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CM를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호기심이 생긴다. 이런 카피는 도대체 누가, 어떻게 쓰는 걸까? 29CM의 총괄 카피라이터 이유미. 그녀가 편애하는 50편의 소설이 50개의 카피로 새롭게 바뀌는 과정과 함께, 그녀의 사적인 독서 습관과 창의적 필사 방법, 일상적 에세이를 쓰는 법 등을 담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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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통해 문장을 ‘수집’한다는 발상부터가
기발하고 독특하다. 나 역시 마음에 드는
이런저런 구문들을 적어두고는 있지만
특정 문단의 분위기를 마음에 들어하거나
나와 비슷한 생각, 공감하는 의견에 꽂힌다.
반면 저자는 자신의 직업(29CM 카피라이터)
탓인지 신선하고 독특한 ‘표현’을 주목하고,
이를 잘 모아 두었다가 카피로 활용한다.
비록 작가는 아니지만 나 역시
글을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이 있다.
뒤늦게 깨닫고 인정한 의외의 욕심에
많은 도움이 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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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사는 최대한 구체적이어야 한다.
이 카피에서도 ‘스파게티 소스 얼룩’이라는
구체성이 드러난다. 대신 ‘떡볶이 국물’이나
‘김치 국물’이 들어가도 괜찮다.
그냥 ‘고추장’보다 한 단계 더 들어가는 거다.
공감 포인트를 세분화할수록 좋은 카피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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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삶의 구체성과 일상성을 확보해야 한다.
즉 생활에 바탕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 글은 공허하고 헛되다.
나는 글을 쓸 때 되도록 개념어를 쓰지 않는다.
개념어는 실제가 존재하지 않고
언어만 존재하는 것 같다.
자기 삶을 통과해 나온 언어를 써야 한다.”
- <낭만서점> 팟캐스트 중 김훈 작가 曰
참 공감가는 이야기다.
들어본 적 없는 단어를 쓴다고 해서
새로운 표현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었다.
평소 흔히 쓰는 일상적인 단어를 활용하되
의외의 낱말끼리 조합하거나,
그 상황에 어울리지 않을 것만 같은 단어를
생각치 못한 타이밍에 슬쩍 밀어넣는 것만으로도
신선함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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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한 밤의 코코아>에서 작가는
파운데이션이나 립스틱을 바르는 화장만이 아니라
‘어떤 분위기의 여자가 돼야 하는지’를
늘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여자는 나이가 들면
자신에게 어울리는 이미지를 설계해서
그 이미지에 가까워지도록 자신을 교정하고
수련해야 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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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파이팅’은 인터넷이나 SNS 어디에도
굴러다니지 않는다. 바로 바로 서는 전철 안에서,
너무 센 2월의 난방 속에서 툭 굴러떨어진 것이다.”
- 아사이 료 <누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