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엄이라는 말에 이끌려 읽게 되었다. 분명 알고 있지만 그다지 쓸 일이 많지 않은, 하지만 파고들자면 너무도 중요한 ‘존엄’ 말이다. 인간은 누구나 존엄하고, 그 누구도 타인의 존엄성을 해칠 수 없다. 그러나 헌법과 별개로 우리는 살면서 존엄이라는 말을 몇 번이나 떠올릴까? 나는 존엄한 사람이다. 그런데 무엇이 나를, 그리고 인간을 존엄하게 만드는가? 존엄은 곧 인간의 필요요소와 같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간이라는 말 없이 존엄을 설명할 순 없다. 존엄하다는 말은 곧 인간답다는 말과 동의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곧 인권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작가는 여러 시야로 존엄을 바라본다. 교육, 환경 혹은 자연, 경제, 과학과 의학적 관점에서 말이다. 또한 존엄이 언제부터 존재한 개념인지 그 역사적으로 가진 의미도 훑는다. 매우 다양한 정보를 책 한 권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 그다지 두껍지도 않은 책인데. 그러나 너무 많은 이야기를 담으려고 한 나머지 깊이가 조금 떨어진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건 곧 전문 지식 없이도 책 읽기에 어려움이 전혀 없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존엄’이 눈에 보이지 않는 개념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렇게까지 책 전체가 추상적인 느낌으로 다가와도 되나,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다. 그럼에도 무의식 중에 쳐박혀 있던 존엄이라는 말이 다시 내 머릿속을 돌아다니게, 그리하여 존엄에 대한 나의 생각을 환기하고 재정립 하는 데에 무척 도움이 되었다.
지금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읽기 매우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인상깊어 필사한 문장 몇 개를 함께 적는다.
p. 49 우리는 인간 두뇌의 처리 능력을 넘어선 정보를 폭식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자신과는 관계없는 일로 지나치게 분주하며, 쓸데없는 일에 간섭하느라 정작 자신을 돌볼 시간이 없다. 온갖 추측과 편견, 평가와 의도의 포로가 된 것이다.
p. 73-74 한 사람의 존엄은 그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타인에 의해서만 다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스스로를 함부로 대할 때도 상처입는다. … 인간에게만 존재하는 인간 고유의 강한 본성이자, 단어로는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자 상태. 그리고 우리의 상상을 늘 뛰어넘는 그 이상의 무언가. 설령 우리가 믿지 않는다 해도 여전히 존재할 무언가. 바로 그것이 존엄인 것이다.
책의 제목 만큼은 와닿지 않았지만 좋은 구절이 있어 공유해 본다
105 자신의 세상과 선택이 틀렸음을 인정해야만 하는 실패의 고통, 그리고 타자와의 만남에서 낯선 신념을 마주함으로써 자신의 사고방식과 이상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 이는 인류 역사를 관통해온 인간의 근본적인 물음 이었다.
119 열역학 제2의 법칙이란, 에너지가 자연의 모든 현상에 고르게 분배된다는 논리다. 이 논리에 따르면 모든 생명체는 스스로 질서를 만들어내는 자기 조직화의 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엔트로피, 즉 무질서도를 낮춰야 생존을 위한 에너지를 공급받을 수 있고, 자기 조직화의 능력이 뛰어날 수록 생존가능성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144 그렇다면 아이들은 무엇을 통해 이와 같은 내면의 기준을 가지게 되었을까. ......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흘러가고 있는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 그 근본적인 신경망이 과연 어떤 과정을 통해 형성되었느냐는 문제다. ...... 흥미롭게도 이는 태어난 직후부터가 아니라, 뇌가 생성되는 과정, 즉 어머니의 자궁에서부터 이루어지는 일이다.
우리는 지난 몇 년간 다양한 연구를 통해 인간은 태어나기 전부터 학습이 가능하며, 자궁 안에서의 경험이 아기의 뇌가 형성되는 초기 단계에 그 무엇과도 비교되지 않을 만큼 중요한 두 가지 기본 경험이 있다. 태어나기 전은 물론이고, 태어난 이후에도 최소 특정 기간 동안은 반드시 해야 할 경험으로, 하나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형성되는 아주 친밀한 소속감이다. 다른 하나는 이 소속감을 기반으로 한 개인으로서 성장하고 발전하는 경험, 그리고 자신의 창의력에 대한 경험이다.
152 하지만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감각이 더 이상 강화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이나 자신에게 무엇이 좋고 나쁜지에 대한 본능적인 감각, 즉 뉴런의 연결 패턴이 이후의 경험을 통해 새롭게 강화되고 확장되고, 또 구체화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본능적인 감각이 아니라 행동하는 주체로서의 직접적인 경험이 뇌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다. 이 경험은 아이들이 이후 갖게 될 주체성의 토대가 되는데, 심리학자들은 이를 자기효능감이라고 부른다.
* 다큐멘터리 영화 볼 것!
돈을 법시다(2008)
먹을 거리의 위기(2005)
191 라틴어에서 수업, 학교, 학파를 의마하는 ‘스콜라’는 ‘여유’를 의미하는 ‘스홀리’라는 단어에서 유래
214 살아있음을 느끼는 삶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매 순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갈 것을 결정할 수는 있다. 조금 더 스스로에게 타인에게 주의를 기울이고, 존중하며 살아가겠다고.
자기 자신과 자연과 조화를 이루며, 신뢰 속에서 조금은 호가심 넘치는 삶을 살겠다고.
“한 사람의 존엄은 그 사람을 함부로 대하는
타인에 의해서만 다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함부로 대할 때에도
상처를 입는다.”
“사는 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존엄함 속에 살아가는 사람.
방향 없이 사는 사람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향해 살아가는 사람.”
“인생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매 순간,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살아갈 것을
결정할 수는 있다.”
#존엄하게산다는것#게랄트휘터#인플루엔셜
나를 존엄하게 여기는 것이
남을 존엄하게 여기는 것보다 더 어려운 삶.
스스로를, 타인을 함부로 대하지 말자.
인간은 스스로 존엄하게 사는 방법을 알고있다. 다만, 자본을 위시한 문명이 만들어놓은 인간관에 의해 삶이 양분화 되어버린 것같다. 성공 혹은 실패로.
존엄하게 산다는 것은 어떻게보면 어떤 외부환경에도 흔들리지 않고 내 자신을 사랑해줄 수 있는 것. 그리고 타인의 존재에 대한 가치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좋은영향력을 미칠수 있는 가족이나 친구, 동료 그리고 미래세대들에게 좋은 어른일 수 있는 그런 내가 되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