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이성복 아포리즘)

이 책을 읽은 사람

나의 별점

읽고싶어요
10,000원 10% 9,000원

책장에 담기

게시물 작성

문장 남기기

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01.11.26

페이지

272쪽

상세 정보

쓸쓸히 부는 찬 바람에 마음이 허전할 때
포근하게 마음을 감싸 안아주는 책

"해변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바다는 전혀 다르다. 살아 있는 내가 죽어 있는 나에 대해서도 그렇게밖에 보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가. 왜냐하면 내 삶은 죽음을 억압하는 일 -- 내 뚝심으로 죽음을 삶의 울타리 안으로 밀어넣는 노력 외에 다른 것이 아니므로.

어느 날 죽음이 나비 날개보다 더 가벼운 내 등허리에 오래 녹슬지 않는 핀을 꽂으리라. 그래도 해변으로 나가는 어두운 날의 기쁨, 내 두 눈이 바닷게처럼 내 삶을 뜯어먹을지라도." (본문 중에서)
1990년 도서출판 살림에서 간행되었던 <그대에게 가는 먼 길>에 수록된 단상을 새롭게 간추려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 시인은 시, 예술, 삶, 죽음, 고통, 상처, 병, 허무, 사랑, 이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에게 아물지 않는 (아물까 두려운) 상처는 시의 힘이 되고, 치유할 길 없는 (치유하고 싶지 않은) 병과 허무는 살아 있음의 증거가 된다. 곪아터진 상처에는 뭐라 설명하기 힘든 아포리즘적 감상이 고여있다.

시, 예술, 삶에 대한 시인의 잠언은 시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이 아포리즘이 스스로에게 겨누어진 칼인 동시에, 그 말을 엿듣는 우리를 향한 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낯선 여관"과도 같은, 그래서 "머물러도 마음이 차지 않"는 그곳, 마음의 자리에서 시인은 이렇게 주문한다.

"지치거라, 지치거라, 마음이여......"

상세 정보 더보기

추천 게시물

해씨님의 프로필 이미지

해씨

@haessi

  • 해씨님의 댄스 댄스 댄스 게시물 이미지

댄스 댄스 댄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문학사상 펴냄

읽었어요
17분 전
0
beebi님의 프로필 이미지

beebi

@beebi

여러 타인의 삶 속 한 인물의 이야기를 엮으면 서사가 된다. 그 인물의 인생이 탄생한다. 어쩌면 편협한 사고의 결과물로서 못난 성품의 사람일 수도 있겠고. 매력적인 사람일 수도 있겠고. 특별하거나 지난할 정도로 무색무취의 인간일 수도 있겠다. 윤해서의 그는 적당한 인간이다. 오히려 적당해서 평범하지 않은. 그냥 그런. 그러나 그냥으로 설명하기엔 약간은 어려운 사람. 뭐 그럴 수도. 우연과 필연을 제멋대로 넘나들고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혹은 그러한 인상을 주는—사람. 우리는 서로의 삶의 대변자이다. 서술자이다. 나는 너가 없으면 완전하지 못하다. 상호 보완의 관계.

“네가 욕망하는 걸 내가 욕망하지 않는다고 해서 네가 분노하거나 두려워할 필요는 없어. 물론 너는 나를 알 필요도 없고. 지치면 눈을 감아. 악을 쓰고, 울지 말고. 혼자 잠들 줄 몰라서 우는 애처럼 굴지 말라고.”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은 문장. 나는 ‘그’를 간직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며 내가 마치 이방인이 아닌 책 속 등장인물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 그는 나와 실제로 관계를 맺은 사람도 아닌데 어째서 이토록 수치심이 드는지.

“신이 인간들 사이에 존재하는 것처럼. 부재의 방식으로 편재하는. 신과 똑같은 방식으로. 인간은 꼭 신과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는구나. 문득 혼잣말을 하다가. 나도 엄마처럼 혼잣말을 하는구나. 혼잣말도 혼자 못하게. 엄마가 또. 서봄은 당구대를 가만히 내려보다 혼잣말을 했다. 각자 살자며. 길이 보이지 않았다. 살자며. 당구대에 눈물이 떨어졌다.”
이 문장이 적힌 페이지를 읽을 때—1부에서와 2부에서 같은 문장을 보고 같은 충격을 받았다, 동일한 크기로—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신과 같은 방식으로, 내 곁에 실재하지 않으나 항상 깃들어 있는. 눈물이 났다. 어디에나 있어서. 있어줘서. 각자 살지 않아서. 우리가 우리를 읽어내고, 적어내리고, 기대어서.

책을 목차부터 보는 습관이 있다. 열 중 여덟은 가지고 있을 법한 흔하디 흔한 습관이다. 아무튼 오늘도 책을 펼쳐 목차를 보았고, 이 중편 소설은 2부로 이루어져 있었다. 1부 그, 2부 그. 그와 그. 독특한 이름 구성이다. 읽어보니 더 독특했다. 1부와 2부는 평행 세계처럼 인물들의 성별 반전, 그러나 비슷한 이야기를 담고 있었다. 어찌 보면 2부는 1부의 인물만 전환해서 나타낸 것 같다가도 완전히 다른 세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게 하고. 왠지 모르게 부럽기도 하고. 당신은 수많은 이들에게 읽혔고, 읽힌다. “그는 켜졌다, 꺼졌다.”

윤해서 지음
문학실험실 펴냄

46분 전
0
퓨처셀프님의 프로필 이미지

퓨처셀프

@futureself

  • 퓨처셀프님의 원씽 게시물 이미지

원씽

게리 켈러 외 1명 지음
비즈니스북스 펴냄

1시간 전
0

이런 모임은 어때요?

집으로 대여
지금 첫 대여라면 배송비가 무료!

상세정보

"해변에서 바라보는 바다와 바다 한가운데서 바라보는 바다는 전혀 다르다. 살아 있는 내가 죽어 있는 나에 대해서도 그렇게밖에 보지 못한다면, 무엇 때문에 살아야 하는가. 왜냐하면 내 삶은 죽음을 억압하는 일 -- 내 뚝심으로 죽음을 삶의 울타리 안으로 밀어넣는 노력 외에 다른 것이 아니므로.

어느 날 죽음이 나비 날개보다 더 가벼운 내 등허리에 오래 녹슬지 않는 핀을 꽂으리라. 그래도 해변으로 나가는 어두운 날의 기쁨, 내 두 눈이 바닷게처럼 내 삶을 뜯어먹을지라도." (본문 중에서)
1990년 도서출판 살림에서 간행되었던 <그대에게 가는 먼 길>에 수록된 단상을 새롭게 간추려 엮은 것이다. 이 책에서 시인은 시, 예술, 삶, 죽음, 고통, 상처, 병, 허무, 사랑, 이별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에게 아물지 않는 (아물까 두려운) 상처는 시의 힘이 되고, 치유할 길 없는 (치유하고 싶지 않은) 병과 허무는 살아 있음의 증거가 된다. 곪아터진 상처에는 뭐라 설명하기 힘든 아포리즘적 감상이 고여있다.

시, 예술, 삶에 대한 시인의 잠언은 시와는 또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그것은 이 아포리즘이 스스로에게 겨누어진 칼인 동시에, 그 말을 엿듣는 우리를 향한 칼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낯선 여관"과도 같은, 그래서 "머물러도 마음이 차지 않"는 그곳, 마음의 자리에서 시인은 이렇게 주문한다.

"지치거라, 지치거라, 마음이여......"

무제한 대여 혜택 받기

현재 25만명이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어요

나와 비슷한 취향의 회원들이 작성한
FLYBOOK의 더 많은 게시물을 확인해보세요.

지금 바로 시작하기

플라이북 앱에서
10% 할인받고 구매해 보세요!

지금 구매하러 가기

더 많은 글을 보고 싶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