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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
김훈 지음
학고재
 펴냄
11,000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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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 좋아요.
#병자호란
#인조
384쪽 | 2007-04-14
분량 보통인책 | 난이도 쉬운책
상세 정보
소설가 김훈이 <현의 노래> 이후 3년 만에 발표한 신작 장편. 병자호란 당시, 남한산성에 갇힌 무기력한 인조 앞에서 벌어진 주전파와 주화파의 다툼, 그리고 꺼져가는 조국의 운명 앞에서 고통 받는 민초들의 삶이 소설의 씨줄과 날줄을 이룬다.<BR> <BR> 1636년 병자년 겨울. 청나라 10여만 대군이 남한산성을 에워싸고, 조선은 삶과 죽음의 기로에 놓인다. 죽어서 아름다울 것인가 살아서 더럽혀질 것인가. 쓰러진 왕조의 들판에 대의는 꽃처럼 피어날 것이라는 척화파와 삶의 영원성은 치욕을 덮어서 위로해줄 것이라는 주화파. 그들은 47일 동안 칼날보다 서슬 푸르게 맞선다.<BR> <BR> 역사에 오르지 않은 등장인물은 더욱 흥미롭다. 보기 드문 리얼리스트인 대장장이 서날쇠, 김상헌의 칼에 쓰러진 송파나루의 뱃사공, 적진을 뚫고 안개처럼 산성에 스며든 어린 계집 나루 등은 소설 <남한산성>의 상징을 톺아보는 존재들이다. 그리하여 병자년 겨울과 이듬해 봄, 조선 사직 앞에 갈 수 없는 길과 가야할 길이 포개진다.<BR> <BR> 작가 김훈은 "이 책은 소설이며, 오로지 소설로만 읽혀야 한다"고 전제한다. 아울러 "실명으로 등장하는 인물에 대한 묘사는 그 인물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될 수 없다"고 못 박는다. 하지만 그가 되살린 인물들은 역사적 사실이라는 뼈대 위에 소설적 상상력으로 살점이 붙어, 생생한 얼굴로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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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눈보라 / 언 강 / 푸른 연기 / 뱃사공 / 대장장이 / 겨울비 / 봉우리 / 말먹이 풀 / 초가지붕 / 계집아이 / 똥 / 바늘 / 머리 하나 / 웃으면서 곡하기 / 돌멩이 / 사다리 / 밴댕이젓 / 소문 / 길 / 말먼지 / 망월봉 / 돼지기름 / 격서 / 온조의 나라 / 쇠고기 / 붉은 눈 / 설날 / 냉이 / 물비늘 / 이 잡기 / 답서 / 문장가 / 역적 / 빛가루 / 홍이포 / 반란 / 출성 / 두 신하 / 흙냄새 / 성 안의 봄

하는 말
남한산성 지도
연대기
실록
낱말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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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정보
김훈
1948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고려대 영문학과 중퇴 후 《한국일보》에서 신문기자 생활을 시작했다. 《시사저널》《한겨레신문》 등에서도 일했다. 신문사 퇴사 후 전업 소설가로 살아왔다. 지은 책으로는 장편소설 『빗살무늬토기의 추억』『칼의 노래』『현의 노래』『개』『내 젊은 날의 숲』『공무도하』『남한산성』『흑산』, 소설집 『강산무진』이 있고, 에세이 『내가 읽은 책과 세상』 『선택과 옹호』 『풍경과 상처』『자전거 여행』과 『문학기행 1, 2』(공저) 등이 있다. 동인문학상, 이상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대산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칼의 노래』는 드라마로 제작되었고, 『현의 노래』는 국악극으로 공연되었다. 단편소설 「화장」이 영화로 만들어져 개봉되었다. 2017년 현재 『남한산성』이 영화로 만들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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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긴 글 12
김경환님이 이 책을 읽었어요
3주 전
춥고 외로운 성, 남한산성에서 불안과 추위, 절망과 혼돈의 가득한 무엇이 다가온다. 1636년 그 겨울 고통의 역사가 이미지와 말들의 눈보라가 되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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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인님이 이 책을 읽었어요
2달 전
2020.10.24. 조선 500년 역사 중 가장 치욕적인 사건으로 기록되는 병자호란 때 인조가 남한산성으로 피신했던 47일간을 그린 소설로 플라이북에서 팔로잉 하는 러너라이프님 추천으로 읽게 된 책이다. 아껴서 빈틈없이 다져놓은 성이라고 표현한 남한 산성에서 47일간 '명분'과 '실리'가 같은 무게로 팽팽히 맞섰던 날들의 상황이 그의 문장력과 만나 책에 푹 빠져들게 하였다. 그 해 추운 겨울의 산천과 새벽녘의 추위를 묘사한 부분들, 성 안의 모든 것이 말라가는 모습, 임금과 신하 간의 대화와 독백들 그 표현 하나하나가 참 수려하다. 요즘 책에서 볼 수 없는 어휘들이 곳곳에 등장하는데 얼었던 땅이 녹아서 풀리기 시작 할 때를 뜻하는 '해토머리'라는 단어도 처음 알게 되었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우연히 계간지 PAPER Spring 호 김선두 화가특집편을 읽었는데 바로 이 화가가 남한산성의 표지그림을 그렸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지 않았다면 결코 관심 갖지 않았을 화가였고 그냥 지나쳤을 이름이었다. 분홍빛을 머금은 장지에 냉이꽃을 그려넣은 이 그림으로 김선두 화가는 대중에게 알려지기 시작했단다. 이렇게 책을 읽으며 곁가지로 또 하나하나 알아가는 시간들도 참 즐겁다. ----------- (저자의 하는 말) 허송세월하는 나는 봄이면 자전거를 타고 남한산성에서 논다. 봄비에 씻긴 성벽이 물오르는 숲 사이로 뻗어 계곡을 건너고 능선위로 굽이쳤다. 먼 성벽이 하늘에 닿아서 선명했고, 성 안에 봄빛이 자글거렸다. 나는 만날 놀았다. ...... 그 갇힌 성 안에서는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이 한 덩어리로 엉켜 있었고, 치욕과 자존은 다르지 않았다. 말로써 정의를 다툴 수 없고, 글로써 세상을 읽을 수 없으며 살아 있는 동안의 몸으로써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을 다 받아 내지 못할진대, 땅 위로 뻗은 길을 걸어갈 수 밖에 없으리 ....... 밖으로 싸우기보다 안에서 싸우기가 더욱 모질어서 글 읽는 자들은 갇힌 성안에서 싸우고 또 싸웠고 말들이 창궐해서 주린성에 넘쳤다. 나는 아무 편도 아니다. 나는 다만 고통 받는 자들의 편이다. 성 아래로 강물이 흘러와 성은 세계에 닿아 있었고, 모든 봄들은 새로웠다. 슬픔이 날늘 옥죄는 동안, 서둘러 작은 이야기를 지어서 내 조국의 성에 바친다. --2007년 4월 다시 봄이 오는 남한산성에서 김훈은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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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케테-료닝님이 이 책을 읽었어요
1년 전
#서울을 버려야 서울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은 그럴듯하게 들렸다. #청병은 북서풍처럼 밀려왔다. 말의 산맥에 가로막혀 적들은 보이지 않았지만 말 탄 적들은 눈보라를 휘몰며 다가왔다. #부딪혀서 싸우거나, 피해서 버티거나, 맞아들여서 숙이거나 간에 외줄기 길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닐터이고, 그 길들이 모두 뒤섞이면서 세상은 되어지는 대로 되어갈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김류는 그 말을 참아내고 있었다. #그리 되었으니 그리 알라. 그리 알면 스스로 몸 둘 곳 또한 알 것이다. 참혹하여 무슨 말을 더 하겠는가. 다만 당면한 일을 당면할 뿐이다. #가자. 나는 인간이므로, 나는 살아있으므로, 나는 살아있는 인간이므로 성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삶안에 죽음이 있듯 죽음 안에도 삶은 있다. #그러나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알았다. 누구나 알았지만 누구도 입을 벌려서 그 알고 모름을 말하지 않았다. #남은 자들은 떠나는 자들의 행선지를 묻지 않았고, 떠나는 자들은 남은 자들의 앞날을 입에 담지 않았다. #버티지 못하면 어찌 하겠느냐, 버티면 버티어지는 것이고, 버티지 않으면 버티어지지 못하는 것 아니냐. 죽음을 받아들이는 힘으로 삶을 열어 나가는 것이다. #백성의 초가지붕을 벗기고 군병들의 깔개를 빼앗아 주린 말을 먹이고, 배불리 먹은 말들이 다시 주려서 굶어 죽고, 굶어 죽은 말을 삶아서 군병을 먹이고, 깔개를 빼앗긴 군병들이 성첩에서 떨어 죽는 순환의 고리가 김류의 마음에 떠올랐다. 버티는 힘이 다하는 날에 버티는 고통은 끝날 것이고, 버티는 고통이 끝나는 날에는 버티어야 할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을 것이었는데 버티어야 할 것이 모두 소멸 할 때까지 버티어야 하는 것인지 김류는 생각했다. #국물에서 흙냄새가 났다. 봄볕에 부푼 흙냄새 같기도 했고, 젖어서 무거운 흙냄새 같기도 했고, 마른 여름날의 타는 흙냄새 같기도 했다. #부르는 소리인지 대답하는 소리인지 알 수 없었지만, 소들은 부르는 소리로 대답했고, 대답하는 소리로 불렀다. #사물은 몸에 깃들고 마음은 입에 깃든다. 마음은 몸의 터전이고 몸은 마음의 집이니 일과 몸과 마음은 더불어 사귀며 다투지 않는다. #봄이 오지 않겠느냐, 봄은 저절로 온다. #칸이 오면 성이 열린다는 말과 칸이 오면 성이 끝난다는 말이 뒤섞였다. 칸이 오면 성은 밟혀 죽고, 칸이 오지 않으면 성은 말라죽는다는 말이 부딪쳤는데, 성이 열리는 날이 곧 끝나는 날이고, 밟혀서 끝나는 마지막과 말라서 끝나는 마지막이 다르지 않고, 열려서 끝나나 깨져서 끝나나 말라서 열리나 깨져서 열리나 다르지 않으므로 칸이 오거나 안오거나 마찬가지라는 말도 있었다. #울음 같은 말들을 참아 내고 있었다. #두려움이 말을 가파르게 몰아가는 것이니 너무 나무라지 마소서. #전하 지금 성안에는 말 먼지가 자욱하고 성 밖 또한 말먼지가 자욱하니 삶의 길은 어디로 뻗어 있는 것이며 이 성이 대체 돌로 쌓은 성이옵니까, 말로 쌓은 성이옵니까. 적에게 닿는 저 하얀 들길이 비록 가까우나 한없이 멀고, 성 밖에 오직 죽음이 있다 해도 삶의 길은 성안에서 성 밖으로 뻗어있고 그 반대는 아닐 것이며 삶은 돌이킬 수 없고 죽음 또한 돌이킬 수 없을 진대 저 먼 길을 다 건너가야 비로소 삶의 자리에 닿을 수 있을 것이옵니다. 그 길을 다 건너 갈 때까지 전하 옥체를 보전하시어 재세 하시옵소서. 세상에 머물러 주시옵소서. #조정이 가난하여 너희들의 추위를 덮어주지 못하니 나의 부덕이다. 너희들이 이 외로운 산속에서 얇은 옷에 떨고 거친 밥에 주리며 살이 얼어 터지고 발가락이 빠지는 추위에 알몸을 드러낸 채 성을 지키고 있으니 나는 온몸이 바늘로 찔리는 듯 아프다. #가마에서 흔들리며 칸은 이 무력하고 고집세며 수줍고 꽉 막힌ㄴㅏ라의 아둔함을 깊이 근심하였다. #냉이국을 넘기면서 임금은 중얼 거렸다. 백성들의 국물에서는 흙냄새가 나는구나. #홍이포의 사정거리 안에서 명을 향해 영신의 춤을 추던 조선왕의 모습은 칸의 마음에 깊이 박혀들었다. 난해한 나라로구나..아주 으깨지는 말자. 부수기보다는 스스로 부서져야 새로워 질 수 있겠구나.. #도성과 강토를 다 비워놓고 군신이 언 강 위로 수레를 밀고 당기며 산성 속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걸고 내다보지 않으니 맞겠다는 것인지, 돌아서겠다는 것인지, 지키겠다는 것인지, 내주겠다는 것인지, 버티겠다는 것인지, 주저앉겠다는 것인지, 따르겠다는 것인지, 거스르겠다는 것인지 칸은 알 수 없었다. #최명길이 말했다. 강한 자가 약한 자에게 못할 짓이 없는 것이옵니다. 최명길이 울었다. 울음을 멈추고 최명길이 또 말했다. 전하 뒷날에 신들을 다죽이시더라도 오늘의 일을 감당하여 주소서. 전하의 크나큰 치욕으로 만백성을 품어 주소서. 감당하시어 새 날을 여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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