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후기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인 《춘분 지나고까지》는 평범한 청년 게이타로를 중심으로,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의 일상과 내면의 고민을 잔잔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낸 소설입니다. 📖
이야기는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게이타로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분투하는 과정으로 시작합니다. 그는 특별한 재능이나 대단한 야망을 품은 인물은 아니지만, 그렇기에 더욱 독자들에게 친근하고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게이타로는 모리타라는 인물을 통해 알게 된 스구로와 같은 지식인들의 삶을 엿보게 됩니다. 그
-소세키가 눈물을 쓸 때면 항상 손쓸 도리도 없이 당하고 만다.
-각각을 떼놓고 봤을땐 별로 상관 없을 수도 있지만, 춘분-행인-마음 셋 다 모두 비슷한 구조로 끝나는(알 수 없는 인물=>그 인물의 미스터리를 스스로 혹은 제3자가 설명해주면서 마무리) 것이 눈에 보여서 아쉬웠다.
-책을 온라인으로 시켰는데 띠지가 없었다. 표지 글이 뭔 의미일까 싶어 띠지를 검색해 봤더니 작중에 나오는 다음 구절이었다.
"자신의 마음을 빼앗는 훌륭한 사람이나 아름다운 사람이나 자상한 사람을 찾아내지 않으면 안 된다."
자아가 너무 깊어서 스스로를 갉아먹고 있는 스나가를 보고 마쓰모토가 꺼낸 이야기이다.
마쓰모토는 같은 맥락에서 스나가가 안을 향하지 말고 밖을 향해야 한다고도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작중에서 드러나듯 보편적인 조언이 아니고 자신과 정반대인 스나가에 알맞은 충고로써 건넨 말이다. 책을 읽고 나서 각자 자신이 마쓰모토와 스나가 중 어떤 인간형에 가까운지 고민해보면 좋을 것 같다.
- 문제인물들이 보편적인 갈등을 보여주지 않는다. 많은 소설은 설사 미친 인물이 주인공이라 해도 그가 겪는 갈등은 보통 사람들에게 적용 가능한(모든 사람들에게 존재하는 일부를 과장한) 것으로서 나타나고, 그 갈등에서 느끼는 점들이 독자에게 메시지로서 기능할 수 있다. 그런데 스나가와 치요코는 이미 특수한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소세키는 거기서 한 번 더 우연한 속성(둘의 성격의 차이로 인해 함께여도 행복할 수 없음)을 부여해 버림으로서 둘의 갈등관계를 굉장히 우연한, 현실관계에 쉬이 적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들어 버린다.
이런 특징으로 소세키가 의도한 바가 무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결국 갈등 안에서 메세지를 찾으려 집중하기보다 갈등 자체를 미학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비밀이 풀렸을 때의 아름다움 등) 작품의 맛을 느끼기 위한 길이 아닐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