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기댄 모든 것

마쓰모토 도시히코 외 1명 지음 | 김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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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5.9.23

페이지

304쪽

상세 정보

술을 끊지 못하는 문학 연구자와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정신과 의사가 의존증(중독)을 주제로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책이다. 일본 의존증 치료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정신과 의사 마쓰모토 도시히코와 절도, 성(性), 과식, 알코올 등 다양한 중독 편력과 발달장애를 안고서도 자신을 놓지 않은 문학 연구자 요코미치 마코토가 의사-환자의 이분법적 관계를 넘어 부끄러울 수 있는 본인들의 과거사, 트라우마까지 솔직하게 드러내며 의존증과 그 주변의 ‘진짜 이야기’를 전한다.

책은 중독의 본질을 ‘쾌락 추구’가 아닌 ‘고통 경감’으로 바라본다. 또한 중독 자체를 근절하기보다는 그로 인한 2차적 폐해를 줄이는 ‘위해성 감소(harm reduction)’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혼자가 아님’을 알고 사람들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술, 담배, 마약, 도박 같은 전통적인 대상뿐 아니라 게임, 쇼핑, SNS 등 우리의 일상까지 파고든 ‘끊을 수 없는 것들’을 임상적·사회적·철학적 맥락 속에서 다뤄 중독에 대한 해상도를 높여주는 책이다. 의존증을 병리적 낙인 대신, 인간의 삶과 관계를 비추는 거울로 풀어내며 독자에게 깊은 공감과 새로운 사유의 길을 열어준다. 두 저자가 도박 중독 전문가와 나눈 정담이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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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학박사 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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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댄 모든 것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중독에 관한 이야기다. 더 세밀하게 들어가면 '의존증'에 관한 이야기다. 책을 읽으면서 많이 놀랐다. 
 
우리나라와 문화적 차이가 있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잠시 했지만, 그래도 사회적으로 의사와 교수의 위치에 있는 두 저자가 본인의 이야기를 이렇게 솔직하게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러한 본인들의 솔직한 이야기가 녹아있어 독자들은 그들의 이야기에 더 공감하고 그 심각성과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나름의 생각으로 문제점을 진단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일본의 저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의존증 치료 권위자인 마쓰모토 도시히코와 술을 끊지 못하는 문학 연구자 요코미치 마코토가 편지 형식으로 나눈 대화집이다. 
 
두 저자는 담배 의존증과 술 의존증을 가진 중독자로 '중독'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지극히 솔직하고 인간적인 시선으로 풀어내고 있다. 
 
그들은 편지 형식의 대화를 통해 단순히 '끊어야 할 병'으로만, 치부 되던 의존증을 우리가 사는 사회와 인간관계, 고통의 문제로 확장해 바라보게 한다. 
 
두 저자는 의사와 환자라는 전통적인 이분법적 관계를 넘어, 자신들 과거의 부끄러울 수 있는 트라우마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중독에 얽힌 '진짜 이야기'를 전한다.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정신과 의사와 알코올, 절도, 성 등 다양한 중독 편력을 가진 문학 연구자의 대화는 그 자체로 편견과 낙인을 허무는 용기 있는 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우리나라에서 그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이렇게 가감 없이 자신을 드러내며 사회의 불편한 주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수 있을까? 
 
솔직히 알코올, 성, 절도 등 다양한 중독 편력을 가진 사람을 우리나라 교육계에서는
학자로 인정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특히, 마쓰모토 도시히코가 중독의 본질을 '쾌락 추구'가 아닌 '고통 경감'으로
바라보는 관점은 놀랍기도 하고 신선한 지적이었다.
이러한 관점을 통해 우리에게 중독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촉구한다.
고통을 견디기 힘들어 무언가에 기대는 인간의 나약함과 필연성을 인정하고 들어가는 이 시각은, 중독자를 단순히 '의지 박약'으로 비난하는 세상의 목소리와 확연히 대비된다. 
 
책은 중독 자체를 완전히 근절하기보다는 그로 인한 2차적 폐해를 줄이는 '위해성 감소'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는 당장의 완벽한 단절이 불가능한 현실적인 중독자들의 삶을 깊이 이해하고 공감하는 데서 비롯된 실질적인 회복의 메시지다.
술, 담배, 마약 같은 전통적인 대상뿐만 아니라 게임, 쇼핑, SNS, 숏폼에 이르기까지, 현대인의 일상 구석구석을 파고든 '끊을 수 없는 것'을 임상적, 사회적, 철학적 맥락 속에서 다루며 독자들의 공감대를 넓힌다. 
 
궁극적으로 저자들이 말하는 회복의 핵심은 '연결'이다.
의존증은 고독과 소외의 산물이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혼자가 아님'을 알고 사람들과 연결되는 과정이 필수적이라고 역설한다.
사회적 관계와 단절된 고독한 존재가 중독에 빠지기 쉽다는 '쥐 실험' 등의 예시를 통해, 중독의 문제를 개인의 병리 현상에만 국한 하지 않고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하게 한다. 
 
이 책은 중독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책이다.
의존증을 병리적인 낙인 대신, 인간의 삶과 관계의 어려움을 비추는 정직한 거울로 제시하며, 깊은 공감과 함께 새로운 사유의 길을 열어준다.
중독은 특별한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닌, 고독한 현대인이 기댈 곳을 찾아 헤매는 보편적인 몸부림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인간적인 대화록이다.
중독으로 고통받는 이들뿐 아니라, 그들을 이해하고 돕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필독을 권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서로의 나약함에 기댈 수 있는 따뜻한 연대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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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기댄 모든 것

마쓰모토 도시히코 외 1명 지음
김영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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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술을 끊지 못하는 문학 연구자와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정신과 의사가 의존증(중독)을 주제로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책이다. 일본 의존증 치료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정신과 의사 마쓰모토 도시히코와 절도, 성(性), 과식, 알코올 등 다양한 중독 편력과 발달장애를 안고서도 자신을 놓지 않은 문학 연구자 요코미치 마코토가 의사-환자의 이분법적 관계를 넘어 부끄러울 수 있는 본인들의 과거사, 트라우마까지 솔직하게 드러내며 의존증과 그 주변의 ‘진짜 이야기’를 전한다.

책은 중독의 본질을 ‘쾌락 추구’가 아닌 ‘고통 경감’으로 바라본다. 또한 중독 자체를 근절하기보다는 그로 인한 2차적 폐해를 줄이는 ‘위해성 감소(harm reduction)’가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회복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나 혼자가 아님’을 알고 사람들과 연결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술, 담배, 마약, 도박 같은 전통적인 대상뿐 아니라 게임, 쇼핑, SNS 등 우리의 일상까지 파고든 ‘끊을 수 없는 것들’을 임상적·사회적·철학적 맥락 속에서 다뤄 중독에 대한 해상도를 높여주는 책이다. 의존증을 병리적 낙인 대신, 인간의 삶과 관계를 비추는 거울로 풀어내며 독자에게 깊은 공감과 새로운 사유의 길을 열어준다. 두 저자가 도박 중독 전문가와 나눈 정담이 부록으로 수록되어 있다.

출판사 책 소개

술, 담배, 약물, 게임, 도박, SNS... 왜 끊지 못할까?
우리의 중독에는 이면이 있다!
중독과 회복을 마주하는 가장 인간적인 대화

★권준수(서울대 의대 명예교수), 리단(작가), 도하타 가이토(작가) 추천


물질이나 행위에 병적으로 탐닉하거나 의존해 그것 없이는 견디지 못하는 상태를 뜻하는 의존증(중독). 최근 들어 의존증의 대상은 넓어지고, 그 연령은 낮아졌다. 술, 담배, 마약, 도박뿐 아니라 성(性), 게임, SNS, 숏폼, 쇼핑, 성형, 운동, 음식까지, 이제 중독은 일상 곳곳을 잠식하며 현대인에게 가장 친숙한 병이자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중독자의 저연령화 현상도 뚜렷하다. 스마트폰, 마약, 도박에 빠진 청소년은 늘고 있지만, 상담이나 치료로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우리는 왜 중독되는 걸까? 중독은 단지 의지가 약한 탓에 빠지는 것이고, 끊으면 해결되는 문제일까? 이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
이 물음들에 진솔한 대화로 답하는 책이 있다. 《우리가 기댄 모든 것》은 술을 끊지 못하는 문학 연구자와 담배를 끊지 못하는 정신과 의사가 의존증을 주제로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책이다. 일본 의존증 치료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정신과 의사 마쓰모토 도시히코, 그리고 절도, 성(性), 과식, 알코올 등 다양한 중독 편력과 발달장애를 안고서도 자신을 놓지 않은 문학 연구자 요코미치 마코토가 부끄러울 수 있는 본인들의 과거사와 속내, 트라우마까지 드러내며 의존증의 심연으로 들어가 중독과 회복에 얽힌 ‘진짜 이야기’를 전한다.

당사자의 경험 앞에서 뒤집어지는 중독에 대한 가벼운 이해와 편견
현대인에게 가장 친숙한 병, 중독에 관한 지독히도 솔직한 이야기

이 서신 교환집이 탄생한 계기가 흥미롭다. 일본의 편집자가 당시 담당하고 있던 다른 책에 실을 원고를 청탁하고자 요코미치 마코토에게 연락을 했는데, 그는 대낮에 편집자와 처음 만나는 자리인데도 술병을 들고 나타났다. 이후에도 공적인 자리에서 술을 마시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한 편집자는 일본 의존증 치료계의 최고 권위자 마쓰모토 도시히코와의 서신 교환 연재를 기획했는데, 그 연재의 결과물이 바로 이 책이다. 중독 관련 ‘당사자’의 목소리는 대부분 이미 의료인의 영역으로 돌아선 ‘준비된 당사자’인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담배를 끊을 수 없고 끊고 싶은 생각도 없는” 정신과 의사와 “18세부터 40대 중반인 지금까지 술을 마시지 않은 날이 총 30일도 안 되는” 문학 연구자가 나눈 이 편지들은 쉽게 들을 수 없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책은 이렇게 ‘진짜 당사자’의 솔직한 이야기로 중독에 대한 사람들의 피상적이고 가벼운 이해와 편견을 뒤집는다.
예를 들어, 약물 의존증과 관련하여 자주 언급되는 ‘쥐 공원 실험’이 있다. 우리에 갇혀 고독하게 지내는 쥐는 마약에 중독되고, 동료들과 어울려 놀며 지내는 쥐들은 마약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는 실험이다. 이 실험은 약물 자체의 중독성보다는 사회적 관계가 더 중요한 중독 요인임을 드러내며 널리 알려졌다. 그런데 도시히코는 이 연구를 접한 환자의 가족들은 또 다른 심정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문제의 원인을 가족들이 당사자를 고립시켰기 때문이라고 오해하며 죄책감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표준화된 익명 계열의 자조모임에서 강조하는 ‘무력감 수용’이나 ‘종교색’에 강한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의존증 환자 모두에게 효과가 있는 표준적인 치료 방식이란 존재하지 않으며 어떤 치료법이 본인에게 맞지 않다고 해서 회복할 수 없는 것도 아니라고 강조한다. 책은 이 밖에도 시판 약(일반의약품) 과다 복용, 의존증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ADHD 등 동반이환(comorbidity) 문제 등을 다루고 있어, 의존증을 입체적이고 다층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람은 왜 무엇인가에 빠지는가
중독의 본질은 ‘쾌락 추구’ 아닌 ‘고통 경감’

문학 연구자 요코미치 마코토가 보내는 첫 편지부터 강렬하다. 그는 자신을 ‘의존증 환자’라 소개하며 초등학교 시절의 병적 도벽부터 시작된 자신의 중독 편력을 펼쳐놓는다. 강박적 자위를 비롯한 성(性) 중독, 평생을 경도 비만으로 이끈 과식, 그리고 성인이 된 후 지금까지 끊지 못한 알코올까지. 또 그는 마흔에서야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은 발달장애인이기도 하다. 이어서 ‘종교 2세’로서 겪은 끔찍한 트라우마까지 가감없이 드러내며 “고통에서 벗어나려 할 때마다 의존증 문제가 늘 가까이 있었다”고 고백한다. 인간은 대개 쉽게 싫증을 내는데, 왜 어떤 사람들은 일상과 건강, 관계를 무너뜨리면서까지 특정 물질이나 행위에 집착하는 것일까?
정신과 의사 마쓰모토 도시히코는 이에 대한 답으로 ‘자기 치료 가설’을 내놓는다. 의존증의 본질은 ‘쾌락 추구’에 있지 않고, ‘고통 경감’에 있으며, 의존증은 장기적으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할 수 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단기적으로는 ‘죽고 싶을 만큼 고통스러운 지금’을 일시적으로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발모광(털뽑기장애)이나 손목을 긋는 자해와 같은, 언뜻 보기에 쾌감이나 취기와는 거리가 먼 행위도 현실의 고통에서 일시적으로 의식을 돌리는 데 도움이 된다면 빠져들 수 있다고 지적한다. 이런 맥락에서 의존증의 맹아는 누구에게나 있으며, 의존증이나 자해는 곧바로 죽음을 택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선택이니 ‘중독은 회복의 시작’이라고까지 말한다. 우선 살아남아야 회복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사람은 이전에 경험해보지 못한 아찔한 쾌감을 얻으려 약물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오래전부터 겪어온 고통이 그 약물로 인해 일시적으로 사라지거나 약해지기 때문에 빠지는 것입니다. 쾌감이라면 질리겠지만, 고통의 완화는 질리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가 나로 존재하기 위해서라도 그 고통의 완화를 놓을 수 없게 되겠지요.” (37쪽)

소중한 사람이 중독에 빠졌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안 돼, 절대 안 돼”보다는 ‘회복 공동체’

바람직한 지원과 회복은 구체적으로 어떤 모습일까? 마쓰모토 도시히코는 “회복이란 단순히 술이나 약물을 끊는 데 그치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며 애써 노력하거나 긴장하지 않고 편안히 살아가는 방법을 익히는 것”이라 말한다. 진정한 치료와 회복의 핵심은 당사자를 고립시키지 않는 것이다. 중독 당사자는 본인의 문제를 주치의나 가족, 또는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동료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야 하며, 의사는 가족보다 환자의 편에 서야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의사가 ‘당장 어떻게 좀 해달라’는 가족의 요구를 우선시한다면, 치료는 강제 입원과 격리와 같은 당사자 고립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가족은 어떻게 해야 할까? 가족 내에서만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중독에 대한 전문 지식과 비밀 유지 의무가 있는 제삼자나 자조모임과 연결되어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보는 것이 핵심이다.
책에는 다양한 지원과 회복의 풍경이 펼쳐지는데, 모두 당사자를 고립시키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익명의 알코올중독자들(AA)’이나 ‘익명의 약물중독자들(NA)’ 같은 당사자 자조모임, 약물 의존증에서 회복한 당사자가 운영하는 민간 재활 시설인 다르크(DARC), 의존증 환자 가족을 위한 자조모임 ‘알아넌(Al-Anon)’과 가족 지원을 위해 도입된 ‘커뮤니티 강화와 가족 훈련(CRAFT)’, 정신장애인 생활공동체 ‘우라카와 베델의 집’ 등이 소개된다. 마쓰모토 도시히코는 이렇게 ‘나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아는 장소’를 ‘회복 공동체’라 부르며 강조하고, 요코미치 마코토 또한 열 개에 달하는 자조모임을 직접 주재하고 있는 당사자로서 ‘연결’의 중요성을 설파한다. 읽는 이가 조마조마할 만큼 거침없는 마코토의 자기 노출 역시 스스로 고립되지 않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의존증이라는 괴물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비밀과 고립입니다. 그리고 인생에서 최악의 경험은 단순히 끔찍한 일을 겪는 것이 아니라, 그 고통을 혼자서 감내하는 일입니다.” (219쪽)

끊는다고 문제가 해결될까?
중독 대응 패러다임의 변화, ‘위해성 감소’의 중요성

그렇다면 지금 우리 사회의 중독 대응은 어떨까? 구체적으로 약물 의존증 분야를 보면, 공급 차원에서는 규제와 단속, 처벌 강화, 수요 차원에서는 예방 교육과 치료 중심의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응 방식은 약물 사용자를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짓을 한 사람’으로 낙인 찍어 사회적으로 고립시키는 결과를 낳기 쉽다. 게다가 중독의 대상은 끊임없이 변하는 특성이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술이나 약물을 끊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여기서 중요해지는 것이 바로 ‘위해성 감소’와 사회적 안전망이다. 중독 자체를 근절하기보다는 중독으로 인해 발생하는 건강, 사회적, 경제적 폐해를 줄이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약물 의존증 분야에서 위해성 감소 정책은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깨끗한 주사기를 무상으로 배포한다거나 약물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주사실을 설치하고, 비교적 해가 적은 대체 약물을 투여하는 방식 등을 포함한다. 이는 실제로 199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스위스에서 발전, 유지시켜온 약물 정책의 핵심이기도 하다. 책에는 이 밖에도 알코올 의존증 노숙인에게 무료 급식소에서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하는 조건을 충족하면 소량의 알코올 음료를 제공하는 정책도 소개된다. 중독 문제가 나날이 심각해지는 지금, 우리 사회에도 ‘끊는다/끊지 않는다’는 단순한 이분법을 넘어서는 보다 유연한 대응 방식과 따뜻한 시선이 필요하다. 중독은 ‘누군가의 문제’가 아닌, ‘누구나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독을 통해 인간의 고통과 회복, 연결의 의미를 묻고 ‘우리가 기댄 모든 것’을 돌아볼 보게 만드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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