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과학, 사회과학 전공자로 구성된 지적 향유의 결정판. 수학, 화학, 전자공학, 기계공학, 컴퓨터과학, 물리학, 천문학, 언어학, 심리학, 문학, 역사, 법학까지, 작가들이 공부한 전공만 X개이다. 여기에 주물공장 경력의 작가가 가세해 특유의 냉철한 사회 비판을 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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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텅 빈 거품 내용 요약
『텅 빈 거품』은 한국 SF 문학의 현재를 보여주는 다섯 명의 작가(김창규, 김보영, 정소연, 듀나, 배명훈)가 엮어낸 단편집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미래의 기술적 진보를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기술이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관계에 어떤 균열을 내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우리가 느끼는 허무와 고독을 어떻게 마주해야 하는지를 집요하게 파고듭니다. 🫧
책의 표제작을 포함한 모든 수록작은 제목인 '텅 빈 거품'이 암시하듯, 화려해 보이지만 실상은 속이 비어 있는 현대인의 삶과 그 속에서 발견되는
토피아 단편선2. 텅 빈 거품 (디스토피아)
전혜진, 김창규, 정도경, 김동식, 해도연
(20.08.22-20.08.23)
SF소설을 읽는다는 건 가보지 않은 캄캄한 어둠 속을 더듬거리며 걷는 것. 화자가 사람이란 법은 없어서.
전혜진 - 언인스톨
유리한테 왜 반말도 아닌 존댓말을 쓰지 말라하는 걸까의 의문으로 시작. 네트워크에 살아있는 조상이라면 그 사람의 의식복제는 영혼을 복제한 걸까.
읽으면서 왠지 생크림 딸기 쉬폰케이크 맛이 생각났다.
5%. "나한테 존댓말 쓰지 말랬지."
9%. 그렇게 조상은 그저 피상적인 존재가 아닌, 네트워크에서 영생하며 우리 곁에 계속 머무르는 존재가 되었다.
10%. 그 「조상들」은, 그런 것을 두고도 “딱히 아이에게 해를 끼친 것도 아니고, 우리가 좋아하는 가수의 이름을 붙인 것뿐인데 뭐가 문제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13%. 낡은 몸을 버리고 네트워크에 의식을 업로드하여 영원히 살아가는 기술이 나타났다.
하지만 「조상들」은 요구 사항이 많았고, 질투가 심했으며, 자주 토라졌다. 자기들보다 풍요로운 세상을 살게 된 후손들을 미워하고 질투하고, 자신들의 한물간 취향을 언제까지나 강요했다
명절마다 합리적인 형태의 공경을 요구했다. 이를테면 사이버 머니 같은 것 말이다.
15%. 사람의 모습은 여전히 그냥 사람일 뿐이었다. 신을 닮아가는 것도 아니고, 일부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지만 대부분은 여전히 지난 세기, 지난 밀레니엄의 실수를 반복하면서, 그저 살아갈 뿐이다.
17%. 살아 있는 동안 충실히 살아가고, 숨이 멎는 그 순간 인생을 끝내려고 했는데, 아직 산 채로 「조상들」이 멋대로 의식을 끄고 업로드하고 빼돌려버린다.
18%. 나는 내 손으로 목숨을 끊으려 했던 열일곱 살 9개월에 영원히 박제된 채로, 길고 긴 임사 체험 속을 헤매고 있었다.
21%. 남아 있는 것은 300년 동안 정체된 문화와, 산 사람들의 권리 위에 죽은 사람들의 장난질이 놓여 있는 미친 시대일 뿐이다.
나는 여전히 열일곱 살이고, 유리에게 나는 나이 들지 않는 친구였다.
22%. 불안으로 흔들리는 그 애의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언제나 이 세계의 다른 레이어에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던 그 아이를. 나의 혈연을, 지금까지 남아 있는 나의 유일한 친구를.
23%. 서기 2286년 1월, 유리의 열여덟 번째 생일을 두 달 앞두고, 그렇게 나는 죽은 자들의 세계를 닫아버렸다.
김창규 - 벗
적국이라 하니까 당연히 다른 나란줄 알았지. 다른 나라는 맞지만..이 조국이 북한 같은 곳이라 생각했다.
팽행우주의 행성을 침략한다니.
34%. 국민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서 14계급으로 나뉘어 나라에 봉사했다.
40%. 그는 방 안을 돌아다니며 벽을 두드리더니 심지어 옆에 서 있던 부하의 어깨를 때려가며 웃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무언가 깨달은 것처럼 웃음을 거두었다. 그는 현추에게 다가오더니 탁자 모서리에 걸터앉았다.
심문자인 동시에 평행우주의 현추인 인물이 말했다.
정도경 - 너의 유토피아
너의 유토피아. 비생물 자동차는 무엇을 위해 달려가고 무엇을 위해 314와 있던 걸까.제일 쓸쓸한 이야기였다.
너의 유토피아는. 7.
42%. “너의 유토피아는.” 뒷좌석에서 그가 속삭인다.
“1부터 10까지 수치화한다면, 너의 유토피아는.”
“오늘은 8이야.”
그는 처음 만났을 때부터 고장 나 있었다. 일련번호 314.
44%. 나는 전력을 아끼기 위해 전조등을 끈다. 어둠 속에서 그가 속삭인다. "1부터, 10까지……."
나는 그렇게 그와 함께 어둠 속에 웅크리고 해가 뜨기를 기다린다.
45%. 뒷좌석에 인간의 형태를 하고 인간의 목소리로 말하는 무언가가 놓여 있다는 사실은 나에게 위안이 된다.
45%. "1부터 10까지…….” "지금은 1이야.”
내가 대답한다. "해가 뜨면 10이 될 거야."
45%. "녹슨 표면의 붉은색을 보면서 나는 강렬한 거부감을 느낀다. 인간들이 ‘공포’라고 이름 붙인 감정이다.
57%. "전력량이 충분하니까 내일은 멀리까지 갈 수 있어. 널 충전할 곳을 꼭 찾아낼 거야."
58%. 물론 314는 인간이 아니다. 그러므로 추위를 느끼지 않는다. 그러나 영하의 추위 속에 방치되기보다는 조금 난방을 해서 실온을 유지하는 쪽이 그의 하드웨어를 보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충전할 곳을 찾아낼 때까지, 그의 얼굴에 불빛이 돌아올 때까지, 나는 그를 가능한 한 최적의 상태로 보존하고 싶었다.
김동식 - 두 행성의 구조 신호
62%. "그래. 이해는 할 수 있겠다. 생명은 한계가 있어도, 기록은 영원하니까."
66%. "어차피 서로가 같은 종이었는데 왜 그런 전쟁을 한 걸까……. 서로를 멸종시킬 정도로 엄청난 증오의 전쟁을 말이야." 프레드가 씁쓸하게 말했다.
"원래 하나였다고 해도, 갈라지면 남이야. 행성과 행성의 거리만큼 마음도 멀어진 거겠지. 서로를 보그나르인, 카느다르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하면서 그들은 진짜 다른 종족이 되어버린 거야."
67%.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러니까 우리 지금부터 보험 사기를 치자는 말입니다. 행성 규모의 보험 사기를 말입니다.」
해도연 - 텅 빈 거품
항상 마지막 이야기가 제일 어렵더라고요.
68%. 파란 액체 속을 떠다니던 동그랗고 얇은 금속이 짧고 강하게 진동했다. 금속 주변에서 눈송이 같은 하얀 결정이 생겨나더니 어느새 결정은 금속을 뒤덮고 주변으로 퍼져나갔다. 날카롭지만 부드러운 결정은 파란 액체를 빠르게 잠식하며 열을 쏟아냈다. 액체는 순식간에 사라지고 뜨겁고 하얀 결정만이 공간을 차지했다.
상미는 달아오른 손난로를 조심스럽게 주물렀다.
70%. 그리고 약간의 설렘이 섞인 묘한 기분이 상미를 자극했다. 왜 설렘이 묻어 있을까. 다시 만나면 죽여버리겠다고 몇 번이나 다짐했었는데.
76%. "세계정부의 하찮은 양심이기도 해. 인구수를 줄이기 위해 분쟁과 질병을 일으켰고 교육을 망가뜨렸지만, 자기들이 살아남기 위해서 한 일은 아니었다는 거지. 내가 받을 수 있는 건 딱 혼자 살다 죽을 만큼의 자원과 유토피아 바깥의 작은 집 정도야."
78%. 상미가 느낀 건 애틋한 설렘 따위가 아니었다. 절박한 설렘이었다.
79%. 언제나처럼 전쟁의 진짜 이유는 일부만이 알고 있었다.
91%. 노아의 방주라. 상미는 살짝 웃음이 나왔다. 위대한 존재가 일부러 일으킬 홍수를 앞두고 자비의 손길을 베푸는 노아의 모습이 떠올랐다. 노아는 스피어를 만든 존재일까. 아니면 프록시만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