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의흐름 출판사의 '카페 소사이어티' 시리즈. 접때 읽었던 신유진의 『몽 카페』(2021)는 카페 손님이 쓴 에세이였다면, 오늘 읽은 이미연의 책은 카페 직원이 쓴 에세이, 카운터 너머의 이야기다. 요식업 알바를 해보았지만 카페 알바는 아니었던 터라, 알 듯도 하고 모를 듯도 한 카페 직원의 노동기(記). 그가 일한 카페가 한국에 있지 않고 미국 브루클린에 있었기 때문에 더욱 흥미로웠다. 접해보지 못한 두 세계가 겹치는 부분을 가만히 들여다보는 게 좋았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햇수로 5년간의 성실한 기록.
"내가 한 것은 커피를 만들어 건넨 것밖에 없는데, 이토록 매력적인 사람들이 내 삶에 들어와 일부가 되는 것도 모자라 그들의 호의까지 입고 있으니 과분함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166-167쪽)
시간을 체감할 때면 매번 그렇듯 '어느덧' 내 삶의 일부가 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 카페에서 커피 만들어 파는 일을 하지만 그것만이 일의 전부일 수 없다. 이건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기도 하니까. 새롭게 등장했다 퇴장하는 손님도 있고, 2015년에도 2019년에도 똑같이 등장하는 단골도 있고. 해서 책의 마지막에 작가가 퇴사할 때 나도 무척 슬펐다. 책 한 권 읽었다고 그새 정이 들어버리는 것이 사람인데, 작가는 오죽했을까.
"그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리카락 떨구듯 자기 삶의 이야기를 카운터에 놓고 갔다. 그리고 나는 그들이 떨어뜨린 이야기들을 한 올 한 올 집어 올려 일기장에 끼워놓았다." (222-223쪽)
작가는 그들이 무심코 떨어뜨린 삶의 조각들을 차곡차곡 쌓기로 한다. 켜켜이 쌓인 조각들들이 글이 되고 책이 된다. 로스팅한 원두의 향기를 풍기는 글. 카페에 가고 싶게 하네. 누구보다 고맙고 반가운 목소리로 인사하며 동네 카페 문을 활짝, 열고 들어가고 싶게 한다.
<서평>
- 뉴욕 브루클린의 카페에서 4년간 근무한 작가님의 카운터 일기. 카운터를 사이에 두고 일어나는 근무자와 고객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아무래도 외국인을 대하며 카페 일을 하는 것이기 때문에 (영어에 취약한 나는) 괜히 상황을 그려보며 작가님이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다양한 고객들을 만나며 일어난 에피소드들을 읽으며 금세 완독했던 책이다. 카페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던 경험이 있기에 공감하며 읽었다. 커피에 대한 지식도 알아갈 수 있다. 아르바이트 경험이 있어 책을 읽으며 동의하거나 ‘이런 손님도 있다고?’라며 의아한 감정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문장 공유>
- ‘그래. 일 못하는 건 괜찮아. 이기적인 성격은 남이 고쳐줄 수 없지만, 일을 못하는 건 배우면 되는 거니까’라며 자신을 달랠 수 있었다.
- 남의 돈을 받아서 먹고 입고 자면서 그 돈 앞에서 초연해질 수 있다고 믿은 것은 오만한 착각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