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시트

황선미 지음 | 비룡소 펴냄

엑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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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8.6.1

페이지

272쪽

#10대 #미혼모 #임신 #입양 #청소년

상세 정보

누구나 찾는 출구. 하지만 누구도 안 만들 때
여기 이 암흑 속 열여덟 소녀는 어디로 가야 할까요?

2017년 제49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한 황선미의 신작 장편 『엑시트』는 미혼모인 장미와 그녀를 통해 이어진 버림받은 자들의 삶을 살갗으로 와 닿는 치밀한 묘사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점에는 입양이란 화두가 있지만, 버림과 성폭행,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점철된 ‘노장미’라는 여성의 삶이 그 한가운데 있다.

10년 전 작가의 귀로 들어와 마음에 얹혔던 단어, 입양. 그리고 그 후 필연처럼 마주쳤던 몇몇의 까만 눈동자들. 취재에서 집필까지의 기나긴 기간. 아프지만 써야만 했고, 무겁지만 꼭 내뱉어야 할 이야기였다.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결국 해온 습관대로 이야기로써 이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치열한 마음이 담긴 손끝에서 세상에 제대로 눈 뜨기도 전 생의 밑바닥에 놓인 주인공 ‘노장미’가 태어났다.

태어나 제대로 사랑받은 적 없고 아직 세상에 눈 뜨긴 어린 나이이기에, 앙다문 입으로 세상을 대하고 자신을 대책 없이 취급하는 장미의 삶은 살갗으로 고스란히 저미는 듯한 묘사와 문장을 통해 살아 움직인다. 10년간의 고민, 오랜 취재 과정에서 작가가 마주했던 버림과 유기에 대한 문제들이 장미라는 인물 속에 뼈아픈 노련함으로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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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sojung님의 프로필 이미지

phsojung

@phsojunguawx

공동체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 주는 책,

엑시트

황선미 지음
비룡소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3년 1월 22일
0
정화님의 프로필 이미지

정화

@junghwakh1f

처음에는 흥미롭게 읽었다.
18살 미혼모의 장미와 친구인 진주, 하티와 청소부
흔하지 않은 소재임은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더 풍부하게 이야기를 풀어갈수 있는데 황급히 끝내버린 결말과 열린결말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결말이어서 실망했다... 남은 장수를 걱정하며 읽은 책.....

엑시트

황선미 지음
비룡소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0년 2월 17일
0
혜죤님의 프로필 이미지

혜죤

@c2mpxzgx2cik

어디서 불어 온 부록처럼 하찮은 파우치였다.
여닫을 때 조심하지 않으면 안쪽 천이 지퍼에 물리는 것만 봐도 그랬다.
장미는 이걸 살살 다루면서 여태까지 끼고 있는 자신이 증오스러웠다.
이번에는 제대로 물리고 말았다. 식은땀이 목덜미로 흘러내려 바닥에 후두둑 떨어졌다. 
하필이면 빗방울에, 변기에 앉기 직전에 흘린 거였다.
핏방울은 땀방울을 안고 우울한 모양으로 번졌다. (29p)


이게 다 꿈이라면. 지독한 꿈속을 헤매다 깼을 뿐이라면.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다. 뜨거운 게 가슴 밑바닥으로 흘러 하필이면 배꼽을 아프게 건드렸다.
말라비틀어진 관이 뜨겁게 팽창하며 정신 차리라고 지적하는 것 같았다.
손가락이나 심장처럼 본능적으로 몸에 연결된 애. 
하티는 그렇게 여전히 배꼽 통증으로 느껴지는 애였다.
아무것도 되돌리지 못한다. (103-104p)


정말이지 그건 머리에 없던 말이었다. 서 있기가 힘들기는 했다.
뭘 제대로 먹지 못했으니까. 며칠 동안 너무 많은 일을겪었다.
감당하기 어려운 일들을 연속으로 겪었다. 고모 집을 나왔을 때부터.
아니 사는 동안 내내. 그러나 그것들이 장미를 주저앉힌 건 아니었다. 
장미는 그만 주저앉고 싶었다. 어쩌면 뻔뻔하게 터진 말이 염치가 없어서였는지도 몰랐다.
그럴 수만 있다면 장미는 딱 기절해 버리고  
머리를 찧어 피가 날 만큼 위태로워지고 싶었다.
온기를 가진 벽 앞에서 보란 듯이.(158p)


단지 입 다물었을 뿐인데 이렇게 과분한 주의를 끌 수도 있다.
의사가 진지하게 소견을 말하는 것도 청소부가 그걸 신중하게 듣는 모습도 장미로서는 흥미롭기만 했다.
단 한번도 누군가에게 중요한 적이 없었던지라 저에 대해서 타인들이 그런 태도로 
그렇게 어려운 말을 나눈다는 사실이 솔직히 좀 좋았다. 
보호받는 듯했고 누군가의 딸이 된 기분도 좀 들었다.
그러나 이런 착각조차 오래 유지될 수 없음을 장미는 분명히 알고 있었다.(206p)



장미의 감정선이 섬세하다. '명료하다'라는 단어가 몇번이나 등장하는데 일반적으로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단어들이 그녀의 주변을 맴돈다. 후반부 몇장의 묘사가 갑자기 뚝떨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건 그동안 너무 장미의 바로 곁에서 함께 시간을 보낸듯한 기분이 들어서 그런듯하다. 아플만큼 장미의 삶은 서늘하다. 고작 스무해도 되지 않는 삶에서 이토록 처절하고 힘들게 느껴지다니. 잘 알지도 못하며 지나가는 사람들이 내뱉는 말들까지 얇고 위태한 그녀를 찢어놓는 칼날같다. 


숨이 턱턱 막힌다. 고작 며칠 장미의 곁에 머무르는 것조차 너무 힘들다. 정상적인 판단을 하지 못하는 장미가 답답하고 주변 인물들의 마음과 행동을 도통 알수가 없어서 답답하다. 왜 저런 판단과 행동을 하며, J란 놈은 저따위로 장미 곁에 나타나는지 화가 날 지경이다. 너무 답답한데, 숨이 막히는데 장미의 무기력과 답답함이 조금씩 이해가는 기분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잠깐 삐끗한 것일 뿐, 빠져나올 수 없는 늪은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다. 아직까지 그래도 괜찮은 세상이라면, 다시는 그녀의 삶이 이전과 같이 않도록 조금은 따뜻했으면 좋겠다. 

엑시트

황선미 지음
비룡소 펴냄

2018년 11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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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2017년 제49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한 황선미의 신작 장편 『엑시트』는 미혼모인 장미와 그녀를 통해 이어진 버림받은 자들의 삶을 살갗으로 와 닿는 치밀한 묘사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점에는 입양이란 화두가 있지만, 버림과 성폭행,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점철된 ‘노장미’라는 여성의 삶이 그 한가운데 있다.

10년 전 작가의 귀로 들어와 마음에 얹혔던 단어, 입양. 그리고 그 후 필연처럼 마주쳤던 몇몇의 까만 눈동자들. 취재에서 집필까지의 기나긴 기간. 아프지만 써야만 했고, 무겁지만 꼭 내뱉어야 할 이야기였다.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결국 해온 습관대로 이야기로써 이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치열한 마음이 담긴 손끝에서 세상에 제대로 눈 뜨기도 전 생의 밑바닥에 놓인 주인공 ‘노장미’가 태어났다.

태어나 제대로 사랑받은 적 없고 아직 세상에 눈 뜨긴 어린 나이이기에, 앙다문 입으로 세상을 대하고 자신을 대책 없이 취급하는 장미의 삶은 살갗으로 고스란히 저미는 듯한 묘사와 문장을 통해 살아 움직인다. 10년간의 고민, 오랜 취재 과정에서 작가가 마주했던 버림과 유기에 대한 문제들이 장미라는 인물 속에 뼈아픈 노련함으로 담겼다.

출판사 책 소개

“넌 나쁜 게 아니라, 아픈 거야.”

제49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런던 도서전 ‘오늘의 작가’ 황선미 신작 소설

사랑은 본능적으로 생겨나는 거라며.
그런데 왜 나는 낯선 거리에 남겨진 걸까.
버림받은 사람들을 위한 출구는 어디에 있는 걸까.


10년 전 작가의 귀로 들어와 마음에 얹혔던 단어, 입양. 그리고 그 후 필연처럼 마주쳤던 몇몇의 까만 눈동자들. 취재에서 집필까지의 기나긴 기간. 아프지만 써야만 했고, 무겁지만 꼭 내뱉어야 할 이야기였다. “여기에서 벗어날 수 없었고 결국 해온 습관대로 이야기로써 이 문제를 고민하게 되었다”는 작가의 치열한 마음이 담긴 손끝에서 세상에 제대로 눈 뜨기도 전 생의 밑바닥에 놓인 주인공 ‘노장미’가 태어났다. 2017년 제49회 대한민국문화예술상을 수상한 황선미의 신작 장편 『엑시트』는 미혼모인 장미와 그녀를 통해 이어진 버림받은 자들의 삶을 살갗으로 와 닿는 치밀한 묘사로 담아낸 작품이다. 이야기의 시작점에는 입양이란 화두가 있지만, 버림과 성폭행, 지울 수 없는 아픔으로 점철된 ‘노장미’라는 여성의 삶이 그 한가운데 있다.

세상은 때로 누군가에게는 너무 가혹하다. 딱 한 번 솔직했던 그날 장미의 인생이 뒤엉켰다. 그나마 아슬아슬하게 버티던 길에서 삐끗. 그렇게 늪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본문에서

한순간이었다. 장미가 벼랑 끝에 서게 된 것은.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교복을 벗고 학교를 나서야 했고, 보호자도 어떤 그늘막도 없는 상황에서 도망치듯 살던 곳을 벗어날 수밖에 없었다. 보호시설에 몸을 맡겼지만, 모성애라고는 할 수 없는 어떤 감정 때문에 아기를 입양 보내지 못하고 결국 데리고 도망친 장미는 시설에서 만난 독한 여자애 ‘진주’와 반지하에서 살게 된다. 포토 스튜디오에서 촬영 보조로 일하게 되면서 이를 꽉 깨물어야 하는 일들이 많지만 이렇게라도 지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다. 그러나 아기 하티의 생부인 J가 장미를 찾아온 순간부터 다시 장미의 삶은 벼랑으로 치닫는다. 폭우가 쏟아진 날, 반지하 집이 물에 잠긴 틈을 타 진주가 아기를 데리고 사라져 버린 것이다. 장미는 자신을, 그리고 하티를 다시 되찾을 수 있을까? 버려진 사람들을 위한 출구는 어디를 향해 있는 걸까?

◆ 어두운 구멍을 가지고 태어난 장미가 너무 일찍 만난, 가시 돋친 삶

세상 물정도 모르는 아이에게 생겨 버린 검은 구멍은 장미가 부모에게 받은 형벌이었다. 그것을 막아 줄 마개 역시 부모뿐이었으나 그들은 무책임했다. 그들은 이기적인 선택이 자식의 심장을 뚫고 지나가는 짓이었음을 깨닫지 못했다. 신생아 때 이미 그렇게 어두운 구멍을 형벌로 떠안게 된다는 사실을. -본문에서

장미를 할머니에게 떠맡기고 사라진 부모, 할머니마저 돌아가시자 장미는 고모네에 다시 맡겨진다. 고모는 말로도 쉽게 상처를 주는 사람. 하지만 장미는 자기 안의 태생적 구멍을 감추기 위해 애써 웃고, 아르바이트를 해 번 돈으로 친구들과도 어울리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장미의 삶에서 돋아난 가시들은 어느새 장미를 꽉 움켜쥐고 놓아 주지 않는다. 자신이 어리석고 “자꾸 오답만 찍는 애” 같다고 느끼는 장미는 난생처음 좋아했던 J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임신한 채 도망쳐야 했어도 모든 게 자신만의 잘못이라고 느낀다.

사랑해. 그게 누구에게 한 말이었는지 장미는 생각하기 싫었다. 난생처음 들었던 그 말은 더러운 유리창에 부딪혀 흘러내린 빗물 같았다. 아프고 구차하고 굴욕적이고 수치스러운 거였다. 그따위 걸 아무것도 모르는 하티에게 어쩌라고. -본문에서

그렇게 태어난 아기 하티. 출생신고도 못한 유일한 장미의 것. 보호시설의 원장님은 아기에 대한 사랑이 본능적으로 생겨나는 거라고 했지만, 장미는 모성애가 무엇인지 무책임한 자신에게 그러한 감정이 있기나 한 건지 모르겠다. 다만 배꼽에서 느껴지는 어떤 본능으로 어렴풋이 하티가 자신의 것이라고 느낄 뿐이다.
태어나 제대로 사랑받은 적 없고 아직 세상에 눈 뜨긴 어린 나이이기에, 앙다문 입으로 세상을 대하고 자신을 대책 없이 취급하는 장미의 삶은 살갗으로 고스란히 저미는 듯한 묘사와 문장을 통해 살아 움직인다. 10년간의 고민, 오랜 취재 과정에서 작가가 마주했던 버림과 유기에 대한 문제들이 장미라는 인물 속에 뼈아픈 노련함으로 담겼다.

◆ 어딘가 닮은 사람들의 낯설지만 따듯한 포옹
“넌 나쁜 게 아니라, 아픈 거야.”


조건 없는 도움은 장미에게 경계의 날을 세우게 한다. 장미의 경험으로 “보호 받지 못하는 애가 나쁜 애가 되기는 쉽고 타락한 애가 수모 당하고 힘든 건 너무나 당연하기” 때문에. 그러한 장미에게 누군가 똑똑 문을 두드리며 묻는다. 거기, 너, 괜찮으냐고.
장미가 일하는 사진관 건물의 청소부는 우연찮게 장미에게 도움을 주었지만, 더 이상 장미의 사연을 묻지는 않는다. 어딘가 비밀을 품은 듯한 이상한 아줌마. 청소부는 사진관 사장이 운영하는 동호회에 전혀 다른 모습을 하고 나타난다. 일 벌리길 좋아하는 사장은 영화 동호회는 물론 입양 가는 아기들 사진 찍어 주는 일부터, 버려진 아기들의 성장 앨범을 찍어 주는 일까지 한다. 그 모든 일들을 어쩔 수 없이 보조해야 하는 장미는 사진관을 찾아오게 된 말투도 외모도 어딘지 낯선 입양인들과 자꾸만 얽히게 된다.

모두 다 쉽지 않은 인생을 살아 내고 있다고. 나쁜 일을 겪고도 잘 살아남았으니 다행이라고. 앞으로도 그러면 좋겠다고. -본문에서

J가 장미를 다시 찾아오면서 그녀의 인생은 더 깊은 수렁으로 떨어진다. 태어나면서부터 철저히 혼자였고, 자기가 나빠서 이렇게 된 거라고 자신을 탓하는 데에만 익숙한 장미이지만, 이번만은 작고 작은 불빛이라도 절실하게 붙들고 싶다. 청소부의 외면하지 못하는 어떤 마음 때문에, 머나먼 나라에서 자신을 버린 곳을 다시 찾아온 낯선 사람들 때문에 장미는 처음으로 저 먼 출구의 빛을 마주 한다. 사람이 사람에게서 태어나, 누군가의 손에 기대 걸음마를 하고, 가방을 메고 첫 등교를 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투덕거리며 성장하는 평범한 일생의 과정.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인생에서 가장 힘든 고통의 순간일 수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는 장미에게서 함부로 고개를 돌릴 수 없다고 『엑시트』는 이야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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