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숏박스’라는 유튜브 채널의 영상을 즐겨 보고 있다. 어어제는 “찐남매”가 “자가격리”하는 4분 8초짜리 영상이 업로드되었다. 그 짧은 시간 속 알차게 녹아 있는 우리네 일상이 저쪽이든 이쪽이든 어디를 가나 똑같다고 느끼게 될 때, 우리의 얼굴에 미소가 떠오른다. 1초 만에 지나가는 짧은 장면에서도 디테일이 살아 있고, 우리 눈은 그걸 놓치지 않는다. 웃음에 관해서라면, 우리는 그렇게 한다.
그러나 임소라의 이 책이 우리에게 자아내는 것은 분노 혹은 슬픔 혹은 비관, 그러니까 이 사회의 밝지 않은 어떤 부분을 전부 모은 것이다. 2010년부터 2020년까지, 우리의 2010년대의 크고 작은 뉴스를 총 서른여덟 개 그러모아, 한 사람에게 두 편씩, 그리하여 총 열아홉 사람의 심상하다면 심상한 일상을 우리의 주인공 ‘양해중’을 가운데 두고 마인드맵 펼쳐내듯 풀어나간다.
각 인물의 생각과 말과 행동과 그가 만나는 모든 사람의 그것들이, 나의 일상 혹은 내가 만난 모든 사람의 그것과 전혀 다르지 않아서—혹자는 이것이야말로 문학의 사명이라 말할 수 있겠다—깜짝깜짝 놀라는 정도가 아니라 정말이지 까무러치겠다. 뉴스 헤드라인으로 언뜻 보고 마는 자극적인 기사 제목 한 줄이 임소라의 손을 거치니 나와 너와 우리의 이야기가 된다. 어째서 우린 내 이야기가 아니면 그저 지나치는 나약한 사람인 것인가 한탄만 하고 있을 수 없다. 임소라의 책을 읽으며 우리는 지난 10년간 우리에게 있었던 비극의 여러 모양을, 그 스펙트럼을 바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책 속 QR을 찍으면 나오는 기사로 인해 '소설이라 다행이다'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소설인듯 아닌듯 약간의 흥미와 불편감을 가지고 읽었다. 몇 다리만 걸치면 대한민국 사람들 다 아는 사이라고 하던데, 그런 점에서 우리는 아마 모두 양해중 씨이리라. 지금도 인터넷에는 뉴스가 가득하고 그 중 누군가는 나 또는 너, 또는 양해중 씨와 관련있는 사람일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