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룡소 클래식 시리즈 40권. 1735년 아일랜드의 출판업자 조지 포크너가 스위프트의 의도를 반영해 출간한 <걸리버 여행기> 개정판 판본을 기준으로 어린이책 전문 번역 집단인 햇살과나무꾼이 원작의 맥락과 느낌을 충실히 살려 완역해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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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리버 여행기 Content Summary
걸리버 여행기는 아일랜드 작가 조너선 스위프트(Jonathan Swift)의 대표작으로, 비룡소에서 2007년 6월 30일 김석희 번역으로 출간되었다(ISBN: 9788949141206). 원제 Gulliver’s Travels (1726)인 이 304쪽 분량의 소설은 18세기 풍자 문학의 걸작으로, 외과의사이자 선장인 렘뮬 걸리버의 네 차례 기묘한 여행을 통해 인간 사회의 부조리와 허위를 비판한다. 1667년 더블린에서 태어난 스위프트는 성직자이자 정치 논객으로, 영국
풍자는 신랄했고 상상력은 대단했지만 걸리버가 조나단 스위프트와 별개의 인격이라는 걸 감안한다 하더라도 걸리버와 그의 모험과정을 통해 보여지는 그 창조자의 깊이는 몹시도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어린왕자>, <갈매기의 꿈>과 함께 <걸리버 여행기>의 위대함을 말씀하셨던 고등학교 시절 선생님을 이전처럼 대단하게 떠올리지 못할 것이란 사실이 새삼스럽다.
아일랜드 출신의 성직자로 영국 국교회 내에서 차별을 겪어야 했던 조나단 스위프트가 인간을 욕망으로 가득 찬 동물로 그려낸 소설로써 <걸리버 여행기>는 주인공인 걸리버가 소인국과 거인국, 천공의 섬과 휘넘국 등을 여행하는 동안 인간의 부정적 측면들과 혐오스러울 정도의 추악함을 전면에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과연 인간이 조나단 스위프트, 아니, 걸리버가 말하고 있는 것처럼 추악한 것이었던가. 물론 조나단 스위프트야 소설 속에 꾸준히 긍정적 인간형을 등장시키며 걸리버와 자신의 일치를 부인하고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소설 전반에 흐르는 인간혐오의 분위기는 과연 근거가 있는 것인가. 나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분명 인간의 추악함이 당시 영국의 정치인들과 그들의 정책에서 엿보인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는 없지만 조나단 스위프트가 걸리버의 입을 빌려 법과 정치, 전쟁 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과연 온당한 비판일 수 있느냐엔 의문이 남는다. 그는 합리적 논거를 들어 당대 인간들의 추함을 증명하고 드러내는 대신 일부의 악행을 지나치게 확대하여 인간 일반과 동일시하고 스스로의 부족한 통찰력에도 불구하고 자신에게 불리하게 작용했던 당대의 제도를 거의 무조건적이고 일방적으로 풍자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소설 자체의 진행에 있어서도 그는 인간사회를 거의 열등하게 보이게 할 만큼의 이상적인 사회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면서도 휘넘국의 말들을 그저 이상적이라 규정하고 있을 뿐이어서 관객들로 하여금 걸리버와의 심한 괴리감을 느끼게 만들고 있다. 스스로 현재의 인간사회 이상의 사회를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자신이 실생활에서 느낀 좌절감을 바탕으로 현재사회의 추한 모습을 마치 그 게 전부인양 이야기하는 작자의 태도는 내게 소인국의 그것 만큼이나 역겹게 느껴졌다.
자신의 부족한 통찰과 이해력을 생각하지 않고 그저 인간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에 제일의 가치를 두고 있는 그의 태도가 나는 몹시도 실망스러웠던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는 인간은 물론이고 당대의 정치상황과 사회구조에 대해서도 깊은 이해를 갖지 못했던 인간에 불과하고 이 소설은 그런 원작자의 한계가 고스란히 투영된 반쪽짜리 풍자소설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분명 조나단 스위프트의 상상력과 비판능력은 상당한 수준이었으나 그건 이 책이 가진 단점들을 모두 메울만큼 대단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실망하였다.
그리고 작자의 허락을 받지 못한 소설의 동화화는 절대 허용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이 완역판 소설을 읽기 전까지 나는 <걸리버 여행기>를 그저 소인국과 거인국을 여행한 한 인간의 동화적 여행기라고만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얼마나 당혹스런 기분을 느껴야 했는지 굳이 여기에 적지 않아도 이해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소설을 동화화하여 아이들에게 읽히는 것은 원작자인 조나단 스위프트에 대해서 뿐아니라 동화를 읽는 아이들에 대한 기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