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지옥

유메노 규사쿠 지음 | 해밀누리 펴냄

소녀지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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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5.11.27

페이지

252쪽

상세 정보

1920~30년대 일본 문학에서 가장 기묘하고 현대적인 작가로 평가되는 유메노 규사쿠의 대표작 『소녀지옥』이 국내에 처음 정식 소개된다. 에도가와 란포와 함께 ‘에로·그로·난센스’ 문학을 대표해 온 그는 그간 일부 마니아층에만 알려졌으나, 이번 단편 세 편의 엮음으로 독자들은 왜 그의 작품이 독보적 평가를 받아왔는지 확인하게 된다. 신문 기사, 진술서, 편지 등 다양한 기록 형식을 교차시키는 기묘한 구성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리며 소녀들이 빠져드는 ‘지옥’의 여러 얼굴을 드러낸다.

세 작품은 거짓말과 폭력, 욕망과 허영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결국 사회가 어떻게 여성들을 이용하고 믿지 않으며 벼랑 끝으로 내모는지를 집요하게 비춘다. ‘천재적인 거짓말쟁이’, 연쇄 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화성의 여자’가 되기를 선택한 소녀까지, 각 인물이 남긴 기록과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지옥이 사건 현장인지, 신문 지면인지, 혹은 내면인지 스스로 묻게 된다. 당대 일본 사회를 지탱하던 규범과 위선을 비틀어 드러내는 독특한 구성 덕분에 공포나 스릴을 넘어선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작품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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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엄마곰

@k_jin

오 맙소사. 어찌하여 저에게 이렇게도 서늘한 소설을 읽게 하셨습니까! 유메노 규사쿠의 작품이 평단에서 “가장 위험한 소설”혹은 “미치광이의 작품”이라는 찬사와 혹평을 동시에 받았다는 말을 읽고도 나는 겁도 없이 『소녀지옥』을 꺼내어들었다. 그리고 그 두 개의 평이, 모두 완벽히 들어맞는 소설이라는 것에 고개를 끄덕이게 되었다.

유메노 규사쿠 연작소설집 『소녀지옥』은 속히 마음의 지옥을 그대로 묘사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추리라고 말하기도, 미스터리라고 말하기도 묘한 그 어딘가. 인간의 마음 저 깊은 곳이라고 말해야할까. 마음에도 블랙홀이 있다면 바로 그안에서 꺼낸 듯한 이야기들이다. 그리 두껍지 않은 책에 단편 3가지가 묶여있음에도 그 이야기들이 너무 강렬하여 오래도록, 모든 이야기가 머리를 맴돌았다. 첫번째 단편이었던 “별 것 아니었다”에서는 순결하고 사랑스러운 간호사가 “별 것 아닌”계기로 죽게 되었음을 다루고 있지만, 사실은 지나친 순수와 애정, 심리적인 압박을 깊이 다루고 있었다. 유리코를 통해 우리는 타인의 시선에 갉아먹히는 사람의 모습을, 그 심리의 변화를 무척이나 섬세하게 만나볼 수 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는 유명인들의 자살이나 마녀사냥 등이 떠올랐다. 우리가 “별 것 아니게”던지는 시선이나 말이 타인에게는 얼마나 큰 상처가 될 수 있는지를 새삼 느끼게 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사장 소름 돋았던 “살인 릴레이”. 버스 여차장이 연쇄 살인마라고 확신하는 운전기사에게 접근하는 내용을 담았는데, 서간체를 이용하여 더욱 깊이 서늘해졌다. 내적 갈등이나 불안, 광기어린 집착 등이 사람을 어디까지 몰고 갈 수 있는지를 느끼게 했는데, 도미코의 독백이나 편지에 드러나는 불안이나 잘못된 확신을 읽으며 여러번 혼란에 빠져들었다. 또 결국 자신의 목을 옭아매는 것이 우리 스스로임을 다시 한번 깨닫기도 했고.

세번째 이야기인 “화성의 여자”는 여학교를 배경으로 일어나는 기괴한 방화와 신원미상의 변사체를 다루고 있다. 서서히 드러나는 복수와 질투, 부도덕성 등 차라리 거짓말이라고 믿고 싶은 여러 진실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는 우리 사회에서도 흔히 발견하는 가면같아 더욱 소름이 돋았다. 현실에서도 사회적 지위라는 가면을 쓴 추악한 이들의 이야기를 흔히 만날 수 있기에 결국 진정한 지옥은 인간 스스로 만들어낸다는 것을 느끼기도 했다.

『소녀지옥』을 읽는 내내 섬세한 심리묘사 속에서 오늘날의 우리를 보기도 했고, 거의 매일 뉴스를 통해 만나는 수많은 사건들을 떠올리기도 했다. 우리 내면 어딘가에는 미움이나 질투, 소유욕이나 피해망상, 집착 등의 괴물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에서는 그 '숨은 악마'들을 서서히 드러내기에 더욱 서늘하게 느껴졌다. 또 사회적으로 소외받는 이들이 겪는 심리적 외면까지를 마주하며 더욱 더 이야기에 몰입하게 되고, 집단성이 만들곤 하는 차가운 외면을 떠올려보기도 했다.

『소녀지옥』은 사실 술술 읽히는 내용은 아니었다. (문장이 나쁘다는 게 아니라, 내용이 숨이 턱턱 막히곤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안에 담긴 인간의 모습과 그것을 꿰뚫는 날카로움때문에 한순간도 눈을 땔 수 없는 소설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 각각의 인물들을 무척이나 섬세하고 날카로이 표현한 점에 있어서 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더 많은 것을 보려고 노력하게 되는 책이었다.

소녀지옥

유메노 규사쿠 지음
해밀누리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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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1920~30년대 일본 문학에서 가장 기묘하고 현대적인 작가로 평가되는 유메노 규사쿠의 대표작 『소녀지옥』이 국내에 처음 정식 소개된다. 에도가와 란포와 함께 ‘에로·그로·난센스’ 문학을 대표해 온 그는 그간 일부 마니아층에만 알려졌으나, 이번 단편 세 편의 엮음으로 독자들은 왜 그의 작품이 독보적 평가를 받아왔는지 확인하게 된다. 신문 기사, 진술서, 편지 등 다양한 기록 형식을 교차시키는 기묘한 구성은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흐리며 소녀들이 빠져드는 ‘지옥’의 여러 얼굴을 드러낸다.

세 작품은 거짓말과 폭력, 욕망과 허영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도 결국 사회가 어떻게 여성들을 이용하고 믿지 않으며 벼랑 끝으로 내모는지를 집요하게 비춘다. ‘천재적인 거짓말쟁이’, 연쇄 살인 사건의 유일한 생존자, ‘화성의 여자’가 되기를 선택한 소녀까지, 각 인물이 남긴 기록과 목소리를 따라가다 보면 지옥이 사건 현장인지, 신문 지면인지, 혹은 내면인지 스스로 묻게 된다. 당대 일본 사회를 지탱하던 규범과 위선을 비틀어 드러내는 독특한 구성 덕분에 공포나 스릴을 넘어선 문제의식을 전달하는 작품집이다.

출판사 책 소개

“소녀의 지옥은 언제나 ‘지금 여기’에 있다” 유메노 규사쿠 걸작 단편집 『소녀지옥』 국내 정식 출간
1920~30년대 일본 문학에서 가장 기묘하고도 현대적인 작가로 꼽히는 유메노 규사쿠(夢野久作)의 대표작 『소녀지옥』이 국내에 정식 소개된다. 에도가와 란포와 함께 이른바 ‘에로·그로·난센스’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로 알려진 유메노 규사쿠는, 그동안 일부 마니아층 사이에서만 회자되어 온 이름이었다.
『소녀지옥』은 유메노 규사쿠의 단편 세 편을 한 권에 엮은 작품집으로, 제목 그대로 “소녀가 빠져 버리는 지옥”의 여러 얼굴을 보여 준다. 첫 번째 이야기 〈별 것 아니었다〉에는 자신의 존재를 끝없이 부풀리고 연출하는 “천재적인 거짓말쟁이” 히메쿠사 유리코가 등장한다. 병원과 경찰, 지식인 남성들을 능수능란하게 속이며 ‘특별한 소녀’가 되려는 그녀의 이야기 속에서는, 무엇이 사실이고 무엇이 꾸며낸 것인지 점점 경계가 흐려진다. 그리고 그 경계가 무너지는 순간, 과연 그녀가 마지막으로 마주하게 되는 ‘진실’은 무엇인지, 독자는 끝까지 의심하게 된다.
두 번째 이야기 〈살인 릴레이〉는 신문에 “무서운 색마의 살인 릴레이”로 보도된 남성 운전사의 연쇄 살인 사건에 휘말린 한 여차장의 고백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나만 살아남았다”는 전제로 시작되는 이 편지 속에서, 화자는 사랑과 공포, 연민과 자기혐오 사이를 끝없이 오가며 자신이 그 사건에서 어떤 위치에 있었는지 되짚는다. 그녀가 친구에게 털어놓지 못한 마지막 말, 그리고 편지의 끝에서 선택하려는 결심이 무엇인지가 이 작품의 가장 큰 긴장이다.
마지막 이야기 〈화성의 여자〉는 비정상적으로 큰 키와 압도적인 체력을 지닌 여고생 화자가 중심이다. 운동장에서는 필요할 때만 ‘비밀 병기’처럼 떠받들어지고, 일상에서는 철저히 고립된 채 조롱의 대상이 되는 소녀. 그녀가 유일한 도피처로 삼아 온 폐창고, 그리고 존경받는 기독교인 교장과 얽히게 된 사건이 차츰 드러나면서, 독자는 한 소녀가 어떻게 “화성의 여자”라는 이름을 스스로 선택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이름을 걸고 어떤 계획을 세워 가는지 따라가게 된다. 신문 기사, 경찰 기록, 편지와 진술이 콜라주처럼 이어지는 이 작품은, 끝까지 읽고 나서도 “도대체 어디까지가 사실인가”라는 질문을 남긴다.
이처럼 『소녀지옥』의 세 작품은 모두, 거짓말과 폭력, 욕망과 허영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결국에는 여성들이 어떻게 이용당하고, 믿어지지 않고, 벼랑 끝으로 내몰리는지를 집요하게 보여준다. 유메노 규사쿠 특유의 과장된 설정과, 편지·보고서·신문 기사 형식을 섞어 놓은 기묘한 구성은 단순한 공포나 스릴을 넘어, 당시 일본 사회를 지탱하던 남성 중심의 규범과 위선을 비틀어 드러낸다. 독자는 각 편의 소녀들이 남긴 기록과 목소리를 따라가며, “지옥”이 실제로 어디에 있는지?사건 현장인지, 신문 지면인지, 혹은 소녀들의 내면인지?스스로 답을 찾게 된다.

출판사 서평


“지옥”이라는 말은 흔히 사후 세계를 가리키지만, 유메노 규사쿠의 『소녀지옥』에서 지옥은 살아 있는 소녀들이 매일같이 서성이는 공간에 가깝다. 학교, 가정, 신문과 소문, 연애와 우정, 도덕과 교육 ? 이 모든 것들이 소녀를 보호하기보다는, 오히려 조용히 옥죄고 밀어내는 장치로 작동한다.
〈별 것 아니었다〉에서 소녀는 “별 것 아닌 거짓말”이 켜켜이 쌓인 끝에 스스로를 파괴하는 길로 걸어 들어간다. 〈살인 릴레이〉에서는 특정한 악인보다, 여럿이 나눠 든 가벼운 말들이 누군가를 구석 끝으로 몰아붙인다. 〈화성의 여자〉에서는 한 여학생의 시체가 “새까만 소녀”라는 이름의 소재로만 소비되고, 그 뒤에 숨은 진짜 목소리는 기사와 참고, 행정 문서와 ‘유서’의 틈새에서 겨우 새어나온다.
이번 한국어판은 이 세 가지 얼굴의 지옥을 한 권에 담아, 유메노 규사쿠라는 작가의 스펙트럼을 그대로 보여 주고자 했다. 연애 고백체, 유언장, 신문 기사, 참고 메모, 편지와 장광설이 뒤섞인 문장은 단순히 기괴함을 위해서가 아니라, “이야기가 어떻게 사람을 살리고 죽이는가”를 드러내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 책은 독자에게 어떤 단순한 교훈을 제시하지 않는다. 대신 읽고 난 뒤, 어쩌면 이런 질문을 남길 것이다.
누군가의 이야기 앞에서, 나는 얼마나 쉽게 “별 것 아니다”라고 말해 버리지는 않았는지.
장난처럼 나눈 말이, 누군가에게는 ‘살인 릴레이’의 일부가 된 적은 없었는지.
그리고 지금도 어딘가에서, “화성의 여자”는 자신의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종이 한 장을 간절히 기다리고 있지 않은지.
100년 전의 기묘한 단편집 『소녀지옥』은, 그래서 지금 이곳을 사는 우리에게 여전히 유효한 질문을 던진다. “당신이 믿어 온 ‘정상’이라는 세계가, 누군가에게는 지옥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정말 알고 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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