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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
출간일
2014.5.23
페이지
96쪽
상세 정보
메콤새콤 시리즈 11권. 유럽 예술만화의 본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만화의 완성도는 수준있는 교양서 독자에게 있음직한 만화에 대한 편견을 일소시킬 만큼 만족스럽다. 이야기의 서술은 내레이션을 최소화하고 대사가 중심이 되는 방식을 취하여, ‘만화로 쓰는 인물 소설’이라고 해도 될 만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실제에서 참조할 각주들을 풍부하게 제시하므로 유익함에서도 뒤질 바가 없다. 르 루아의 책은 소로가 낯선 독자들이 마주침을 경험해보게 돕는 매력적인 주선자가 되어줄 것이며, 소로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아름다운 그림 버전의 판본을 완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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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메콤새콤 시리즈 11권. 유럽 예술만화의 본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만화의 완성도는 수준있는 교양서 독자에게 있음직한 만화에 대한 편견을 일소시킬 만큼 만족스럽다. 이야기의 서술은 내레이션을 최소화하고 대사가 중심이 되는 방식을 취하여, ‘만화로 쓰는 인물 소설’이라고 해도 될 만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실제에서 참조할 각주들을 풍부하게 제시하므로 유익함에서도 뒤질 바가 없다. 르 루아의 책은 소로가 낯선 독자들이 마주침을 경험해보게 돕는 매력적인 주선자가 되어줄 것이며, 소로를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는 아름다운 그림 버전의 판본을 완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학습만화를 읽고 자란 청소년을 위한 만화 교양서, 성인독자가 읽어도 손색 없는 만화 인문서.” 이러한 취지로 기획된 작은길의 교양만화 시리즈 '메콤새콤'은 크게 과학편과 인물편으로 구성된다.
과학편은 총 10권으로 모두 국내기획물이다. 지금의 과학이 있기까지 지난 200년 과학의 주요 성과를 이끈 대표적 과학자 10인을 선정하여 그들의 생애와 업적을 각각 한 권에 담는다. 2013년 7월에 과학편 첫 책 <베게너의 대륙이동설, 살아 있는 지구를 발견하다>가 출간된 바 있다. 인물편은 좋은 번역서를 발굴하여 채워나갈 계획이다. 과학을 제외한 제 분야에서 당대에 한 획을 그은 것으로 평가받는 인물의 삶과 생각(사상)을 만화화한 책들을 만나보게 될 것이다.
이번에 출간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와 <프리드리히 니체>는 '메콤새콤'의 인물편을 시작하는 첫 두 책으로서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앞으로 인물편에 출간될 책들의 작풍과 완성도, 인물 선정의 기준을 보여주기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유럽 예술만화의 본향이라고 할 수 있는 프랑스만화의 완성도는 수준있는 교양서 독자에게 있음직한 만화에 대한 편견을 일소시킬 만큼 만족스러울 것이다. 이야기의 서술은 내레이션을 최소화하고 대사가 중심이 되는 방식을 취하여, ‘만화로 쓰는 인물 소설’이라고 해도 될 만큼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메콤새콤'은 만화 너머(Mete-Comics; 메콤), 새로운 만화(Sae-Comics; 새콤)를 꼼꼼하게 정성껏 잘 만들겠다는 의지를 담아 만든 이름이다. 곧이어 출간된 책은 과학편의 두 권으로, <왓슨의 이중나선, 생명의 비밀을 엿보다>, <하이젠베르크의 양자역학, 불확정성의 과학을 열다>가 독자와의 만남을 기다리고 있다.
젊은 실력파 만화가의 손끝에서 되살아난 소로와 니체
막시밀리앙 르 루아는 채 서른이 되지 않은 젊은 프랑스 만화가다. 현대의 만화들이 대부분 세련된 디지털 도구로 완성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프랑스에서 만화를 창작하는 작가들 가운데 여전히 손맛을 고집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은 한국 독자들의 귀를 번쩍 열리게 할 만한 이야기다. 이번에 작은길에서 번역 출간하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월든 호숫가의 고요한 혁명가>(원제: Thoreau)와 <프리드리히 니체-단 하나의 삶을 사랑하는 길>(원제: Nietzsche)의 작가 막시밀리앙 르 루아도 그런 창작자 가운데 한 사람이다.
르 루아가 쓴 <소로>의 서문과 그랑제 교수와의 대담을 읽어 보면, 르 루아는 그림을 그리는 재주가 뛰어난 만화가에 머무는 작가가 아님을 알 수 있다.
한 사람의 삶과 사상이 결합되면 전기의 기록은 실험적인 삶의 방식을 제시하고 철학적, 정치적, 예술적으로 상상력이 발휘되면 우리 시대가 딛고 올라설 수 있는 받침대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전기가 작품을 통해 직접 얻는 지식을 대체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실제에서 원칙을 제시할 수는 있다. - <소로> 서문 중에서
우리가 누군가의 삶을 주시하는 이유가 그저 한 번쯤 구경해볼 만해서라고 한다면 얼마나 헛되이 수고롭기만 한 일일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현재의 삶에 안주하는 듯해 보여도, 절박한 질문이 있게 마련이고, 배우고자 함은 원초적 본능으로서 꿈틀거리는 법이다. 소로와 니체는 그러한 질문과 배움에의 본능을 강렬하게 두들기기에 충분한 힘을 지녔다. 르 루아 역시 한 인간으로서, 또 문제의식을 지닌 창작자로서 그러한 만남을 먼저 경험했고 그것을 자신이 충분히 잘해낼 수 있는 방식으로 독자와 나누고자 하는 것이다. 그런 그도 “전기가 작품을 통해 직접 얻는 지식을 대체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은 인정한다. 맞는 말이다. 그럼에도 실제에서 참조할 각주들을 풍부하게 제시하므로 유익함에서는 뒤질 바가 없다. 르 루아의 책은 소로와 니체가 낯선 독자들에게 이러한 마주침을 경험해보게 돕는 매력적인 주선자가 되어줄 것이며, 두 인물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라면 아름다운 그림 버전의 판본을 완상할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누구인가
원래 이름은 데이비드 헨리 소로. 이름(first name)과 중간이름(middle name)이 뒤바뀐 것은, 우리식으로 말해 동사무소 직원의 행정 처리 실수 때문이었는데, 소로도 애써 이를 바로잡지는 않았다. 한국인에게 소로는 무정부주의적 사상가로 먼저 알려졌다. 이는 '시민불복종'이라는 또 다른 대표작의 반향 탓이 크다. 꽤 알려져 있다시피, 이 작은 문건은 <소로> 22~27쪽에서 다루고 있는 사건 이후 그가 행한 연설에서 탄생한 것으로, 인도의 민족해방운동 지도자 간디의 비폭력 저항정신과 흑인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사건이란, “내가 낸 세금으로 노예제도와 멕시코 전쟁을 지원할”(본문 24쪽) 수 없다는 이유에서 소로가 6년 동안 세금을 안 냈다는 죄목으로 투옥되었던 일을 말한다. 소로의 세금을 대납한 친척의 입장에서는 다행이었지만, 정작 소로는 고작 하룻밤 철창 신세를 지고 다음 날 아침 석방된 것에 대해 친척에게 감사하기는커녕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 이유는 책 속 소로의 대사를 통해 짐작해낼 수 있다. “정부가 부당한 행위를 하면 인간의 정당한 자리는 감옥밖에 없겠지요. 그러면 언젠가 정부가 반응을 보이겠지요. 안 그런가요?”(24쪽) 정부의 성립과 그것이 가지는 권위는 다수의 동의에 기반하지만, 반드시 국민(혹은 시민, 내지는 거주민) 전원의 만장일치에 기반하지는 않는다.(대의 민주주의의 본성이다.) 따라서 국가의 제도는 종종 부조리한 통치를 강제하는 시스템이 되기도 한다. 그럴 때 국민은 저항의 목소리를 내거나 행동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소로가 주장하는 바다. 하지만 이것이 소로라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생각인가. 그렇지 않다. 누구보다 먼저 읽어버린 자, 즉 지성이라 함은 읽는다는 행위의 혁명성을 실천하는 자가 아니겠는가. 여기에 더하여 소로가 남달랐던 지점은 그의 실천방식이 소박했고, 철저했고, 나로부터였다는 것! 생태주의 대안사상의 대부격인 슈마허의 많은 아이디어들을 소로는 한 세기 전에 묵묵히 실천하고 있었다는 것이 놀랍다. 소로는 고향인 메사추세츠 주 콩코드 지방을 거의 떠나본 적도 없이 자족적으로 살다간 “유화적인 몽상가, 내용이 없는 루소주의자”(86쪽 대담)의 이미지로 그려져 왔다. 그러나 그가 남긴 기록에 바탕하여 멋진 그림으로 재현된 <소로>는 그가 누구보다 근본적인 실천가이자 혁명가였을 뿐만 아니라 훌륭한 작가로서 숭고한 삶을 살아냈음을 보여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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