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송지현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송지현 소설집)

이 책을 읽은 사람

나의 별점

읽고싶어요
13,000원 10% 11,700원

책장에 담기

게시물 작성

문장 남기기

분량

보통인 책

출간일

2019.6.26

페이지

264쪽

#성장 #시절 #어른 #청춘

상세 정보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송지현의 첫 소설집. "좋던 시절을 흘려보낸 이들의 우울한 자화상"을 포착하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소설가 오정희.성석제)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은 등단작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를 포함하여 작가가 7년간 쓰고 다듬은 소설 9편을 한데 묶었다.

송지현은 회고와 추적의 방식으로 '돌아보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작가다. 지나가버린 시절의 번민을 거듭 조망함으로써, 그 불가항력의 경험이 작중 인물들에게 남긴 비의를 섬세하게 짚어낸다. 그렇게 완성된 9편의 에필로그는 우리가 한때 어른이 되기 위해 혹은 사회로 편입되기 위해 겪어야만 했던 체념적 성장통을 떠올리게 한다.

흥미로운 점은 송지현이 무언가를 잃어버리면서 맞이해야 했던 성인식의 경험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시종일관 '바삭하고 건조한' 스타일로 그려낸다는 점이다. 인물들의 불행을 조금도 과장하지 않으면서,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성찰하는 이 젊은 작가의 시선은 오늘날 청년 세대의 막연한 상실감과 자조 섞인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상세 정보 더보기

이 책을 언급한 게시물3

우유집사님의 프로필 이미지

우유집사

@wooyoo

  • 우유집사님의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게시물 이미지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송지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읽었어요
1주 전
0
샤대프린스님의 프로필 이미지

샤대프린스

@apoetofmyheart

2022년 5월 19일 일기를 살펴보자.

"송지현의 책을 챙겼다.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다 읽고 싶어서. 물론 퇴근하고 집에 가서 차분히 읽어도 되지만 난 그저 이 책에 일상을 묻히고 싶었다. 송지현은 "현대의 소설"을 쓰는 작가니까. 마찬가지로 현대를 사는 '나'라는 사람의 일상에 이 책을 묻혀보고 싶었다. 서로가 뒤섞이도록.

송지현에 관해 좀 이야기해볼까. 흥미로운 작가다. 정말이지 "현대의 작가"다. 그가 천착하는 인물들은 뭐랄까··· 너 뭐 돼? 이 말은 요즘 유행이다. 나대는 사람에게, 너 뭐 돼? 대부분의 사람은 실제로 뭐가 안 되기도 하지만, 우리는 스스로에게 너무 엄격해서 뭐 되는 사람도 뭐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만수르 장남 정도가 아니라면. 키득키득. 아, 우리는 남이 나보다는 뭐 안 된다고도 다들 생각하지. 그러니까 이 말은 거의 모든 사람에게 적용된다. 유행할 수밖에 없는 말인 것이다. 다시, 송지현의 인물들에게는 아무도 이렇게 물어보지 않을 것이다. 너 뭐 되냐고. 왜냐하면 그들이 뭐가 아무것도 안 되었고 안 되고 있고 안 될 거라는 사실이 모두에게 자명하기 때문이다···"

*

"생겨나는 것들은 무언가를 멸종시켰다. 하지만 무엇이 멸종되었는지는 아무도 기억하지 못했다. 그것들은 다시는 들여다볼 수 없는 기억의 퇴적층에 묻혀 사라졌다."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 227쪽)

맨 마지막에 수록된 작가의 등단작은 위와 같은 문장들로 마무리된다. 스포라고? 아니다··· 내 생각에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작품은 바로 저 문장들로부터 시작한다. 하나도 뭐가 안 되어서 아무도 그게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송지현의 소설에 있으니까.

작품마다 배경도 다르고, 느낌도 다르고, 오소리도 사람으로 등장하고, 좀비가 된 아버지도 등장하고, 어느 것은 현실적이면서도 어느 것은 환상적이고··· 이렇게 아홉 편 모두가 개성 넘치는데도, 읽다 보면 내 마음은 비슷한 방식으로 자꾸 아려··· "인생 자체가 시체 없는 사건 같"아서 "그냥 계속 졸"리고 "잠만"(198쪽) 온다는 오소리의 말을 들으면서. "아버지, 우리는 서로에게 모두 다른 괴물이야. 어떻게 완벽할 수 있겠어." (108쪽) 좀비 아빠에게 딸이 건네는 말을 들으면서.

하나로 꽉 묶여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소설집을 좋아하는데, 간만에 그런 책을 읽었다. 아홉 편을 따로 읽었을 때보다, 한 번에 한 권의 책으로 읽을 때 분명 뭔가 더 좋은 그런 책. 뿐만 아니다. 나는 송지현에 완전히··· 빠져버렸지. '송지현 월드'에 단단히 발이 묶인 것이다.

*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말하자면, 며칠 내내 송지현에 빠져 살았다. 전작주의 ON. 두 번째 소설집을 읽었고 너무··· 좋았고, 산문집을 읽었고 너무··· 너무··· 좋았다. 해서 33-35 감상은 특별히 송지현 특집으로 준비했다. 세 권 다 책에서 파란색 느낌이 나는 게 재밌다. 표지에도 파란색이 들어 있기도 하고. 아무튼··· 송지현 월드에 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송지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2022년 5월 25일
0
표한솔님의 프로필 이미지

표한솔

@pyohansol

작가님 에세이를 보고 읽게 되었습니다
빨대에 관한 이야기를 재미 있게 읽었고
다음 작품도 기다려집니다
동해일기도 추천드려요~~!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송지현 지음
문학과지성사 펴냄

👍 고민이 있을 때 추천!
2022년 1월 10일
0
집으로 대여
구매하기
지금 첫 대여라면 배송비가 무료!

상세정보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송지현의 첫 소설집. "좋던 시절을 흘려보낸 이들의 우울한 자화상"을 포착하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소설가 오정희.성석제)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은 등단작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를 포함하여 작가가 7년간 쓰고 다듬은 소설 9편을 한데 묶었다.

송지현은 회고와 추적의 방식으로 '돌아보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작가다. 지나가버린 시절의 번민을 거듭 조망함으로써, 그 불가항력의 경험이 작중 인물들에게 남긴 비의를 섬세하게 짚어낸다. 그렇게 완성된 9편의 에필로그는 우리가 한때 어른이 되기 위해 혹은 사회로 편입되기 위해 겪어야만 했던 체념적 성장통을 떠올리게 한다.

흥미로운 점은 송지현이 무언가를 잃어버리면서 맞이해야 했던 성인식의 경험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시종일관 '바삭하고 건조한' 스타일로 그려낸다는 점이다. 인물들의 불행을 조금도 과장하지 않으면서,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성찰하는 이 젊은 작가의 시선은 오늘날 청년 세대의 막연한 상실감과 자조 섞인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출판사 책 소개

“이것을 성장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바삭하고 건조해지는 것 말이야.”

한없이 자유롭고 특별히 고귀해지고 싶었던 시절을 떠나보내며


201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송지현의 첫 소설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문학과지성사, 2019)가 출간되었다. “좋던 시절을 흘려보낸 이들의 우울한 자화상”을 포착하여 “모든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소설가 오정희?성석제)를 만들어냈다는 평을 받은 등단작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를 포함하여 작가가 7년간 쓰고 다듬은 소설 9편을 한데 묶었다.
송지현은 회고와 추적의 방식으로 ‘돌아보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작가다. 지나가버린 시절의 번민을 거듭 조망함으로써, 그 불가항력의 경험이 작중 인물들에게 남긴 비의를 섬세하게 짚어낸다. 그렇게 완성된 9편의 에필로그는 우리가 한때 어른이 되기 위해 혹은 사회로 편입되기 위해 겪어야만 했던 체념적 성장통을 떠올리게 한다. 흥미로운 점은 송지현이 무언가를 잃어버리면서 맞이해야 했던 성인식의 경험을 호들갑스럽지 않게, 시종일관 ‘바삭하고 건조한’ 스타일로 그려낸다는 점이다. 인물들의 불행을 조금도 과장하지 않으면서,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성찰하는 이 젊은 작가의 시선은 오늘날 청년 세대의 막연한 상실감과 자조 섞인 태도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므로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는 우리가 지금-여기에 이르기까지 감내해야 했던 인생의 마디들을 되짚어보는 진귀한 경험이 될 것이며, 그 시기를 웃으면서 안타깝게 떠나보내는 또 한 번의 성인식이 될 것이다.

송지현의 소설은 우리를 웃겨주고 울려주며 자리에서 일어나 샤워를 하게 만든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치유하게 만든다._박상영(소설가)

비전 없는 나날에도 엄연히 존재하는 웃음과 슬픔, 그런 소소한 삶의 기척들을 포착하고자 하는 송지현의 소설이 나는 진솔한 리얼리스트의 선택처럼 보인다._신샛별(문학평론가)

불가항력의 성장을 돌아보는 방식으로

송지현의 작품 속 인물들은 어느 날 불현듯이 ‘한 시절의 끝’과 마주하는 상황에 처한다. 그때 이들은 당황하거나 슬픔에 잠겨들지 않고 과거의 시간과 함께 자신이 무엇을 유실하게 되었는지를 골똘히 살펴본다. 자유와 혼란의 펑크punk 정신을 버리고, 규칙과 질서의 현실로 진입해가는 과정을 담은 「펑크록 스타일 빨대 디자인에 관한 연구」의 주인공도 그러하다.

나를 제외한 모두가 진지했다. 무섭도록 고요한 시험장에서 나는, 이것이 나의 인생이고 연습 따위는 없다는 것을 어렴풋이 깨달았다. (p. 207)

수능 시험장에서 난생처음 현실의 냉혹함을 마주한 ‘나’는 마치 고향을 찾듯 클럽으로 달려간다. 그곳에서 거리의 명물인 ‘빨대맨’을 만나 계시와도 같은 이야기를 듣는다. “펑크의 시대는 끝났네.”
이러한 정황은 표제작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에서 “시절의 완성”이라는 제목의 자전적 페이크 다큐멘터리를 찍으려는 인물들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그들은 K의 자취방에 모여 허송세월하는 방식으로, 영화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시절의 완성’, 즉 ‘성장’을 미룬다. 머리를 붉은색으로 염색하고 이성을 쫓아다니며 소설을 습작하거나 자살을 꿈꾼다.

에필로그의 방식으로 말하자면, 사실 K의 자취방은 1층이었고, 창문은 아주 작았다. 사람이 통과할 수 없을 정도로 아주, 아주, 작았다. 그곳에선 아무도 자살할 수 없었을 것이다. (p. 62)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유예는 지속되기 어렵다는 것을, 현실로부터 빠져나가기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작가는 소설 말미에 담담하다 못해 산뜻한 어조로 명시한다. 그러면서 작중 인물들이 추구하는 죽음이 그저 무책임한 회피나 항복 선언이 되지 않도록, 죽음을 감내하는 방식으로 생의 연장이 가능해지는 역설을 보여주기도 한다.

라면이 익는 3분 동안 나는 내가 언제쯤 죽을 수 있을까 생각했다. 물론 실업도 실연도 하지 않았을 때여야 했다. 그러니까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안정적인 궤도에 오른 뒤여야 하는 것이다. 어쩌면 영원히 살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나는 컵라면을 후룩댔다. 몸이 따뜻해졌고, 면도칼 따위는 잊은 채로 편의점을 나설 수 있었다. (p. 182)

‘죽음’ 이후에 시작되는 에필로그의 삶

송지현의 소설에서 죽음은 상시적으로 찾아오는 현상이다. 자살이든 사고사든 의문사든 거의 모든 소설에 죽음이 등장하는데, 그렇게 산재하는 죽음은 너무 평범하게 다뤄져 마치 사건조차 될 수 없는 듯하다.
「선인장이 자라는 일요일들」에서 사춘기에 접어든 언니의 자살 기도에 대한 가족들 반응 또한 그렇다. 가족들은 언니의 방황을 “축축하게 젖어버리는 어느 한 시기”쯤으로 여기고 “저러다가 사람 돼서 나오겠지” 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긴다. 마치 죽음 충동이란 누구나 한 번은 겪는 통과의례라는 듯이 말이다. 여기에는 성장통이란 그리 특별한 일이 아니어서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삶의 의지가 회복된다는 작가의 경험적 확신이 어려 있다.

사이클 머신의 페달을 꾹 밟았다. 아무 데로도 나아가지 않는, 조금은 이상한 자전거였다. 그러나 삶에 도움이 되는 것은 오히려 이런 것들이다. 나는 한 발 한 발 순서대로 번갈아 페달을 밟았다. 진화하는 느낌이었다. (p. 184)

어쩌면 송지현에게 죽음이란 새로운 탄생으로, 체념을 통해 어른의 삶으로 나아가는 성인식의 또 다른 이름이 아닐까. 그러므로 『이를테면 에필로그의 방식으로』는 어느새 성장을 마친 우리가 무심코 지나쳐온 시간들을 되돌아보게 만드는, 그리하여 남은 생을 기꺼이 살아가도록 북돋워주는 고마운 소설이다.

무제한 대여 혜택 받기

현재 25만명이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어요

나와 비슷한 취향의 회원들이 작성한
FLYBOOK의 더 많은 게시물을 확인해보세요.

지금 바로 시작하기

플라이북 앱에서
10% 할인받고 구매해 보세요!

지금 구매하러 가기

FLYBOOK 게시물이 더 궁금하다면?

게시물 더보기
웹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