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의 판사 생활을 끝내고 변호사가 된 작가 도진기가 처음으로 본격 법정물을 발표했다. 이야기는 현직 부장판사인 '나(현민우)'가 일 년 전 재판한 일명 '젤리 살인사건'을 반추하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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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리적 의심 내용 요약
도진기 작가의 소설 《합리적 의심》은 법조계의 현실과 인간 본성의 어두운 면을 정교하게 파고드는 정통 법정 미스터리 작품입니다. 이 이야기는 어느 날 갑자기 살인 사건의 피의자로 지목된 평범한 가장의 억울함을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변호사 ‘진구’의 시선을 따라 전개됩니다. 주인공은 사건의 증거가 명백해 보임에도 불구하고, 의뢰인의 눈빛에서 느껴지는 진실함과 사건의 이면에 숨겨진 석연치 않은 정황들을 발견하며 스스로 ‘합리적 의심’을 품기 시작합니다. ⚖️
합리적 의심 - 도진기
나는 도진기 작가의 책을 다 좋아한다. 재미없는 책이 없다. 이 책은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다룬 법정소설이다. 실제 사건을 다룬만큼 흥미롭고 재미있다. 주인공은 현민우 부장 판사로 2018년 3월에 재판을 시작한 ‘젤리 살인 사건’을 회상한다.
사건은 20대 초반의 한 남성의 사망 사건에 대한 재판이었다. 20대 초반의 남성과 11살이나 연상인 여자친구가 술을 마시고 자리를 이동해서 편의점에서 술과 안주를 사서 모텔에 가서 술을 마시던 중 남자의 목에 젤리가 걸려서 질식사한 사건이었다.
사건의 초기엔 여자친구가 의심을 받지 않았으나 여자친구가 남친의 생명보험금 수령인으로 알려지면서 가족의 재수사 의뢰를 받고 검찰이 그녀를 살인으로 기소한 사건이었다. 이 사건의 재판에 합의부가 꾸려지고 부장판사에 현민우, 좌배석 판사에 임니욱, 우배석 판사에 정남희로 구성되었다. 공판이 시작되었고 피고 김유선에 대한 검찰과 변호사의 공격과 방어가 시작되었다. 사건 당일 상황을 목격한 모텔 직원과 법의학자와 사건 당시 병원에서 남성을 검사한 의사들이 법정에 증인으로 호출되었다.
모텔 직원의 말에 의하면 사건 당일 김유선이 도와달라고 달려와 남자친구가 젤리를 먹다가 목에 걸려서 숨을 못쉰다고 119에 신고해 달라고 했다. 119에 신고를 마친 모텔 직원이 남자가 있던 803호로 가보니 남자는 가만히 누눠자는 것처럼 보였다고 한다. 남자의 얼굴엔 상처 같은 건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고 했다. 그때까지 남자친구인 이준호는 살아있었고 여자친구인 김유선이 이준호의 목에서 뭔가를 빼내려는듯 손가락을 집어넣는 모습을 보았다고 했다.
모텔 직원 김영대가 이준호를 엎고 뛰어서 근처 병원으로 가서 기도삽관으로 기도를 검사했는데 아무것도 없이 깔끔했다고 했다. 의사의 말에 의하면 질식 사망은 3가지 경우가 있는데 기도폐색, 비구폐색, 경부압박으로 구분된다고 했다. 기도폐색은 이물질로 기도가 막혀 질식사하는 경우고, 비구폐색은 코와 입을 틀어 막아서 질식사 하는 것을 말하고 경부압박은 목을 졸라서 질식시키는 것을 말한다고 했다. 그럼 이준호의 사인은 기도폐색이냐 비구폐색이냐 하는 것이 문제였다.
검사는 김유선이 이준호의 코와 입을 틀어막아 살해한 것으로 보고 비구폐색을 주장했고 변호사는 젤리가 기도를 막아 사망한 기도폐색을 주장했다. 병원에서 이준호를 검사한 의사 장희곤에 따르면 이준호의 목에는 어떠한 젤리같은 것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했다.
검사는 김유선이 사귀고 있던 다른 두 명의 남자들을 증인으로 세웠다. 그들의 말에 따르면 김유선은 부자인척 행동했지만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었고 사귀던 그들에게도 돈을 빌렸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갚은 돈은 이준호의 사망보험금이었다. 사망보험금을 탄 그녀는 그 남자들과 해외여행도 다녀왔다고 했다.
현민우는 생명보험도 그렇고 다른 남성들과 사귀던 김유선의 살인을 거의 확실하게 믿었고 민지욱은 명백한 증거가 없다는 것을 내새워 무죄라고 주장했다. 공판이 진행되면서 이준호의 누나 이소윤이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김유선의 혐의가 더 짙어지는 듯 했다. 이준호는 치아가 거의 다 망가져서 단 것은 절대 먹지않았으며 젤리도 절대 먹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현민우가 보기에 이건 명백한 김유선의 범행이었다. 그러나 3인 합의부의 다수결에 따라야 했고 정남희와 민지욱은 무죄를 주장했다. 3인 합의부의 다수결에 따라 무죄를 선고해야 했다. 현민우는 선고기일에 합의부를 무시하고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무기징역을 받은 임유선은 “수고하셨습니다.”라고 판사석을 향해 크게 외치며 미소를 띠고 법정을 나갔다. 그리고 1심의 이 결과에 항소를 했다. 항소심에서 김유선은 무죄판결을 받는다. 검찰은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지만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워 보였다. 대법원은 상고를 기각했다. 그녀는 무죄가 확정되었다.
사람을 죽이고도 거리를 활보하는 살인자와 길에서 행사 도우미 알바를 하며 힘들게 살아가는 유가족들. 현민우는 죽은 이준호의 누나를 찾아간다. 그리고 그녀에게 뭔가를 알려준다. 그러면서 일이 꼬여버린다.
마치 한 편의 법정 스릴러 영화를 보는듯한 소설로 도진기 작가의 책은 실망시키지 않는 것을 믕졍하는 책인 것 같다.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쓴 소설이라 실제 법정 공방을 보는 듯한 몰입감이 있다. 도진기 작가의 책은 일단 무엇을 읽어도 후회는 없다.
전직 판사가 쓴 웰메이드 법정 소설
대부분의 판사가 오늘도 치열한 고민 속에서 판결을 선고하고 있음을 안다.
그중에서도 형사 재판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느라 밤잠을 설친다는 얘기를 전직 판사님께 듣기도 했다
자신이 혹 무고한 사람을 구속시키는 건 아닐지 혹은 반대로 죄 지은 사람에게 면죄부를 주는 건 아닐지
무엇이 실체적 진실인지는 자신이 당사자나 목격자가 아닌 이상(아니 사실 당사자나 목격자조차도 완전한 실체적 진실은 알 수 없다) 영원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신의 흉내를 내면서 피고인이 죄가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할 수밖에 없는 판사들이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소설에서도 등장하지만 그래서 법은 절차적 정의만 담보할 수 있을 뿐, 결과적 정의는 담보할 수 없다)
그래도 실체적 진실 파악을 위해 오늘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각급 법원의 형사 담당 재판부, 단독판사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가끔은 저 판사가 도대체 실체적 진실에 관심이나 있긴 한 건가 싶은 판사를 만날 때도 있지만, 내가 본 대부분의 판사들은 사명감이 아니고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실체적 진실에 대한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