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국』(ISBN: 9788931003901)은 일본 작가 가와바타 야스나리(Yasunari Kawabata)가 1935~1947년에 걸쳐 완성한 장편소설로, 2003년 문예출판사에서 김난주 번역으로 한국어판이 출간되었다. 📘 약 200쪽 분량의 이 작품은 가와바타의 대표작으로, 1968년 그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일본 니가타현의 설원 마을 에치고유자와를 배경으로, 도쿄의 예술가 시마무라와 온천 마을의 게이샤 고마코, 그리고 그녀와 얽힌 소녀 요코의 애틋하면서도 비극적인 관계를 서정적이
이 소설에는 인물과 배경은 있지만, 이렇다 할 만한 사건이 없는 것이 특색이다. 따라서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는다. 사건이 없으므로 이야기 줄거리가 없고, 이야기 줄거리가 없으니 자연히 소설로서의 일정한 진행 형식이 없다. 이런 점에서 이 소설을 두고 '플롯의 부재'라고도 한다. 그저 설국 의 풍물과 심리의 변화만으로 작가가 그리고자 한 심리의 세계, 또는 어떤 상징의 세계를 암시 환기만 하면 그만인 것이다.
시마무라와 고마코의 사랑 이야기.
시마무라는 유부남인데 요즘으로 치면 회피형인 남자다. 고마코는 게이샤이지만 내면에 순수함을 지니고 있는 듯이 보인다. 그래도 시마무라한테 하는 짓을 보면 태생부터 여우이긴 한 것 같다. 책을 읽다 보면 변덕도 심하고 앙탈도 심하고 애교도 장난아니고, ‘저래야 남자를 꼬시는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회피형답게 시마무라는 고마코가 다가오면 멀어지고,
시마무라는 고마코를 진심으로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만, 동시에 고마코와의 관계를 자신의 삶을 걸고 책임질 사랑으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고마코는 시마무라에게 “좋은 여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니었다.
“특별한 여자”이고 싶었던 거다.
그런데 시마무라가 무심코 던진 “좋은 여자”라는 말이 오히려 그 둘 사이의 한계를 드러내버렸다.
시마무라: “너는 참 좋은 여자야.”
고마코가 듣는 것: “너는 참 좋은 여자야. 하지만 나는 너와 함께 살 남자는 아니야.”
시마무라는 진심으로 고마코를 좋게 생각하지만 그 진심이 고마코가 원하는 종류의 사랑과는 다른 진심이었다.
그래서 고마코가 말하는 “슬퍼”는 단순한 오해의 슬픔이 아니라, “나는 당신에게 이렇게까지 마음을 줬는데,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방식은 내가 바라는 것과 다르구나”라는 슬픔이다.
시마무라는 고마코를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좋아하지만 바로 그 ‘좋아함’이 고마코에게는 충분하지 않은 것이었다.
괴롭다는 것은 나그네에게 깊이 빠져들 것 같은 불안감에서일까? 또는 이러한 때에 참고 견뎌야만 하는 안타까움에서일까?
이번에 돌아가면 이젠 절대로 이 온천에는 올 수 없으리라는 느낌이 들었다. … 시마무라는 깜짝 놀라며 이젠 여기를 떠나지 않으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