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대문호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대표작. 사용 인구가 1천만 명 정도인 언어로 쓰인 작품이 이렇게 전 세계적인 명성과 인기를 얻은 경우는 흔치 않다. 이미 한국어로 여러 종이 번역되었으나, 그리스어에서 한국어로 직접 번역한 것은 이번 문학과지성사 판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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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그리스인 조르바 - 알렉시스 조르바의 삶과 행적 내용 요약
니코스 카잔자키스의 명작 ‘그리스인 조르바’는 책 속에 파묻혀 사유에만 몰두하던 지식인 ‘나’와, 본능에 충실하며 삶의 현장에서 체득한 지혜를 가진 ‘조르바’의 만남을 그린 이야기입니다. 📖 크레타섬의 갈탄 광산 사업을 위해 떠나던 ‘나’는 피레에프스의 한 선술집에서 우연히 조르바를 만납니다. 조르바는 산투르라는 악기를 연주하며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노인으로, 그는 나를 채용해달라고 제안합니다. 나는 그의 범상치 않은 분위기에 이끌려 그와 동행하며 본격적인 여정을
📖118. 이 사람은 많은 것을 보고 행하고 겪으면서 정신은 열리고, 마음은 넓어지고, 태초의 호기를 잃지 않았구나. 이 사람은 그의 고향 선배인 알렉산드로스 대왕처럼 우리가 풀지 못하는 모든 복잡다단한 문제들을 한칼에 풀어버리는구나. 이 사람은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땅에 뿌리박고 있으니 절대로 쓰러지거나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 아프리카의 원시 부족들은 뱀을 숭배한다. 왜냐하면 뱀은 온몸을 땅에 붙이고 기어 다니기에 대지의 비밀을 다 알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뱀은 배로, 꼬리로, 남근으로, 머리로 그 비밀들을 캐낸다. 조르바도 그렇다. 우리 지식인들은 공중에 떠 있는 바보 같은 새들일 뿐이다.
📖218. 어느 날 아침, 한 소나무에서 지금 막 안쪽의 영혼이 벽을 뚫고 밖으로 나올 준비를 끝낸 나비의 고치를 발견한 적이 있다. 나는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또 기다렸다. 하지만 시간만 흘러갔다. 나는 조급해졌다. 그래서 몸을 굽혀 고치 속의 나비를 향해 따듯한 입김을 불어 넣기 시작했다. 초조하게 계속 입김을 불어 나비를 따듯하게 해주었다. 그러자 기적이 일어났다. 내 눈앞에서 자연이 정한 속도보다 더 빠른 속도로 나비가 고치를 찢고 나오기 시작했다. 껍질이 계속 조금씩 열리더니 나비가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바로 그 순간 내가 느꼈던 공포를 절대 잊을 수 없다. 오그라든 나비의 날개가 펴지지 않았다. 나비는 안간힘을 다해 그 작은 몸을 뒤틀고 떨면서 날개를 펴려고 몸부림쳤다. 나도 나비를 도우려고 숨을 불어주며 온갖 노력을 다했다. 하지만 부질없었다. 제대로 성숙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참을성있게 햇빛 아래에서 날개가 펴지기를 기다려야만 했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내가 불어 넣은 숨이 나비로 하여금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쪼그라진 채 미숙아로 나오도록 강요한 것이다. 그 나비는 때가 차기전에 나와서는 절망적으로 몸부림치다, 얼마 견디지 못하고 내 손안에서 죽어갔다.
나는 그 솜털 가득한 나비의 조그만 몸뚱아리가 내 양심 안에서 가장 무거운 존재라고 생각한다. 나는 오늘 그것을 깊이 깨달았다. 영원한 법칙을 깨고 서두르는 것은 죽어 마땅한 큰 죄악이다. 우리는 믿음을 갖고 불멸의 리듬을 따라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