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 한국 문학의 가장 현대적이면서도 첨예한 작가들을 선정, 신작 시와 소설을 수록하는 '현대문학 핀 시리즈'의 첫 번째 소설선. 2017년 7월호에 「현대문학」에 발표한 소설에 200여 매를 더해 장편소설로 재탄생한 이번 소설은 2년 만에 발표되는 편혜영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이다.
"생각해보면 그렇게 특별한 일이 벌어진 건 아니야. 사람은 언제나 다른 사람의 것을 빼앗잖아. 그게 전부지."
-편혜영, 《죽은 자로 하여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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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배경은 쇠락해가는 병원, 주요 인물은 의사는 아니지만 병원 관계자입니다. 세상 어느 곳보다 청렴해야 할 병원이지만, 이곳의 관심사는 '환자가 아닌 병실의 침상이 비어 있지 않는 것'입니다. 비리와 은폐가 얼룩처럼 곳곳에 묻어나는 곳이죠. 제가 환자라면 이런 병원에 머물고 싶진 않군요.
이석과 무주는 서로 다른 형태로 관행이란 이름의 비리에 관련되어 있습니다. 이석은 오랫동안 횡령을 저지른 인물로, 무주는 그런 이석을 익명게시판에 고발하는 내부고발자로요. 소설에서는 이러한 부조리가 제법 크게 다뤄지고 있지만, 이상하게도 작가는 이런 모습을 통해 정의를 외치려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석은 혼자만의 안위를 위해 횡령을 할 만큼 이기적인 인간 같지 않고, 무주는 그런 비리를 보아 넘기지 못할 만큼 정의로운 사람 같지 않죠. 이석은 처벌받아야 마땅한 인물 같지 않고 실제로 그렇게 되지도 않은데다 무주는 내부고발 이후 옳은 일을 했다고 느끼지도 않죠.
이석과 무주는 악당과 영웅이 아닌 그저 평범하고 시시한 보통 인간입니다. 우리 모두가 그렇듯. 좋은 일은 언제나 멀리 있으나 그렇지 못한 일은 늘 가까이에 있습니다. 그 일이 손에 쥐어졌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잠시나마 고민할 줄 아는 사람에게는, 이 책이 답을 줄 수 있을까요.
소설 속 주인공들은 언제나 ‘세계’에 맞선 ‘자아’의 투쟁을 계속해 나간다.
그런데 투쟁을 계속해 나가는 ‘자아’가 완전하냐 그것도 아니다.
시기에 따라서 감정에 따라서 계속해서 변한다. 다시 말해서 ‘세계’에 순응하던 사람이 어떤 계기로 인해서 투쟁할 수도 있는 것이고, 투쟁을 하던 ‘자아’가 꺾이기도 한다.
투쟁하는 자아가 완전하지 않음을 인식한 독자는 불편해진다.
그런데 여기서 작가가 감성적 요소까지 배제해 버린다면 독자는 정말 불편해진다.
행동은 언제나 감성적인 호의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또한 상황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생각한 대로’ 로 흘러가지도 않는다.
그쯤 되면 독자는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파악하기보다 주인공이 느끼는 감정과 의식의 흐름에 따라 ‘그냥’ 흘러간다.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의 고발이후 변하게 되는 그의 주변 환경을 볼 때부터 나는 읽었다기보다는 그냥 봤던 것 같다.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몇 가지 중심사건들만 머릿속에 남았다.
메디컬요소 + 공간적인 배경에 대한 해석은 눈에 하나도 차지 않았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너무 확대해석해서 의미를 우겨넣는 것 같다.
오랜만에 정말 불편한 소설을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