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loset Novel

은희경 외 6명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The Closet Novel (7인의 옷장, 더 클로짓 노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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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4.10.31

페이지

235쪽

이럴 때 추천!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읽으면 좋아요.

상세 정보

오늘의 문학과 지금의 패션, 두 극단의 접점을 찾는 뜻밖의 시도인 소설집 <The Closet Novel> 시대가 소비하는 가장 고전적인 상품(이자 예술)인 문학과, 이 시대 가장 화려한 지점을 되비추는 거울인 패션은 어떤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까. 2013년 늦겨울, 그 사소한 질문에서 이 소설집은 시작되었다. 그간 패션지에 소설과 시가 실리고 부록으로 소설집을 제공하는 등 패션의 곁에 문학을 두려는 이런저런 시도가 지속되어왔지만 '패션'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직접 다룬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문학과 패션이 만나는 자리에, 한국문학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은희경, 편혜영, 김중혁, 백가흠, 정이현, 정용준, 손보미, 총 일곱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2014년 상반기 각각 '들다', '쓰다', '신다', '입다'라는 주제 가운데 하나를 택해 소설을 썼다. 동시에 남성 패션지 「아레나옴므+」와 이 새로운 시도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The Closet Novel>은 그 결과물들을 모아 거르고 녹여낸 책이다.

이 소설집에서 소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패션을 끌어안는다. 소설은 개인의 서사를 다루는 장르이므로, <The Closet Novel> 속 일곱 편의 소설들은 패션의 일상 속 속성에 주목한다. 우리가 들고, 쓰고, 신고, 입는 것들로써 결핍과 상실을, 삶의 사소한 비밀들과 희미한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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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작머리

@kkojakmeoriqwwj

좋겠네요.
뭐가 좋아요?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요.
아무나 그릴 수 있어요.
아무나 그릴 수 있지만 누구나 그릴 순 없어요.
누구나 그릴 수 있어요. p.46 <종이 위의 욕조-김중혁>

누구나 죽는다. 언젠가 장의 부고도 받게 될 것이다. 장이 양의 부고를 받는 것이 먼저일 수도 있었다. 최후의 문장이 누구의 것이든 애도는 남아 있는 자의 의무였다. p.73 <상자의 미래-정이현>

하지가 지나면 밤이 길어지지. 12월이 되면 오후 3시만 돼도 어두워져. 그리고 아침 9시가 될 때까지 해는 뜨지 않아. 겨울은 혹독해. 그리고 끔찍하지.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길거든. 사실 추위보다 무서운 것은 어둠이야. 어둠과 추위는 사람들을 변하게 해. 슬프고 날카롭게 만들어. 사랑했던 이들은 이별하고, 말이 많던 이들은 침묵해. 도시는 텅 비고, 거리에는 아무것도 없어. 밤은 무한하게 늘어나. 마치 영원 같아. 이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온다는 과학적 약속이 거짓말로 느껴질 정도야. 아무리 대비하고 예상해도 밤은 너무 길게 느껴져. 밤이 깊어지면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아. 심지어 뒤로 가는 밤도 있어. 모든 감각이 무너지고 아무것도 믿을 수 없게 되는 순간도 오지. 식탁에 우두커니 앉아 촛불을 바라보는 새벽엔 어쩌면 세상이 오래전에 멸망해버린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거든. 한겨울에는 말야. 그러니까 한겨울에는...... p.96 <미드윈터-정용준>

'죽겠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친구였어. 좋은 것도 그렇게 표현했고 나쁜 것도 그렇게 표현했지. 나는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어. 하지만 그는 반대로 내 말투가 무미건조하다고 싫어하더군. 나는 대부분의 감상을 '나쁘지 않다'라고 했거든. 나중엔 이것이 문화의 차이라는 것을 알게 됐지만, 우린 자주 그 이야기를 하면서 서로의 말버릇을 흉내 내며 말장난을 즐겼지. 나중에는 서로 조금씩 노력하자고 합의했어. 나는 분명하고 명확하게 말하기로, 그는 과장하거나 비약하지 않고 표현하기로. 그랬는데, 지금은 그 약속을 후회해. 그 친구를 내버려둬야 했어. 그랬으면 정말로 죽고 싶어졌을 때 '죽고 싶다'라고 말을 했을까. p.98 <미드윈터-정용준>

그는 말하고 싶었다. 잘못 어른이 돼버린 사람에게도 아주 가끔 어린 시절의 짧은 꿈과 해후하는 순간이 있다고. 그것은 생의 찬란한 진품을 되찾는 순간이며, 그때 밤하늘에 폭죽이 터지고 불꽃의 그림자가 강물에 어리면서 진짜 축제가 시작되는 거라고. p.127 <대용품-은희경>

시간은 지나가면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차곡차곡 쌓여 사람 마음속 깊숙한 곳을 향해 탑을 쌓는다. 기억 속에 가라앉은 시간의 끝은 뽀족한 바늘처럼 생겨서 복원해내면 따끔하게 마음의 가장자리를 찌르곤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날카로운 시간의 기억을 다시 찾지 않을 만한,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놓는다. 그리곤 어디에 그 시간을 두었는지 잊어버리고선 우왕좌왕한다. 서로 사랑할수록, 서로의 시간이 많이 쌓일수록 그 끝은 심해 한가운데 버려진 바늘과 같아진다. 그 끝을 기억하지 못해서 서로가 서로에게 왜 상처받고 상처주는지 모른 채 시간은 계속하여 흘러만 간다. 깊은 시간을 나눈 우정도 비슷하다. 우정은 시기와 질투 같은 다른 감정으로 얽히기 쉽다. 가족끼리 대화가 안 되는 이유는 대개 서로에 대한 감정이 먼저 튀어나와서인데, 친구 사이에도 그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 p.165 <네 친구-백가흠>

개인이 누구인가를 말하기 위해서는 그의 시간과 공간의 역사, 그의 개인 서사가 다른 언어로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 근대 소설의 문법이다. 소설에서 개인이 보유하고 선택하고 소비하는 물건들이 가지는 의미는 사소하되, 무의미하지 않다. 『THE CLOSET NOVEL』에 등장하는 물건들, 큐레이터가 술자리에 두고 나온 밤색 가죽 가방(김중혁), 신임 학교 이사장의 레이밴 보잉 선글라스(정이현), 스웨덴 시인의 한국인 친구가 만들어주려던 털모자(정용준), 바꿔 신은 친구의 신발(은희경), 이웃집에 몰래 신고 들어간 깔창(편혜영),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가 남기고 간 신발(백가흠), 암흑가의 남자가 차려입은 수트(손보미) 같은 것 말이다. 이것들은 소설 속 개인이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마련한 물건이라기보다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발생한 불안과 어긋남, 사소한 비밀들을 함축하는 기호들이다. p.219 <닫는 글 보잘것없는 비밀들 -이광호(문학평론가)>

The Closet Novel

은희경 외 6명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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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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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

@lantetzlc2c1

소설 하나하나는 좋지만 한 책에 묶기엔 뭔가 애매...

The Closet Novel

은희경 외 6명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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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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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오늘의 문학과 지금의 패션, 두 극단의 접점을 찾는 뜻밖의 시도인 소설집 <The Closet Novel> 시대가 소비하는 가장 고전적인 상품(이자 예술)인 문학과, 이 시대 가장 화려한 지점을 되비추는 거울인 패션은 어떤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까. 2013년 늦겨울, 그 사소한 질문에서 이 소설집은 시작되었다. 그간 패션지에 소설과 시가 실리고 부록으로 소설집을 제공하는 등 패션의 곁에 문학을 두려는 이런저런 시도가 지속되어왔지만 '패션'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직접 다룬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문학과 패션이 만나는 자리에, 한국문학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은희경, 편혜영, 김중혁, 백가흠, 정이현, 정용준, 손보미, 총 일곱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2014년 상반기 각각 '들다', '쓰다', '신다', '입다'라는 주제 가운데 하나를 택해 소설을 썼다. 동시에 남성 패션지 「아레나옴므+」와 이 새로운 시도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The Closet Novel>은 그 결과물들을 모아 거르고 녹여낸 책이다.

이 소설집에서 소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패션을 끌어안는다. 소설은 개인의 서사를 다루는 장르이므로, <The Closet Novel> 속 일곱 편의 소설들은 패션의 일상 속 속성에 주목한다. 우리가 들고, 쓰고, 신고, 입는 것들로써 결핍과 상실을, 삶의 사소한 비밀들과 희미한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패션, 삶의 비밀들을 둘러싼 ‘있음’의 근거

숨기고 싶은, 숨길 수 없는
일곱 가지 비밀들
오늘의 작가, 패션을 쓰다

문학, 패션을 만나다

오늘의 문학과 지금의 패션, 두 극단의 접점을 찾는 뜻밖의 시도인 소설집 『THE CLOSET NOVEL―7인의 옷장』이 출간되었다. 시대가 소비하는 가장 고전적인 상품(이자 예술)인 문학과, 이 시대 가장 화려한 지점을 되비추는 거울인 패션은 어떤 지점에서 만날 수 있을까. 2013년 늦겨울, 그 사소한 질문에서 이 소설집은 시작되었다. 그간 패션지에 소설과 시가 실리고 부록으로 소설집을 제공하는 등 패션의 곁에 문학을 두려는 이런저런 시도가 지속되어왔지만 ‘패션’이라는 커다란 주제를 직접 다룬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문학과 패션이 만나는 자리에, 한국문학의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은희경, 편혜영, 김중혁, 백가흠, 정이현, 정용준, 손보미, 총 일곱 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2014년 상반기 각각 ‘들다’ ‘쓰다’ ‘신다’ ‘입다’라는 주제 가운데 하나를 택해 소설을 썼다. 동시에 남성 패션지 『아레나옴므+』와 이 새로운 시도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더 클로짓 노블』은 그 결과물들을 모아 거르고 녹여낸 책이다.
이 소설집에서 소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패션을 끌어안는다. 소설은 개인의 서사를 다루는 장르이므로, 『더 클로짓 노블』 속 일곱 편의 소설들은 패션의 일상 속 속성에 주목한다. 우리가 들고, 쓰고, 신고, 입는 것들로써 결핍과 상실을, 삶의 사소한 비밀들과 희미한 추억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시간 속에 등장했던 옷과 가방과 안경이라는 사소한 기호들이 가지는 의미는 해독될 수 없다. 그러면 그것들을 보유하고 있다거나, 기억하고 있다거나, 혹은 그것들에 대해 쓴다는 것은 무엇인가? 그 내용에 대해서는 알 수 없지만 그 삶의 비밀들이 ‘존재’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하나의 방식. [...] 어떤 물건들, 어떤 이미지들은 그것이 있었던 것만으로 삶의 비밀들을 둘러싼 ‘있음’의 근거가 된다. 보잘것없는 삶의 비밀들은 ‘보잘것없어서’ 삶이 존재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우리는 영원히 자기 자신이 될 수 없지만, 하나의 구두, 하나의 안경이 만들어내는 시간, 그 물건 속에 새겨진 사소한 비밀들을 짐작할 수 있다. 오직 미적인 것만이 삶을 견디게 해준다는 명제는 완벽한 슈트를 입을 수 있는 남자에게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_이광호(문학평론가)

옷장 속 비밀을 엿보다
―“삶에는 알 수 없는 시간과 지나간 시간, 돌이킬 수 없는 시간만이 있을 뿐이다”
#ootd(outfit of the day). SNS에 매일같이 자신의 착장을 공개하는 사람들이 있다. 늘 회색 티셔츠만 입는 젊은 CEO도 있다. 엊그제 입었던 옷을 또 입는 걸 부끄러워하는 사람들과 자신을 각인시키려 혹은 단지 귀찮기 때문에 항상 같은 옷을 입는 사람들이 공존하는 시대, 패션은 개인의 특별함을 꾸며주는 동시에, 그 특별한 내가 실은 어떤 무리에 속해 누구와 함께 얼마나 보편적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밝혀주는 무언가이다.
『더 클로짓 노블』로 묶인 일곱 편의 소설에서 들고 쓰고 신고 입는 물건들은 스스로를 돋보이기 위해 개인이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이라기보단, ‘누군가’나 ‘무언가’를 떠오르게 하는 것들이다. 삶에서 이미 가졌다 놓쳤거나 영영 가질 수 없이 상실 혹은 결핍된 무언가. 있었다가 없어진 누군가의 흔적들, 그리고 그 모든 상징들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를테면 「상자의 미래」(정이현)에는 과거에 “어린 연인 앞에서 한없이 다감”했다가 말년엔 “타인에게 아무런 태도도 취하지 않음으로써 태도를 완성시키는” 사람이 되어버린 ‘양’의 옛 연인, ‘박’을 상징하는 레이밴 보잉 선글라스가 등장한다. 그리고 새로운 남자 ‘장’. 그는 “누구와도 다른 남자였다”고 묘사되지만, 양이 장에게 매료된 것은 ‘장’이 안경을 벗고 레이밴을 쓰던 시점부터다. 레이밴을 “단숨에 알아보았으며 그와 동시에 박의 얼굴이 놀랍도록 생생히 떠올랐”던 그때 양을 휩쓴 “이상한 두려움”이야말로, 명확히 이해할 수도 쉽사리 해독될 수도 없으나 물건에 배어 있던 ‘기억’이 모습을 드러낸 순간이다. 선글라스는 곧 양이 거쳐온 시간들을 함축하는 ‘비밀’이다. 큐레이터가 술자리에 두고 나온 밤색 가죽 가방과 아티스트의 친구가 남기고 떠난 가방(김중혁), 스웨덴 시인의 한국인 친구가 만들어주려던 털모자(정용준), 친구와 바꿔 신은 운동화(은희경), 모든 것을 갖춘 듯 보이는 이웃집에 신발 대신 몰래 신고 들어간 깔창(편혜영), 정체를 알 수 없는 여자가 남기고 간 신발과 굽이 부러진 하이힐(백가흠), 암흑가의 남자가 차려입은 슈트(손보미) 역시 과거와 현재를 겹치게 하고 흔적을 더듬어 기억하게 하는 것들이다.

‘CLOSET’이란 말 그대로 옷장이며, 숨겨져 있고 비밀이 가득하다는 의미 역시 품고 있다. 옷장 속에서 문학과 패션은 ‘비밀’이라는 키워드로 만난다. 일곱 명의 작가들은 자신의 소설에서 누군가가 누군가를 맞닥뜨리며 생겨나는 불안과 결핍, 상실을 이야기했다. 옷장 문을 열고 개인의 비밀과 추억을 되짚고 난 다음, 다시 닫은 뒤에도 남겨진 비밀들이 더 있다.
작가들의 세계에 매료된 독자들이 궁금해했을 목소리가 한데 묶였다. ‘IN THE CLOSET’에서는 작가들이 옷장 속 어둠을 빌려 짧게 속내를 비친다. 모든 소설가에게 쓴다는 것은 흥미롭고도 난해한 일일 것이다. “살아가는 한 이야기는 생겨”나므로 ‘시간’에 대해 쓰는 작가가 있다. “어떤 이야기에 도달하게 될지” 모르겠다는 작가도 있다. 소설을 쓰는 것은 또한 누군가에게 공 굴리듯이 생각을 굴리다 부풀리고 정리하는 일이다. “시간을 견뎌” “작가로서의 신뢰”를 쌓아 “말년까지 좋은 작품을 발표한 작가”로 남고 싶어 하기도 하고, “너무 숨 가쁘게 온 것 같아서” “앞으로 무엇을 쓸지 의식적으로 생각을 안 하려”고도 한다. 좋은 글을 쓴다는 건 쉽지 않지만 그래도, “어찌 됐건 쓰고는 있을” 것이고 “진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쓸 것이다. 인터뷰에서 추려낸 문장들은 어쩌면 그들이 신중하게 내놓은 ‘힌트’가 아닐까? 비밀이자 힌트로, 다만 그들의 소설을 짐작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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