고 있다. 역시나 제대로 잘할 수 있는 것이 없는 인생을 살아온 사람답게 가장 중요한 기술인 알리(Ollie)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때때로 된통 넘어져 저절로 낙법 비슷하게 멋지게 뒹구는 게 마음에 들 때가 있다. 다정하지만 말수가 적은 사람이 어쩌다 던지는 망한 유머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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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책

지난여름의 구름 (독립문예지 베개 산문집)

지난여름의 구름 (독립문예지 베개 산문집)

조원규 외 12명 지음

시용 펴냄

아보카도를 만지며 산책을 합니다 (산책으로 끝장을 보려는, 산책 중독자의 즐거운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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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재서 (지은이) 지음

폭스코너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