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시 하나, 일흔여덟의 도쿄 할머니.
그녀는 언제나 꼿꼿했고, 언제나 멋졌다.
하얀 머리를 감추는 가발, 손끝의 네일, 옷장 속 정갈한 옷들.
하지만 어느 날, 금실 좋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유서 속엔 상상도 못 한 진실이 들어 있었다.
다른 여자가 있었다. 그리고 숨겨진 아들까지.
그 순간, 그녀의 세상은 무너진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하나 씨는 무너지지 않는다.
매일 운동으로 몸을 다지고,
가발과 네일로 외모를 관리하며
“아름다움은 내면이 아니라 외면에서 비롯된다”는
생각으로 살아간다.
그녀는 누구보다 강하고, 누구보다 단정한 사람이다.
하지만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과 함께,
그 단단함이 송두리째 흔들린다.
사랑했던 사람의 거짓을 마주한 노년의 여자는
그 뒤의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오시 하나는 결국 남편 이와조와 ‘사후 이혼’을 결심하며 가정법원을 찾는다. 죽은 남편과의 관계를 법적으로 끊겠다는 결심.
참 씁쓸하고, 또 통쾌했다.
“사후 이혼”이라는 말이 낯설었는데,
찾아보니 일본에는 실제로 존재하는 제도라고 한다.
배우자가 사망한 후에도,
유족 관계(가계도상 가족 관계)를 끊을 수 있는 절차라고.
우리나라엔 아직 없는 제도지만,
읽는 내내 나라도 배신감에 이혼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살아있을 때 알았더라면,
그녀의 인생은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을까.
그리고 며느리와의 은근 서로 까내리는 대화가 웃겼음
덧.. 보통 하루 이틀이면 완독하는데 이 책은 보름 걸렸음.
재미없진 않은데… 왜 그럴까?
나도 멋쟁이 할머니가 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