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143
여성과 남성은 서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갑니다. 여기서 '관계'란 인간적 관계와 성적 관계를 모두 포함하는 의미입니다. 그렇기에 여성과 남성은 서로 잘 알아야 합니다.
성교육 전문가 손경이님의 <당황하지 않고 웃으면서 아들 성교육 하는 법>에 이은 두번째 책이다.
첫번째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tvn '어쩌다 어른'을 통해 본 강의는 손경이님에게 푹 빠지게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사과'의 개념에 대해 나와 남편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방송에서 언급된 '사과'의 의미 - 사과는 주는게 아니라 받는 거야. 내가 어떤 고통 속에 있는지 모르면서 진심이 아닌 사죄는 사과가 아니야. 사과는 내가 풀릴 때까지 용서를 구하는 거야. / 자세한 내용은 tvn 어쩌다어른 손경이편을 확인하세요.)
딸이든 아들이든
성교육의 기본적인 원칙은 동일합니다.
다만 아들 성교육의 핵심 키워드는 '존중'이고
딸 성교육의 핵심 키워드는 '주체성'이라는 점이
다르지요.(머리말 중)
그래서 이 책에서는 딸의 미래를 위해 성교육에서 부터 젠더교육에까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1부. 딸이라서 성교육이 더 필요하다.
2부. 성교육은 부모에게서 시작된다.
3부. 성교육은 부모와 아이를 더 가깝게 만든다.
4부. 사춘기 여자아이들은 성에 대해 어떤 질문을
할까요?
5부. 딸이라서 성폭력 교육이 더 필요하다.
<젠더교육>
사실 나는, 아주 오래전(대학에 다닐 당시) 서울에 위치한 성교육 전문기관에서 자원지도자로 활동하기 위해 워크샵 및 스터디에 참여했었다.
그 당시에도 아주 선진적인(?) 교육 내용을 구성하고 있었기 때문에 성인이었던 내게도 공부가 아니라 다시 성교육을 받는 그런 시간이었다.
처음으로 젠더gender 에 대한 개념을 접했었다.
5분 이내의 다양한 사진으로 구성된 영상을 보고 난 후 떠오르는 장면과 그 이유를 말하는 시간이었는데 그렇게 많은 장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남자, 여자, 남성성, 여성성이 강하게 묘사된 장면을 특별한 이유없이 기억했고 동성애, 노인의 성, 트렌스젠더, 여성스러운 남성, 남성스러운 여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기억하고 낯설음에 대해 설명했다.
그 때 이후로 나는 '성'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성별sex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성gender 도 함께 떠올린다.
<젠더 폭력? 미투? 위드유?>
학부 수업시간이었다. 동성애인지, 트렌스젠더 였는지 기억나지는 않지만 어찌되었든 찬성과 반대로 나뉘어서 토론이 진행되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토론이 진행될 수 없었다. 첫번째 이유는 "찬성-사회구성원이다" 측이 나밖에 없었고 두번째 이유는 그 상황에서 진행된 토론은 종교라는 벽에 부딪혔기 때문이었다. 그 때 나는 두려웠다. 내가 말을 잘 못해서도 아니었고, 나 혼자만 찬성했기 때문만도 아니었다. 얼마나 많은 일들이 집단을 앞세우고 폭력을 가하고 있는지를 알았기 때문이다.
<청소년 피임? 성관계?>
나의 직장중에 하나였던 청소년수련시설 화장실에서 어느날 임신테스터기가 발견되었다. 다행히도 비임신이었다.
뭐가 다행이라는거지? 정말 다행이 맞기는 한건가?
아이들은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성관계, 피임방법 등등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그것이 정확한지, 정확하지 않은지를 파악할 수 없어서 그렇지.
p.77
내 몸의 주인이 나 자신이듯이 다른 사람의 몸의 주인은 그 사람 본인이라는 것, 따라서 다른 사람이 내 몸을 만지고자 할 때 내 동의를 받아야 하듯이 나도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고자 할 때에는 그 사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 이것을 염두에 두고 행동하는 연습을 아이에게 계속 시켜야 해요.
<5살 딸의 성교육>
5살 딸이 다니는 어린이집에서 매달 1회 성교육을 하고 있다. 함께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떻게 진행되는지는 알 수 없지만, 다른 사람이 자기 몸을 허락없이 만지면 안된다는 것에 대해서는 확실히 인지하고 있다. 샤워를 하고 있는 아빠 또는 엄마의 몸을 유심히 바라보며 질문을 하기도 하는데 가끔은 황당한 질문을 하기도 한다. 5살 딸의 목욕은 6살이 되는 시기를 기점으로 엄마인 내가 전담해야 될 것 같다.
이 책은 단순히 성교육은 이렇게 해야 한다, 통계를 제시하며 요즘 성문제가 이렇다라고 말하고 있지도 않다. 단계적으로, 이해하기 쉽게, 실행에 잘 옮길 수 있게 예시를 들며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남편에게 읽어보라고 권했더니, 좀 큰 사춘기 아이들한테 적용할 수 있는 내용 아니야?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 책은 사춘기 이전과 이후로 내용이 나누어 지기도 하고 우리 딸이 5살에만 머물러 있는 것은 아니니까, 앞으로는 부모인 우리가 알지 못하는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더 많은 환경에 노출될 테니까 미리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p.239
성교육에서 주체성과 함께 훈련해야 하는 것이 용기입니다. 이 용기란 성폭력을 막는 용기, 성폭력에 항의 하는 용기, 성폭력을 극복하는 용기, 그리고 다른 성폭력 피해자를 지지하는 용기를 모두 포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