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 반비 펴냄

그저 하루치의 낙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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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7

페이지

3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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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기자로서의 회한, 인간으로서의 비애, 시민으로서의 윤리가 교차하는 내면의 기록이다. 언론이라는 현장을 떠나 삶의 한복판으로 깊숙이 들어간 그는 속보도 마감도 독촉도 없는 무용한 시간 속에서 낙담과 희망, 욕망과 윤리,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끝내 떨치지 못한 화두들을 마주한다.

우리가 품었던 꿈과 저지른 실패에 대하여, 우리를 더 현명하게 만드는 세계의 비참과 슬픔에 대하여, 필연적인 패배 앞에서 아름답게 몰락하고 싶은 마음에 대하여, 그리고 다만 인간으로서 조금은 숭고하길 바라는 마음에 대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자리에서 시작된 고백이되 자기연민에 그치지 않는 이 글들은 냉철한 현실 인식과 세계에 대한 예민한 감각, 그리고 언제나 뜨거운 피와 살을 지닌 인간의 것이었던 그의 문장에 수많은 독자들이 열광한 이유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이며, 빠른 판단과 즉각적인 반응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시대에 더더욱 빛을 발하는 느리고 단단한 사유의 힘을 새롭게 확인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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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miriju4k

55. 그러니까, ✔️차마 하지 못한 일. 나는 언제나 그것에 관심이 갔다. 존재의 진면목이란 그가 한 일만큼이나 하지 않은 일에서도 또렷하게 드러나는 법이니까.

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반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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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miriju4k

50.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옳은 것을 주장하면 옳은 방향으로 갈 수도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부끄럽지만 그날 처음 맛봤다.

52. 미학의 정점에는 윤리가 있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윤리적이고자 하는 인간의 의지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렇게까지 윤리적이지 못한 존재들이 그래도 윤리적이고자 온 힘을 쥐어짤 때, 부끄럽기 싫어서, 차마 부끄러울 수 없어서, 눈 질끈 감고 옳은 일에 자신을 내던지는 어떤 숭고의 순간들을 나는 사랑한다.

누가 보든 말든(봐주면 더 보람차겠지만) 내게 이익이 되든 손해가 되든(이익이 되면 더 좋겠지만) 해야 할 일을 우직하게 하는 사람들, 하기로 약속한 일은 어쨌든 끝내 해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이렇다 할 보상도 없다. 그 일을 우직하게 계속하고 있을 유인이 언 제나 부족하다. 그렇지만 그들은 태생이 우직하므로 그렇게 우직하게 일생을 산다. 그들은 승리하지 못한다. 보상도 없이, 보람도 없이, 패배감 속에서, 그렇지만 그렇게 생겨먹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그들은 그렇게 산다.

나는 우직하고 싶지만 마냥 우직하기엔 약아빠진 인간이라서, 언젠가는 흉내 내는 이 짓마저도 때려치울 것 같아 불안한 마음이라서, 이런 사람들을 목격하게 될 때면 울면서 달려가 부둥켜안고만 싶다.

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반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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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miriju4k

44. "나는 말한 건 꼭 지켜. 그리고 꼭 지킬 것만 말하지.
코끼리는 충직해. 100퍼센트 충직해."

장면마다 반복되는 코끼리 호튼의 독백이다.

그저 하루치의 낙담

박선영 지음
반비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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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기자로서의 회한, 인간으로서의 비애, 시민으로서의 윤리가 교차하는 내면의 기록이다. 언론이라는 현장을 떠나 삶의 한복판으로 깊숙이 들어간 그는 속보도 마감도 독촉도 없는 무용한 시간 속에서 낙담과 희망, 욕망과 윤리,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끝내 떨치지 못한 화두들을 마주한다.

우리가 품었던 꿈과 저지른 실패에 대하여, 우리를 더 현명하게 만드는 세계의 비참과 슬픔에 대하여, 필연적인 패배 앞에서 아름답게 몰락하고 싶은 마음에 대하여, 그리고 다만 인간으로서 조금은 숭고하길 바라는 마음에 대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자리에서 시작된 고백이되 자기연민에 그치지 않는 이 글들은 냉철한 현실 인식과 세계에 대한 예민한 감각, 그리고 언제나 뜨거운 피와 살을 지닌 인간의 것이었던 그의 문장에 수많은 독자들이 열광한 이유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이며, 빠른 판단과 즉각적인 반응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시대에 더더욱 빛을 발하는 느리고 단단한 사유의 힘을 새롭게 확인시킨다.

출판사 책 소개

예리한 질문으로 시대의 욕망과 윤리를 관통해온 목소리
―오랜 침묵 끝에 세상에 다시 건네는 말들

시대의 욕망과 윤리가 충돌하는 지점에서 날카롭고 단단한 질문을 던져온 기자 박선영. 「도라에몽은 울지 않는다」, 「약자가 약자를 혐오할 때」, 「따뜻한 개천으로 내려오든가」 등, 시민이기에 지켜야 하는 최저선을 끈질기게 상기시키면서도 인간이기에 어쩔 수 없는 마음들을 사려 깊게 돌아보며 힘 있게 직진하는 그의 칼럼들은 공개될 때마다 빠르게 공유되며 ‘박선영’이라는 이름을 신뢰의 바이라인으로 각인시켰다. 냉철한 현실 인식과 뜨겁게 타오르는 결기로 치열하게 세상을 향해 발신하던 그가 오랜 시간 몸담았던 《한국일보》를 떠날 때 수많은 이들이 아쉬움을 토로한 이유다. 그로부터 7년, 어디에도 글을 쓰지 않은 침묵의 끝에서 그가 다시 세상을 향해 말을 건넨다.

박선영의 첫 에세이 『그저 하루치의 낙담』은 전직 기자로서의 회한, 인간으로서의 비애, 시민으로서의 윤리가 교차하는 내면의 기록이다. 언론이라는 현장을 떠나 삶의 한복판으로 깊숙이 들어간 그는 속보도 마감도 독촉도 없는 무용한 시간 속에서 낙담과 희망, 욕망과 윤리,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끝내 떨치지 못한 화두들을 마주한다. 우리가 품었던 꿈과 저지른 실패에 대하여, 우리를 더 현명하게 만드는 세계의 비참과 슬픔에 대하여, 필연적인 패배 앞에서 아름답게 몰락하고 싶은 마음에 대하여, 그리고 다만 인간으로서 조금은 숭고하길 바라는 마음에 대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자리에서 시작된 고백이되 자기연민에 그치지 않는 이 글들은 냉철한 현실 인식과 세계에 대한 예민한 감각, 그리고 언제나 뜨거운 피와 살을 지닌 인간의 것이었던 그의 문장에 수많은 독자들이 열광한 이유를 다시 한번 증명해 보이며, 빠른 판단과 즉각적인 반응이 모든 것을 압도하는 시대에 더더욱 빛을 발하는 느리고 단단한 사유의 힘을 새롭게 확인시킨다.

나의 슬픔이 세계와 만날 때
―한 사람의 낙담이 보편의 질문이 되기까지

기자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한 인간으로 돌아온 저자는 분초를 다투는 저널리즘의 현안들에 밀려 제쳐놓았던 감정들을 하나씩 꺼내 들여다본다. 이제는 어떤 입장도 대변할 필요 없는 자리에서 낙담과 회한, 상실과 연민의 이야기들을 찬찬히 살피는 시선은 점차 타인과 사회, 세계로 확장되고, 낙담은 침잠의 시작이 아니라 세계와 연결되는 움직임의 첫걸음이 된다. 내면 깊숙한 곳에서 길어올린 이야기로부터 시작해 보편의 질문으로 나아가는 이 책의 궤적은, 그를 기자로 만들었고 수많은 독자들이 뜨겁게 반응했던 성찰의 밀도와 필력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1부 「기자라서 좋았고, 기자라서 슬펐다」에서 저자는 평생 가진 단 하나의 직업인 기자로 지냈던 17년의 시간을 정직하게 돌아본다. 너무도 중요해서 잘해내고 싶지만 언론이라는 윤리상품에 내재된 모순에 무릎이 꺾이던 순간, 여전히 현장에서 분투하는 동료들을 향한 애틋함과 존경심, 사랑했지만 결국 떠나온 세계에 대한 회한과 그리움이 펼쳐진다. 2부 「내 슬픔의 레퍼런스」에서는 기쁨과 환희보다 슬픔에 이끌리는 인간인 자신을 통과한 여린 감정들을 응시한다. 피아노 교습소의 아이들을 바라보다 불현듯 떠오르는 어린 날의 가난, 햇살 같은 사랑을 주던 아이가 빛을 잃어가는 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는 무력감, 불쑥불쑥 솟아나는 자기연민 앞에서 마주하는 당혹감과 자괴감. ‘구제불능의 낙담가’인 저자는 그럼에도 ‘지독한 염세의 늪’에 머무는 대신 그 감정들을 디딤돌 삼아 ‘더 슬프고 더 현명한’ 인간의 자리로 나아가고, 마침내 3부 「타인에 대한 예의」에서는 시선이 본격적으로 바깥을 향하며 같은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으로서의 윤리를 묻는다. 고통의 영토에서 발을 뺀 자에게 고통을 이야기할 자격이 있는가. 타인의 불행 앞에서 우리는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가. 웃음과 농담은 언제나 옳은가. 자신의 자리에서 시작되는 이 이야기들은 삶의 비참과 슬픔이 어떻게 공적인 고민으로, 사회적 책임과 윤리감각으로 전환될 수 있는지 보여주며 우리가 어떤 사회적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점검하게 한다.

나는 어떤 인간으로 남고 싶은가
―낙담 이후를 견디게 하는 오래된 가치들

숭고, 윤리, 순정, 우직, 신의, 성실, 권선징악, 인과응보. 누구나 한 번쯤 품었지만 너무 무거워 멀리 밀어놓고 더는 입에 올리지 않는 단어들이다. 저자는 이 오래된 단어들을 꺼내들고 그 가치들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범속한 현실 속에서도 저 높은 곳을 향해 고개를 드는 마음이 우리 안에 남아 있음을 상기시킨다. 4부 「숭고를 향하는 인간들」은 회한과 실패, 자기연민을 딛고 다시 살아가려는, 끝내 숭고를 꿈꾸는 인간들의 고투에 집중한다. ‘늘 여기가 아닌 곳에서는 잘살 것 같은 마음’으로 흔들리고 도망치고 싶었던 이들이 회피와 망설임 끝에 무릎을 세워 다시 일어나는 순간들. 헤밍웨이가 평론가들의 사형 선고를 받고도 위대한 작품을 써냈고, 프리모 레비가 수용소의 참혹 가운데서도 존엄을 지키기 위해 몸가짐을 정결하게 했듯이 고통 속에서도 인간됨을 잃지 않으려는 이들의 사투는 낡고 진부하게 여겨지는 가치들에 생명을 불어넣는다. 패배 이후에도 다시 몸을 일으켜 쓰고 말하고 사랑하려는 인간들의 고집은 마침내 우리에게도 하나의 질문을 돌려준다. 나는 어떤 인간으로 남고 싶은가.

기자라는 직업을 사랑해서 낙담했던 저자는 도처에서 슬픔을 마주하며 또다시 낙담하지만, 그것은 아직 자신의 삶과 세계를 단념하지 않았기 때문이며, 많은 것을 여전히 사랑하기 때문이다. 낙담은 삶과 세계를 다시 바라보고, 다시 쓰고, 다시 말하게 하며, 슬픔은 인간을 더 현명한 존재로 만든다. 그저 하루치의 낙담을 하고 다음 날을 다시 견디게 하는 작지만 분명한 희망, 인간과 세계에 대한 믿음의 조각들이 어떻게 지켜지는지 우리는 이 책에서 목격하게 된다. 그렇게 저자는 우리에게 조용히, 그러나 뜨겁게 말을 건네는 듯하다. 세상에는 여전히 울 일이 많지만, 슬픔이 우리를 더 현명한 존재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인간은 잘 살고 싶어서 비관하고, 낙담한다는 것은 결국 생을 사랑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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