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박힌 표지문장 때문에 읽기로 결심한 책. 문장 하나하나에서 산에 대한 작가의 순수한 열망이 느껴진 책. 덕분에 책을 읽는 내내 상쾌한 공기를 마시는 기분이 들었다. 한편으로는 순수하게 좋아하는 무언가가 있는 작가의 삶이 부러웠다. 나도 전역 후에 산을 온전히 느껴보는 기회를 가져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 난 등산을 끔직히도 싫어했다. 다시 내려올걸 뭐하러 올라가나 하는 그런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몇해전 다이어트를 위해 집 근처 안산에 오르기로 했다. 거기서 느끼는 기쁨이란!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 계절에 따라 피는 꽃을 보기도 하며 단풍드는 모습도 좋았다. 그러다 길을 잘 못 들어 헤매기도 했지만 다녀오면 기분이 좋았다. 내가 다닌건 등산이라하기엔 우습지만 산에 다니는 사람들 마음을 조금을 알게 된 것 같았다. 이 책은 등산인의 마음을 알게 해 주는 책이다. 처음엔 호기심에서 시작하여 국내산에서 히말라야 원정까지, 그 뒤엔 산악 마라톤까지. 지금도 달리고 있는 그녀. 대단하고 자랑스럽다.
⠀
🔖 내 의지를 따라 내가 원하는 길을 선택했다는 자신감, 어쩌면 산을 핑계로 일상으로부터 도망쳤다는 자괴감, 이 두 가지 극을 달리는 감정을 오고 가며 괴로울 때마다 나를 일으켜 준 건 자기 자신과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이었다. 어쩌면 나처럼 무언가를 포기하고 왔을지도 모를 사람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느리고 더뎌도 정확하고 분명한 보폭으로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는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동안 무너졌던 나의 자존도, 새로운 삶을 향한 의욕도 다시 차오르는 듯했다.
⠀
🔖 그동안 수많은 계획 아래 내가 가진 능력치와 한계치를 가늠하며 리스크가 적은 쪽에, 가능성이 좀 더 기우는 쪽에, 좀 더 안전한 쪽에 패를 던지고 살아왔다. 그러나 산이라는 공간에서는 그러한 저울질이 무의미하다. 내가 계획한 대로 되지 않는 것, 모든 일들이 예측한 대로 이뤄지지만은 않는 것, 그래서 좌절하고 실패하는 것이 산에서는 훨씬 더 자연스럽다.
⠀
🔖 그는 산행의 본질은 정상을 오르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고난과 싸우고 그것을 극복하는 데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