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빌려서 이 책을 읽을 수 있었다. 갑자기 종교 관련 책을 읽고 싶어서 친구에게 추천을 받다가 읽어보라고 받은 책이었다. 친구가 책을 주면서 주인공만 불쌍하다고 거듭 강조했는데 빌린 책이라 이틀 안에 읽을 수밖에 없었다.
우선 한국을 배경으로 하다보니 친밀감이 들면서도 괜한 이질감이 든다. 본래 종교를 그리 좋아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시골 마을의 교회 목사인 김정균, 그리고 무속인인 월수보살과 그녀의 딸 묘화의 존재가 꽤 눈에 거슬렸다. (그 외에도 종교와 관련된 인물/사건/배경 등이 등장한다.)
우선 전체적으로 매우 웹소설스럽다. 내용에 무게가 없고 가볍다. 작가는 책보다는 웹툰 제작을 바랐던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딸의 이름이나 책의 분위기, 인물들의 말투나 행동들을 보면 잘 쓴 소설과는 꽤 거리가 멀었다. 후반 결말은 아예 이해가 안돼서 이해를 포기하고 읽어내렸다. 추리라곤 전혀 없는 소설. 본래 잘 짜여진 미스터리 소설엔 의도하지 않았든, 의도를 했든 추리가 하나 정도는 들어가 있는 법이지만.
친구는 이 책을 4개월 동안 읽었다고 했다. 400페이지의 짧을 책을. 왜냐고 물으니 재미가 없어서 그때 당시엔 평생 못 읽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더라. 버킷리스트에도 적어 놓았다며 내게 보여주었다. 그만큼 읽는 게 간절했다고.
그 말을 듣고 설마 했는데 읽는 게 꽤 버겁긴 했다. 마을 사람들이 거의 다 몰살 당하는데 정말 역겹게 죽인다. 죽는 과정을 묘사해 주는데 너무 극적으로 죽는다. 특정 동물에게 트라우마가 생길 정도. (마을 주민이 아닌 이도 죽어나간다.) 그리고 주인공이 너무 불쌍하다. 친구 말이 맞았다. 이용 당하고 속이고 아파하다가 결국엔 아멘을 중얼거리며 고통에 젖은 최후를 맞는다.
리뷰만 보면 이해가 안될 수 있겠지만 직접 읽어보면 좀 다르다. 친구는 이 책에 1점 정도의 평점을 주었지만 친구 역시 주인공인 김정균의 마지막 아멘에서는 꽤 안타까웠다고 말해주었다.
나도 사람인지 책을 읽으며 특정 인물한테 화가 난 적도 있는데 그때마다 그 대사 아래에 적힌 친구의 욕을 보고 피식거리며 웃어댔다. (ㅎ...) 애도 나랑 비슷했구나 싶어서.
쌍욕이 적힌 대사도 있었고 '에구'라고 적어둔 곳도 있었다. 책을 읽으면서 친구의 생각까지 엿볼 수 있어 꽤 신선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나는 이 책을 추천한다.
물론 100% 완벽한 건 아니다. 하지만 친구는 12% 완벽하다고 말할 때, 나는 76% 정도 완벽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친구는 아멘을 외치는 정균의 대사에 빨간색 인덱스를 붙여 놓았다. 그곳에 내가 'ㅠ' 하나를 적어 주었다. 걔가 발견할 수 있으려나? 발견하면 정말 재밌을 것 같다.
아무튼 꽤 나쁘지 않았다. 김정균이 너무 불쌍한 걸 제외하면 말이다. 부모에게도 배신 당했으니 할 말 다 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