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식가족의 딜레마> 영화가 상영된 지 3년, 돼지가족과 잡식가족의 ‘리얼 라이프’를 보여줌으로써 관객들까지 딜레마에 빠트린 잡식가족이 이번에는 밀도 높은 한 권의 책으로 독자들을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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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까, 먹을까 :어느 잡식가족의 돼지 관찰기 내용 요약
이 책은 영화감독 황윤이 우연히 새끼 돼지 ‘돈수’를 만나게 되면서 시작된 긴 여정을 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식탁 위에 오른 삼겹살을 보며 평소처럼 맛있게 먹던 가족들 앞에 작은 아기 돼지 한 마리가 나타납니다. 저자는 그 작은 생명을 마주하며 문득 ‘왜 우리는 강아지는 사랑하면서 돼지는 먹는 것일까?’라는 근본적인 의문을 품게 됩니다. 이 사소하지만 강력한 질문은 저자를 공장식 축산의 현장으로 이끄는 계기가 됩니다. 🐷
공장식 축산체계의 부정적 측면을 일깨우고, 채식의 필요를 말한다. 한국인, 나아가 세계인들이 공장식 축산이란 폭력적 체계로부터 필요 이상의 육류를 생산하고 소비하고 있음을 내보이려 한다. 돼지를 사육하는 한국의 농장들을 찾아 그 실태를 살핌으로써 소비자가 알지 못하는 진실이 있음을 일깨우려 든다. 다분히 계몽적인 태도로 제가 본 것과 믿는 것을 써나가는 작가의 심정을 생각한다.
평생을 육식을 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 믿는 나 역시 상당부분 그의 인식에 동의할 밖에 없다. 그건 한국의 축산체계가 지나칠 만큼 폭력적인 대규모 공장식 축산으로 변신했기 때문이며, 이것이 비단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고, 무엇보다 이 같은 체계가 자연의 균형을 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로지 돈과 효율만을 쫓는 산업은 기형적인 양계장과 축사의 형태를 만들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지 모를 너무 많은 질병이 있었고, 그로부터 역시 폭력적인 너무 많은 살처분이 이뤄졌다.
책은 한 축산업체 공장을 찾은 뒤 그와 같은 현실을 눈앞에서 보여주면 사람들이 육식을 하지 못할 것이라 말한다. 나는 그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지만, 그가 말한 장면이 아닌 다른 장면을 보여준다면 육식을 하지 않기로 하는 이가 꽤 될 것이라고 여긴다. 다름 아닌 살처분이다.
나라를 위해 복무하는 군인과 공무원이 수많은 무고한 생명을 살해하는 일에 내몰리는 현실은 한국사회에 실재하는 비극이자 매트릭스다. 대부분의 인간은 그 같은 진실에 닿지 못한 채 제가 눈감고 살아가고 있음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채식을 하는 이들과 문제를 알리는 이들을 도리어 조롱하기까지 한다. 스스로 고기를 먹는 삶을 선택해 살아가는 나조차도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이와 같은 장면을 나는 몇차례 씩이나 눈앞에서 목도했던 것이다.
그러나 과연 그대로 좋은가. 이 모든 죄악을 죄악인지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것, 그건 정말이지 틀려먹은 태도가 아닌가. 우리는 선한 인간이거나 적어도 제가 하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 악당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인간다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