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정리컨설턴트이자, 20만 부 베스트셀러《하루 15분 정리의 힘》의 저자가 정리하며 사는 삶이 필요한 이유와 정리가 만든 행복에 대해 차분하게 써내려갔다. 그는 정리를, 오롯이 자신의 일상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스스로 만드는 “유동적인 질서이자 지속적인 삶의 절학”이라고 정의한다.
"내가 갖고 있는 물건들 중에서 정말 필요한 게 뭔지 모른다는 건, 내 삶에서 진짜 중요한 걸 잊어버리고 산다는 말과 같아요." p.15
단순함을 추구하는 일은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업무의 체계나 흐름을 머릿속에 명쾌하게 심는 것이었다. 불필요한 일을 줄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남아 있는 사람들에게 피해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 시작한 정리였지만, 궁극적으로 도움을 받은 것은 나 자신이었다는 점이다. 매일 내가 해 놓은 일, 벌여놓은 물건들과 마주하는 나는 어제와 다른 또 다른 나였다. 생의 끝이라는 문제에서 시작된 정리는 아이러니하게도 내 일을 준비하는 일이 되어준 것이다. p.28
완벽함이란 보탤 것이 더 이상 없는 게 아니라 뺄 것이 더 이상 없을 때 완성된다.
뭘 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매일 불필요한 것들을 하나씩 뺀 다는 생각으로 정리를 하면 좋겠다. 정리를 시작하겠다고 마음먹었다면 현재의 혼란을 인정하면서 끌어안아야 한다. 우리가 원하는 삶은 '완벽하게 정리된 삶'이 아니라 '행복한 인생'이다. ... p.70
마지막으로 내가 늘 말해온 '정리를 못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무의미한 쇼핑에 집착하지 않으며, 불필요한 일, 잡동사니, 불편한 관계 속에 자신을 내버려 두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체중이 불러온 건강 문제를 방치하거나, 건강보다는 순간의 만족과 유혹에 넘어간다면 이 역시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말은 거창하지만 실제로는 거창한 일이 아닐 수 있다. 그것은 그저 매 순간 우리가 선택하는 사소한 문제들의 총체이다. 무언가를 사기 전에 자신에게 꼭 필요한 물건인지를 한 번 더 생각하는 일, 다 쓴 물건이나 안 쓰는 물건을 부지런하게 내 공간에서 빼내는 일처럼 말이다. ... p.74
서랍 한 칸을 정리할 수 있으면 삶도 정리할 수 있다는 믿음은 이번에도 결코 나를 배신하지 않을 것이다. p.75
사치란 돈을 흥청망청 쓰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 돈을 쓰는 것이다.
이 말이 나는 사치의 사전적 정의보다 더 적확하다고 생각한다. 창고에 묵혀놓은 안 쓰는 물건들을 사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 쓰고 있는 물건들에 돈을 더 투자하여 좀 더 질 좋고, 아름다우며, 튼튼하고, 쓰기 편리한 물건을 샀을 수도 있다. p.93
하지 않아도 될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만큼 쓸모없는 일은 없다.
공간 정리에 빗대자면 쓰지 않는 물건을 효율적으로 수납하는 것이야말로 쓸모없는 일이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을 바꿔보면 어떨까. 정리는 지금 '넣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나중에 '꺼내는 것'을 위한 행동이라고. 넣어두기 위해서 정리하는 게 아니라 쓰기 위해서 잠시 비치하는 일. 그런 뒤에 수납 잘하는 방법들을 생각하면 된다. 내가 꼭 사용하는 것들, 꼭 필요한 것들로 질서를 세운 수납 말이다. 어쩌면 진정 정리가 잘 된 공간에 수납이란 것은 크게 의미가 없을지도 모른다. p.99
... 이별이란 갑작스럽게 찾아오는 것 같지만 사실 우리도, 물건도 조금씩 달라져가고 있다.
오랜만에 꺼내본 그 물건과 갑작스럽게 이별을 해야 한다는 것, 버려진다는 것은 분명 슬픈 일이지만 그 모든 것들이 갑자기 찾아온 변화는 아니다. 내 책장을 생각해 봐도, 그 많은 책을 책장에 꽂아두었던 십수 년이라는 시간 동안 내 직업도, 관심사도, 생활도, 심지어 가치관도 바뀌어 있었다. 변화는 아주 천천히 그리고 서서히, 어쩌면 동시다발 혹은 순차적으로 일어난 것이다. 아주 천천히 그 물건을 필요로 하지 않게 변하고 있음을 모르고 있던 것뿐이다. p.114-115
요새 유행하는 방법 중에 일명 '냉장고 파먹기'라는 게 있다. 냉장고 파먹기는 최소한으로 장을 보면서 냉장고에 있는 식재료를 활용해 매끼 식사를 해결하는 것이다. 생활정보 프로그램이나 재테크 책에 자주 소개되면서 실천하는 주부들이 많아졌다. 일단 냉장고 안에 있는 식재료들만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검은 비닐봉지 속 식재료들을 꺼낼 수밖에 없다. 이렇게 하면 식재료의 재고 파악과 버리기 실천이 습관화되고 자연스럽게 냉장고 정리가 된다. 그러나 지속적으로 냉장고 파먹기를 실천하려면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p.172
살다 보니 인생이라는 것은 멋진 절벽에서 드라마틱 하게 스카이다이빙하는 일이 아니라, 내가 밟고 있는 그 자리에서 징검다리 하나를 앞에 놓는 일 같다. 이제껏 걸어온 길을 돌아보았을 때, 내가 놓아온 징검다리들이 질서 있게 펼쳐져서, '되돌아가더라도 다시 그 길을 걷겠노라'고 어른처럼 미소 지을 수 있는 그런 길 말이다. p.193
... 티베트 속담 중에 "충분히 갖고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 부자다"라는 말이 있다. 적게 소유해도 된다는 마음가짐이 나에게도, 당신에게도 마음의 풍족함을 가져다줄 것이다. p.205
"자신이 속한 곳에서(place),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하며(love), 삶의 목적을 위해(purpose), 자기 일을 하는 것(work), 이 네 가지가 바로 인생의 가방을 새로 꾸릴 때 초점을 맞춰야 할 필수적인 요소이다." p.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