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술생애사 전문 작가라고 하지만 한 손에 모아지지 않는 삶을 살아온 최현숙 작가의 에세이집은 제목처럼 힘차게 자신의 삶을 한 지점에 모아내고 있다. 똑바로 마주한다는 건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 두렵고, 괴롭고, 지루하거나 아프거나 아무튼 굉장히 힘들다. 하지만 똑바로 마주한 자만이 깨달을 수 있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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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A
게시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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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삶을 똑바로 마주하고 (최현숙의 사적이고 정치적인 에세이) 내용 요약
이 책은 구술생애사 작가이자 활동가인 최현숙이 자신의 삶을 관통하는 다양한 사건과 관계를 세밀하게 들여다본 기록입니다. 저자는 단순히 개인의 회고록에 머무르지 않고, 자신이 겪은 고통과 좌절, 그리고 그 안에서 길어 올린 통찰을 사회적인 시선으로 확장합니다. 작가는 스스로를 ‘사적이고 정치적인’ 존재로 정의하며, 자신의 내면을 파고드는 일이 곧 세상을 향한 정직한 응답임을 증명해 보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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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 타인이 한 사람의 죽어가는 과정을 노려보며 글로 써나가는 이 무례함은, 어떤 쓸모를 만들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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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바로 마주하고”라는 말은 조금 미치지 못하는 말 같다.
“노려보며 글로 써나가는” 것,
둘러싼 것들을 뚫어질 듯 응시하며 대거리하듯이,
최현숙이란 작가는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닌가.
올 초 어느 모임에서 누군가 그에 대해 평하며,
가난을 자기화하지 못하는 자, 가난에 대해 쓰지만 스스로 저 밑바닥까지 가난에 일치하지 않으려는 자, 그렇기에 불편한 (사실상 기만적인) 작가, 라는 평을 했었다.
작가 스스로 가난에 ‘사회문화적으로는’ 일치하지 못했다,는 단서를 달고 있으니, 그 평은 제법 적확했던 셈이다. 그럼에도 그 불일치가, 거기서 나오는 감정적 불편함이, 또는 약간의 윤리적 문제가 그리 중요할까란 생각이 든다.
휘말림이든, 선택이든, 시험이든, 체험이든, 삶이든.
나는 이 위험한 이야기들을 더 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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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신바람을 내다가 어느새 울먹인다. 고생을 견디느라 차라리 웃었고, 살아내느라 힘이 세졌다. 고난을 견디며 만들어진 힘은, 강하고 유연하며 전략적이다. 시혜로 다가가면 치하로 받아 챙기고, 권리로 다가가면 눈을 마주치면서 당당해지고, 존중으로 다가가면 천천히 마음을 준다. 빈곤은 물질 너머의 의제다. 빈곤에 대한 동정은 혐오이자 자기 불안이며, 기껏해야 물질주의자의 자기 안위다. 모멸감은 남들의 시선 때문이고, 자기 비하는 세상의 비교와 취급 때문이다. 빈곤과 무엇이든 할 거면, 그들 안에 이미 있는 힘을 볼 수 있으면 된다. 빈곤을 벗어나는 힘은 모르겠고, 빈곤을 견디는 힘은 내공이어서 가장 단단하다.
(49) 게다가 교양과 친절과 고상과 사회공헌까지 다 그들이 차지한 세상에서 이제 내가 궁금한 건, 없이 사느라 거칠고 쌍스러워진 사람들의 처지와, 버텨가는 사연과, 그들을 옭아매는 낙인이다. 거기서 길 하나가 시작되더라.
(89) 누구에게도 묻지 말고 누구와도 비교하지 말며 지금까지처럼 가시기를. 자신 속으로 느리고 질기게 길을 뚫고 있는 당신들 덕으로, 다른 세상은 한 뼘씩 넓어지고 있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