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별점
읽고싶어요
책장에 담기
게시물 작성
문장 남기기
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25.10.20
페이지
372쪽
상세 정보
서울 서대문구의 오래된 공동주택 한 세대를 7년 동안 고쳐서 산 이야기. 잡지 에디터 박찬용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집이란 무엇인지, 한정된 자원으로 그럴싸하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 끝없이 질문한다. 준공 50년 된 낡은 아파트를 사서, 스위스·일본·독일·이탈리아 등지에서 구한 자재로 집을 완성하기까지의 여정은 서울에서 사는 개인의 삶과 욕망, 그리고 집의 의미를 묻는다.
300쪽에 달하는 장편 집수리 논픽션에는 건축가 이희준과의 대담, 철거반장 인터뷰, 자재 가이드 등 12편의 부록이 더해졌다. 〈엘르〉·〈리빙센스〉·‘노필터티비’ 등에서 화제가 된 ‘박찬용의 집’은 2023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도 전시되며 주거와 디자인, 생활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삶의 공간을 스스로 설계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재구성하는 일임을 보여주는 이 책은, 21세기 서울의 ‘집수리’에 관한 성찰이자 한 개인의 낭비와 깨달음의 기록이다.
상세정보
서울 서대문구의 오래된 공동주택 한 세대를 7년 동안 고쳐서 산 이야기. 잡지 에디터 박찬용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집이란 무엇인지, 한정된 자원으로 그럴싸하게 산다는 게 무엇인지 끝없이 질문한다. 준공 50년 된 낡은 아파트를 사서, 스위스·일본·독일·이탈리아 등지에서 구한 자재로 집을 완성하기까지의 여정은 서울에서 사는 개인의 삶과 욕망, 그리고 집의 의미를 묻는다.
300쪽에 달하는 장편 집수리 논픽션에는 건축가 이희준과의 대담, 철거반장 인터뷰, 자재 가이드 등 12편의 부록이 더해졌다. 〈엘르〉·〈리빙센스〉·‘노필터티비’ 등에서 화제가 된 ‘박찬용의 집’은 2023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도 전시되며 주거와 디자인, 생활의 경계를 탐구하는 작품으로 주목받았다.
삶의 공간을 스스로 설계한다는 것은 결국 자신을 재구성하는 일임을 보여주는 이 책은, 21세기 서울의 ‘집수리’에 관한 성찰이자 한 개인의 낭비와 깨달음의 기록이다.
출판사 책 소개
‘15평짜리 미로’는 또다른 미로와 연결된다.
집을 계약하고 거기서 살게 되기까지 걸린 시간 7년. 잡지 에디터 박찬용이 서울 어느 동네의 오래된 아파트를 구입해 고쳐서 사는 이야기. 혹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주거 공간을 갖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하지 않는 게 좋은가에 관한 참고문헌.
300여 쪽 장편 집수리 논픽션
+ 건축가 이희준(국민대 겸임교수)과의 대담
+ 철거반장 인터뷰, 창고/타일/도기에 대한 가이드 등 부록 12편
+ ‘서울의 어느 집’ 연표 수록
집을 계약하고 거기서 살게 되기까지 걸린 시간 7년
“두말할 나위 없는 낭비였고, 그 낭비에 만족한다는 말만 남긴다. 이제는 낭비를 해야 깨달을 수 있음을 알기 때문이다.”(〈엘르〉, 2024년 4월, 박찬용 칼럼) 잡지에 이 글을 쓸 당시 ‘서울의 어느 집’은 6년에 걸친 집수리 끝에 거주가 가능해져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는 상태였다. ‘거주’란 무엇일까? 21세기 서울에서 집 안에 이렇다할 가구도 없이 사는 걸 제대로 ‘생활’한다고 말할 사람은 드물 것이다. 그 무렵 그는 스위스 출장 중 구입해 온 중고 의자에 앉아 무릎에 (아니면 택배 상자일까?) 랩톱을 얹고 원고를 마감하는 틈틈이 가구 설치 계획을 세우고 있었을 것이다. 집에 침대, 옷장, 무엇보다 책장이 있어야 (택배 상자에서 짐 꺼내기를 그만둬야) 그곳은 집다워질 것이었다.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 무엇을 하느라 이 집수리는 6년이 지나서도 끝나지 않고 있는 걸까? 〈서울의 어느 집〉 프롤로그인 ‘15평짜리 미로’에 따르면….
저자는 7년 전 준공 50년에 가까운 낡은 공동주택의 한 세대를 구입했다. 서울 서대문구에서 가장 오래된 공동주택이었고, 엘리베이터 없는 건물 꼭대기 층에 있었다. 오늘날의 주거 기준에 맞는 수리가 되어 있지 않았고, 그래서 저렴했다. 그 집을 위해 당시 그가 가지고 있던 모든 자원을 쏟았다. 당시 그의 주변 모든 사람이 이 결정을 만류했다.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나름의 이유가 있었으니까.
이 집을 고칠 때 쓰인 주요 자재와 소품은 여러 나라에서 왔다. 스위치와 조명과 세면대는 스위스. 변기는 일본, 두 번째 세면대는 독일, 마루는 이탈리아, 타일은 이탈리아와 일본과 튀르키예. 그는 오랜 시간 동안 그 자재들을 찾아다녔다.
그는 넉넉치 않았고 지금도 그렇다. 그래서 그가 모은 물건들은 대부분 악성 재고였다. 세면대와 타일과 변기는 30년 이상. 마루도 10년 이상. 그것들을 모두 모아 그는 서울에 있는 낡은 집을 겨우 고쳤다. 집수리에 대해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시작했지만, 공사가 끝나자 그는 그때 그가 무엇을 모르는지도 몰랐음을 깨달았다. 그러는 동안 이 집은 준공 50년을 넘겼고, 세계는 코비드-19를 거쳐 AI와 트럼프 2기로 돌입했다.
이 집을 고칠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비슷했다. 왜 그러냐. 왜 그렇게까지 하냐. 이제 그는 누가 어떤 의도로 묻는가에 따라 아주 여러 가지 종류로 대답할 수 있다. 한 마디로, 그는 알고 싶었다. 더 길게 하면 이렇다. 한정된 자원과 재주를 가진 개인이 서울에서 그럴싸하게 산다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얼마를 들이고 누구를 만나 무엇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집수리 예산 00만 원은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안에서 그는 얼마나 절약하고 어디에 사치를 해서 무엇을 구현할 수 있는지, 그리하여 그가 원하는 걸 얻을 수 있는지, 그 전에 그가 원하는 ‘그럴싸한 삶’이라는 게 무엇인지. 더 더 길게 한 대답이 이 책이다.
잡지 에디터 박찬용이 서울 어느 동네의 오래된 아파트를 구입해 고쳐서 사는 이야기
15평 아파트 내부를 수리하는데 요즘(2025년 한국)은 한 달 정도 걸린다. (엘리베이터 게시판에 붙은 공사 안내문 참조.) 2010년대엔 1~2주 정도였다. 코비드-19를 거치며 공사 비용과 시간이 모두 늘었다. 잡지 에디터 박찬용은 잡지를 마감하는 틈틈이 집수리를 하느라 어려웠다 쳐도, 7년이란 기간은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처음 독립할 때 다리미에 대해 두 달 정도 고민한 사람이며, 여전히 그런 사람이기에….
세상에는 노력해도 알 수 없는 일들도 많지만 다행히 그는 이 과정 끝에 몇 가지를 알게 되었다. 오래된 집을 고칠 때의 특수성. 몇몇 선진국에 있으나 아직 서울엔 없는 것들을 이식할 때 생기는 일들. 공사현장과 인테리어 시장의 현장 전문가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 숨겨진 고품질 악성 재고들. 집수리의 관행들, 그 관행의 장단점, 그 사이에서도 뭔가 멋진 걸 해 보려 노력하는 사람들. 그 과정에서 그가 겪으며 알아낸 걸 모았다.
제목대로 〈서울의 어느 집〉은 서울의 어느 작고 오래된 집을 고쳐 나간 일에 대한 이야기다. 모든 집엔 각자의 사정과 경과가 있다. 집 한 채분의 맥락과 이유, 의견과 근거가 있을 수 있다. 이 집에도 그게 있다. 작은 집이라는 물건 혹은 장소 안에 쌓여 있는 의미의 층위를 드러내려 했다.
21세기 집수리에 관한 참고문헌
그렇게 이 책은 자신에게 어울리는 주거 공간을 갖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고 하지 않는 게 좋은가에 관한 참고문헌으로서 여러 독자들께 도움이 되길 바란다. 이 집은 책 출간 전부터 제법 알려졌다. 2023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박찬용의 집’이란 이름으로 전시되었다. 2025년 〈엘르〉 1월호에 기사로 소개되었다. 그 기사를 본 방송인 김나영이 직접 DM을 보내 박찬용과 그의 집을 섭외해 유튜브 ‘노필터티비’에 소개했다. 인테리어 전문지 〈리빙센스〉 6월호는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이 집은 예쁘니까. (하지만 예쁜 집 오디션 1등은 아니다.) 좋은 자재가 사용되었으니까. (오래되서 저렴했다.) 고유하니까. 물론 모든 집엔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이 집의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저자의 오랜 고민과 고생이 글을 통해 즐겁게 빛나기를….)
“이 책의 에피소드는 겨울에 시작해서 여름에 끝난다. 아주 추운 겨울 내가 겪은 일이 이 모든 이야기의 시작점이 되었다. 그 시작점에 놓인 물건은 방바닥 위에서 동태처럼 얼어붙은 빨래다.”
현재 25만명이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