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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19.6.30
페이지
240쪽
상세 정보
카메라 뒤, 노동자의 권리는 보장받고 있을까?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며 변화를 원하는 책
2016년 노량진 공시생들의 애환을 그려내며 장안의 화제가 됐던 tvN 드라마 <혼술남녀>. 마지막 화가 방영된 다음 날, 조연출이었던 이한빛PD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내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다”는 유서 한 통만을 남긴 채.
이한빛PD의 동생이 카메라 뒤에 가려진 방송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하는 최초의 에세이다. 촬영·조명·음향·미술팀 등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스태프들의 제보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들의 24시간을 따라가는 구성으로 스스로 ‘염전노예’라 자조하는 방송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을 조명하고, 이들이 존중받는 드라마 제작 현장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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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2016년 노량진 공시생들의 애환을 그려내며 장안의 화제가 됐던 tvN 드라마 <혼술남녀>. 마지막 화가 방영된 다음 날, 조연출이었던 이한빛PD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내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다”는 유서 한 통만을 남긴 채.
이한빛PD의 동생이 카메라 뒤에 가려진 방송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하는 최초의 에세이다. 촬영·조명·음향·미술팀 등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스태프들의 제보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들의 24시간을 따라가는 구성으로 스스로 ‘염전노예’라 자조하는 방송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을 조명하고, 이들이 존중받는 드라마 제작 현장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출판사 책 소개
‘카메라 뒤에 사람이 있다’
〈혼술남녀〉 故이한빛PD가 꿈꾸던 세상
2016년 노량진 공시생들의 애환을 그려내며 장안의 화제가 됐던 tvN 드라마 <혼술남녀>. 마지막 화가 방영된 다음 날, 조연출이었던 이한빛PD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졌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내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다”는 유서 한 통만을 남긴 채.
그렇게 이한빛PD가 세상을 떠난 지 3년, 과연 세상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불행하게도 그가 꿈꾸었던 세상은 아직도 오지 않았다. 여전히 스태프들은 촬영이 없는 시간을 틈타 구석에서 쪽잠을 자고, 삼각김밥으로 끼니를 때우는 등 살인적인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형의 죽음 이후로도 바뀌지 않은 ‘그들이 사는 세상’. 이 바뀌지 않는 현실이 바로 이한빛PD의 동생 이한솔이 《가장 보통의 드라마》를 쓰게 된 계기다.
이 책은 이한빛PD의 동생이 카메라 뒤에 가려진 방송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고발하는 최초의 에세이다. 촬영·조명·음향·미술팀 등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스태프들의 제보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들의 24시간을 따라가면서 스스로 ‘염전노예’라 자조하는 방송노동자들의 삶과 애환을 조명하고, 이들이 존중받는 드라마 제작 현장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이렇게 촬영하다 죽을 것 같아요.”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한빛센터) '미디어신문고'에 또 한 건의 제보가 들어왔다. 제목만 들으면 대한민국 국민 누구나 알 수 있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일한다는 한 방송 스태프의 제보였다. 제보자는 벌써 3주째, 주당 120시간이 넘는 촬영 스케줄을 버티고 있다며 살려달라고 호소했다. 한 주는 168시간. 그중 120시간을 일하고 있다는 믿지 못할 이야기이지만, 이런 제보는 한빛센터 직원들에게는 낯설지 않은 ‘보통’의 이야기이다.
드라마의 엔딩크레딧에는 카메라감독, 미술감독, 조명감독부터 조연출, 막내작가까지 드라마 제작에 노동을 제공한 방송 스태프들의 이름이 다 올라온다. 방송 스태프들의 이름을 볼 수 있는 유일한 곳이 엔딩크레딧이다. 드라마 제작 현장을 보도하는 방송에서는 반짝거리는 표정과 몸짓의 주연배우들, 웃음을 머금고 대화를 나누는 메인작가와 PD들만을 볼 수 있다. 연신 터지는 카메라 플래시로 눈을 뜰 수 없는 화려한 제작발표회에는 현장의 '높으신 분'들만 자리한다. 드라마를 만드는 보통의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이 책은 엔딩크레딧의 한 줄로만 보이는 이들에 대한 이야기다.
가장 보통의 시선으로 바라본 ‘그들이 사는 세상’
2016년 노량진 공시생들의 애환을 그려내며 화제가 됐던 tvN 드라마 <혼술남녀>. 마지막 화가 방영된 다음 날, 조연출이었던 이한빛PD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우리가 원하는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이미 지쳐있는 노동자들을 독촉하고 등 떠밀고 내가 가장 경멸했던 삶이기에 더 이어가긴 어려웠다”는 유서 한 통만을 남긴 채.
이한빛PD가 목숨과 바꾼 고뇌를 세상에 남기고 떠난 지 3년, 그가 꿈꾸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방송 스태프들은 하루 18시간이 넘는 장시간 노동에 ‘디졸브 상태’에 빠진 채로, 안전 장비가 미비한 촬영장에 막무가내로 내몰리고 위험에 노출된다. 형의 죽음 이후로도 바뀌지 않은 ‘그들이 사는 세상’. 이 여전한 현실이 이한빛PD의 동생인 이한솔 저자가 《가장 보통의 드라마》를 쓰게 한 동력이다.
이한솔 저자가 드라마 업계 바깥에서 ‘가장 보통의 시선’으로 바라본 드라마 제작의 세계는 근로기준법 위반, 인격 모욕, 폭력적인 업무 지시, 갑질과 성희롱이 난무하는 ‘범죄도시’에 가까운 하드보일드 범죄 드라마였다. 저자는 실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스태프들의 제보와 인터뷰를 바탕으로, 그들의 24시간을 따라가면서 ‘염전 노예’라 자조하는 방송노동자들의 생활을 그려 보인다.
보통보다도 못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민낯
스타 배우와 작가의 어마어마한 개런티를 감당할 수 있을 만큼 재정 규모가 커졌음에도,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일하는 방송 스태프들의 여건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배우와 작가, PD가 받는 개런티와 자신들이 받는 급여의 차이는 이들의 자괴감을 더욱 부추긴다. 회당 1억 이상을 받는 스타 배우와 작가, PD가 존재하는 이면에, 카메라 뒤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땀 흘리고 있는 스태프들의 시급은 천지차이다. 극단적으로 시급 3,800원을 받아가며 일하는 스태프들도 존재한다. 고수익, 고효율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제작사와 방송사에게 방송 스태프의 노동은 쥐어짤 대상이지 고려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노동자의 권리를 침해하는 다양한 편법들이 등장한다. 도급 계약, 턴키 계약, 프리랜서 계약 등등. 드라마 현장에서 실제 ‘노동자’ 기준으로 대우받을 수 있는 현장 사람들은 극소수다.
노동 착취 문제만이 아니다. 드라마 제작 현장의 가장 ‘약한 고리’라 할 수 있는 막내 스태프와 여성 배우, 아동·청소년 배우 들은 폭언과 폭력, 성희롱, 성폭력에 빈번하게 노출된다. 10년 차 선배가 일을 시킨답시고 여성 조연출의 무릎에 앉아 특정 신체 부위를 쓰다듬었다든지, PD와 식사를 하던 중 키스를 당했으면서도 다음 작품에서 제외될까 봐 항의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제보는 흔히 있는 일이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들의 시작점을 도제 시스템과 군대식 조직문화에 물든 드라마 제작 구조에서 찾는다. 권력이 집중된 한 개인에게 전체가 의존하고, 절대복종을 강요하는 도제 시스템은 방송노동자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것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개선의 가능성조차 차단되는 것이다. 이러한 구조가 드라마 제작 현장의 자생적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는 절망에 빠지게 한다.
현장 사람들은 열정과 꿈을 갈아 넣은 이곳에서, 과로와 폭력의 위협으로부터, 퇴출과 비난으로부터 안전하기 위해 겨우 버티고 있다. “원래 이 바닥은 이렇다”, “불가피한 변수다”. 제작사와 방송사의 반복되는 레퍼토리를 들으며.
故이한빛PD가 남긴 것, 그리 처절하지도, 불가능하지도 않은 세상
드라마 제작 현장은 변할 수 있을까? 저자는 최근 국내외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몇몇 긍정적인 사례를 들어가며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드라마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는 정확한 촬영 현장 기획으로 불필요한 시간 낭비 없이 일정이 진행 돼, 섬세하고 밀도 있는 사전 준비만으로도 충분히 개선점이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또한 드라마 현장보다 한발 앞서 표준근로계약서 작성이 현실화된 영화 현장의 사례 역시 살펴볼 만하다. 최근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기생충> 촬영 현장은 표준근로계약서 작성과 실제 근로시간 준수를 지켜낸 것으로 알려져, 제작 현장 개선의 희망이 현실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저자는 ‘원래 그랬던 이 바닥’을 거부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다른 방식으로도 할 수 있다는 생각들이 확산된다면, 드라마 현장을 개선하는 일이 그리 처절하지도, 혹은 불가능하지도 않다고 말한다.
열사도 히어로도 아닌, 그저 평범한 보통의 조연출이었던 故이한빛PD의 폭로는 우리 사회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공감과 연대의식을 불러일으켰다. 한빛센터의 출범 역시 변화를 요구하는 수많은 ‘이한빛’이 모여 이뤄낸 성과였다. 저자는 그러한 공감은 ‘카메라 뒤에 사람이 있다’는 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말한다.
“카메라 뒤의 사람들이 행복해진다면, 형 앞에서도 더욱 당당해질 수 있고, 나 스스로에게도 위안을 줄 수 있다. 그렇기에 언제 끝날지 모르는 여정을 밟으며 오늘도 열심히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만드는 사람이 아프지 않은 드라마를 정말 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가슴에 품고 오늘도 거리에 나선다. 《가장 보통의 드라마》는 드라마 제작 현장의 부조리를 고발하고, 먼저 떠난 형 이한빛PD에 바치는 진혼곡이자 세상에 남겨진 무수히 많은 또 다른 ‘이한빛’에 대한 위로의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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