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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증권투자이론의 아버지이자 가치투자의 태두로 불리는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투자자>가 미국의 투자 저널리스트인 제이슨 츠바이크의 생생하고 풍부한 시장 사례와 분석과 함께 새롭게 출간되었다. 제이슨 츠바이크가 각 장별로 첨부한 사례와 분석은 최근의 미국 금융시장 상황을 훌륭히 접목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의 투자가들에게 고전이 지니고 있는 통시대적 메시지를 깊이 맛볼 수 있는 색다른 즐거움을 준다.

특히 사려 깊은 독자라면 30여년 만에 새로운 개정판이 기획된 그 절묘한 타이밍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레이엄-도드 투자철학은 1930년 대공황 전후 미 증권시세가 놀라운 급등과 급락을 보인 1927년-1933년의 시장 상황을 어떻게 분석할 것인가, 거친 파도와 같은 시세 변동 속에서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투자원칙은 무엇인가라는 고뇌에서 출발했다.

그레이엄-도드 투자철학이 형성된 후 70여 년이 지난 2000년에 IT버블이 다시 출현했다. 1929년을 전후한 대공황의 시세 변동이 벤저민 그레이엄 투자철학의 탄생에 커다란 영감을 주었다면 20세기 말 또 한번 벌어진 시세 변동 사건을 그는 어떻게 바라보았을까? 제이슨 츠바이크의 차분한 해설과 워렌 버핏의 명료한 서문이 하늘에서 말없이 보내고 있을 지도 모를 벤저민 그레이엄의 '현명한' 미소를 묵묵히 대신하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