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랑콜리 미학

김동규 지음 | 문학동네 펴냄

멜랑콜리 미학 (사랑과 죽음 그리고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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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책

출간일

2010.4.27

페이지

452쪽

상세 정보

전 세계 100여 명의 젊은이들을 자살로 몰고 간 영화 <글루미 선데이>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 사랑, 질투, 희생, 이별, 죽음 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사랑하다 죽는 인간의 삶 속에서 멜랑콜리한 감정과 함께 탄생하는 예술과 철학의 탄생과 의미, 그 역할을 철저하게 파헤친 수작이다.

제1부 ‘사랑의 면류관’에서는 예술과 사랑의 본질적인 연관 관계를 플라톤의 에로스론을 바탕으로 풀어보고, 동시에 서양의 사랑론 저변에 나르시시즘이 놓여 있음을 보임으로써 그것의 한계를 밝힌다. 제2부 ‘죽음의 흔적들’에서는 삶 속 곳곳에 침투해 있는 죽음의 자국들을 조망하고, 하이데거의 죽음론을 중심으로 서양인들이 어떻게 자유와 죽음을 연결 짓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제3부 ‘멜랑콜리의 노래’에서는 본격적으로 서구 미학의 주요 개념 몇 가지를 다룬다. 주요 미학 개념들은 모두 사랑과 죽음을 근원으로 삼고 있다.

이 책은 결국 예술과 철학이 사람의 슬픈 운명을, 고단한 삶의 여정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학문임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저자가 건네고 싶은 말은 예술과 철학에 압도되는 대신 주인이 되어 고통으로 가득 찬 ‘인생’이라는 망망대해를 항해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사랑의 고통을 담담하게 마주한 채 ‘자기’에 집착하지 않는, 넓고 큰 사랑을 경험하라고, 우리 안의 어두운 마음을 마주 보게 하고 다독이고 밝혀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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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게시물

송하영님의 프로필 이미지

송하영

@sola

📘25#40 키메라의 땅1

2025.12.02~12.03
⏩진짜 혼종 등장! 무려 세 종류🐬🦇🐜(두더지)


✅줄거리
과학자 알리스는 미래의 큰 위기를 대비해 지구에서 더 잘 생존할 수 있는 인류 2.0을 만들고 싶어한다. 그리고 그 생각은 인간과 동물을 결합하는 혼종에 도달한다. 당연히 많은 저항을 받았는데 오랜 친구였던 연구부 장관 벵자맹 웰스의 도움으로 우주정거장에서 연구를 이어갈 수 있게 된다. 거기서 만난 시몽과 사랑을 하게 되고 함께 연구하며 뱃속에 진짜 생명과 돌고래, 박쥐, 두더지와의 혼종 태아 샘플을 만드는데 성공하게 된다. 그리고 우주에서 지구에 세계 3차 대전 즉, 핵전쟁이 발발한 것을 보게 된다. 1년 여 시간이 지나 두 사람은 지구에 착륙하고 깊은 지하에 있는 뉴 이비사에서 그들의 아이 오펠리를 낳고, 혼종 태아를 하나의 개체로 탄생시키는데 성공한다. 알리스는 어머니이자 교사가 되어 혼종들을 직접 교육한다. 20년간 뉴 이비사 생활을 이어가던 중 인간 집단과 혼종 집단의 갈등이 폭발하는 사건으로 시몽이 죽었고, 알리스와 오펠리, 혼종들은 지상으로 나오며 새로운 도전을 맞게 된다.

✅느낀점
"키메라"는 한 생물체 안에 유전형질이 다른 세포가 공존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주로 인간과 동물이 합쳐진 것을 의미한다. 일단 말 그대로 너무 SF적이기 때문에 보수적인 가치관을 가진 나로서는 이런 것을 읽어도 되나 침을 꼴깍 삼킬만큼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과학"을 어디까지 갖다붙일 수 있는 것인가ㅠㅠ 우리가 똑똑하고 잘났지만 신은 아니잖아! (그래도 일단 2편에서 어떻게 되는지 다음 이야기를 읽어보자.)


*합지증: 손가락이나 발가락이 분리되지 않고 두 개 이상이 서로 붙어있는 기형.
*자궁내막증: 자궁내막의 조직이 자궁이 아닌 다른 부위에 존재하고 자라는 질환
*샤라드: 문자 수수께끼. 한 단어를 여러 음절로 나눠서 그걸 맞추는 놀이 / 이해하기 힘든 일(비유)
*에피쿠로스:
*큐폴라: 작은 건물의 돔과 같은 양식의 둥근 천장

키메라의 땅 1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열린책들 펴냄

7분 전
0
울림님의 프로필 이미지

울림

@marsisred

  • 울림님의 작은 텃밭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게시물 이미지
[도서협찬] 사회 속 나는 무너졌지만, 텃밭위 나는 누구보다 단단했다.
일상의 혼수상태 자체인 우울증을 인지하기도 전에
저자는 엄청난 고통과 슬픔의 소용돌이에 휩싸여 번아웃을 경험해요.

커리어를 쌓아온 직장은 물론
일상생활을 버티는 것조차 힘들어하게 되면서
끝없는 슬픔의 바다와 우울의 늪에 빠져요.

🔖
이제 와 돌이켜보면, 번아웃은 너무나도 예상된 결과였다. 나는 10년 넘게 스트레스를 받아왔으며, 마지막 해에는 한 해 내내 시차에 시달렸다. 비슷한 상황에 놓인 많은 사람처럼, 내 육체와 뇌는 몇 주에 걸쳐 서서히 멈춰갔다. 그러면서 정신도 조금씩, 그러나 가차없이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다. p.22

🥦
『작은 텃밭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은
텃밭을 만지고 느끼고,
직저 재배한 채소를 먹으며
일상을 되찾은 저자의 기록이에요.

🌾
얼마전 『향모를 땋으며』를 읽던 중
<매일경제>기사에 소개된 이 책을 보고
저도 관심을 갖던 중이었는데! (고마워요 #사각 🫶)

'오후 12시 이후 : 정원에 앉아 있기. 변화.'

🐜
나를 변화시킨 작은 텃밭속 생명들이
잊었던 촉감을 조금씩 자극해요.

일단 텃밭이 있으면 집밖으로 나가 햇빛을 받아야해요.
텃밭을 보면 궁금해서 만져보고 싶어져요.
흙 속에서 쥐며느리와 개미들을 보면
나도 움직이고 싶어져요.

🌱
씨앗을 심고 채소의 성장을 바라보며
씨앗이 하찮지 않다는 걸,

나 또한 이 자리에 정착한 하나의 생명이란 걸,

그리고 내 자리에서 얻어낸 산물이
허물없는 진짜 나의 모습이라는 걸 깨달아요.

🔖
우울증에 걸리기 전까지는 내 가치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자연 속 정원에 머물며 예전 정체성의 껍질을 벗어던지고 일상의 잡음과 사회의 강요로부터 멀어지자, 고맙게도 내가 어떤 가치관을 지니고 있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p.263

🫶
텃밫을 키우는 데에는 화려함이 필요없어요.
교과서적인 지침서도 굳이 다 지키지 않아요.
그 땅에 있는 그 자체를 바라보고 이해하고
내가 그에 응당한 손길을 주면 되요.

💞
번아웃은 그렇게 생명과의 관계를 인정받을 때
벗어날 계기를 얻는 것 같아요.

🧄🥕🍅🧅🍄‍🟫
저도 오늘 야채를 무수히 다지고
토마토스튜에 사랑을 담아 끼니를 차렸어요.

텃밭을 키울 자신은 없지만
채소같은 자연이 준 양식에 정말 감사하며
매 끼니를 먹고 매 순간의 활력을 얻고있습니다.


🫧 번아웃이 나를 망치기전에,
내 텃밭을 먼저 만지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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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 울림을 나누는 울림zzzz입니다
🫧 이 울림이 오래 이어지기를.... @uz_z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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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책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책은 필사모임 사각 @hestia_hotforever & @yozo_anne 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선정되어 로즈윙클프레스 @rosewinklepress ⠀
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작은 텃밭이 내게 가르쳐준 것들

캐시 슬랙 지음
로즈윙클프레스 펴냄

👍 불안할 때 추천!
3시간 전
0
울림님의 프로필 이미지

울림

@marsisred

  • 울림님의 안의 크기 게시물 이미지
[도서협찬] '행복의 반댓말?'의 답을 찾아가요.

지루하고 재미없는 세상,
보채거나 떼쓰는 것 없이 순한 아이,
혼자 있어도 혼자가 아닌 듯 보내는 아이,
'행복의 반댓말'이 '불행'이 아닌 '안 행복'이라 믿는
설우는 그런 세상에 그런 아이였어요.

🤍
이희영 작가의 신작소설 『안의 크기』는
"행복의 반댓말은 뭘까?"라는
어릴적 설우의 질문으로 시작해요.

특히 뱃속에서 사라져 자신의 눈앞의 혼으로만 남은
쌍둥이형제 '조'의 존재부터가
설우에게 '행복은 사치일 뿐'이라는 자기합리화를
뿌리깊게 심었다는 느낌이 들어 안타까웠어요.

열정도 사회적 자리도 잃고
'조'라는 혼에게 팩폭을 여러번 맞으면서도
'덜 아픈', '덜 괴로운' 선택을 반복해오던 주인공에게
운명같은 선택를 부른 우연이 찾아와요.

🔖
우연이 인연으로 이어져 새로운 삶이 되기까지 국수 한 그릇이면 충분하다니. p.146

🍜
흑호 시장의 마음이 끌린 맛집 국수가게에서,
열정없이 본 영어학원 면접에서,
EBS 교재까지 파는 새로열린 동네책방에서,
우연히 시작된 책방지기와의 인연에서,

설우의 '안' 행복의 범위가 점점 달라짐을 느껴요.

🔖
"이야기가 다 그럴잖아요. 행복했던 주인공이 안 행복해지고. 원래도 안 행복했던 인물이 더더욱 안 행복해지고."
(...)
"불행을 즐기는 게 아니라, 안 행복의 안이 줄어드는 과정을 지켜보는 게 좋다고요." p.162

제목을 계속 곱씹으며 읽게 된 이 소설은
시와 같은 속도감으로 읽혀요.

🔖
시는 삶의 속도가 너무 빨라 그 흐름에 제동을 걸고 싶을 때 펼쳐보는 책이다.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을 곱씹다 보면, 일상 속 짜증나는 물음표도, 지친 마침표도 아닌, 고요한 쉼표를 찍는 기분이랄까? p.164

<휴남동 서점>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지만
보이지 않는 어둠이 전제된 그들의 교차지점마다
기대감 보단 위기의 전조가 보일까 마음졸이게 된 책이었어요.

❤️‍🩹
내버려두면 자연스럽게 줄지 모를
'안 행복'의 '안'의 크기가
호호시장의 사람들을 만나 줄어들기도 늘어나기도 한 설우가

맹목적인 행복이 아닌 '안'에서 절로 나오는 행복을 누리길
진심으로 바라게 되었어요.

🙏
설우의 선택에 변화를 준 모든 이들,
또한 우리의 삶에 작은 변화와 선택지를 전해준 감사한 분들도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 오래 누적된 심연의 불안을 흔들리게하는
시장의 정 같은 소소함이 좋았습니다.

🫧 이희영 작가님은 '안 행복'마저
이렇게 사랑하고 싶게 쓰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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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 울림을 나누는 울림zzzz입니다
🫧 이 울림이 오래 이어지기를.... @uz_zzz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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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책 전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이 책은 허블출판사 @hubble_books 에서 모집한 서평단에 뽑혀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안의 크기

이희영 지음
허블 펴냄

👍 외로울 때 추천!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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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전 세계 100여 명의 젊은이들을 자살로 몰고 간 영화 <글루미 선데이>를 통해 인간의 근원적인 감정 사랑, 질투, 희생, 이별, 죽음 등에 대하여 이야기한다. 사랑하다 죽는 인간의 삶 속에서 멜랑콜리한 감정과 함께 탄생하는 예술과 철학의 탄생과 의미, 그 역할을 철저하게 파헤친 수작이다.

제1부 ‘사랑의 면류관’에서는 예술과 사랑의 본질적인 연관 관계를 플라톤의 에로스론을 바탕으로 풀어보고, 동시에 서양의 사랑론 저변에 나르시시즘이 놓여 있음을 보임으로써 그것의 한계를 밝힌다. 제2부 ‘죽음의 흔적들’에서는 삶 속 곳곳에 침투해 있는 죽음의 자국들을 조망하고, 하이데거의 죽음론을 중심으로 서양인들이 어떻게 자유와 죽음을 연결 짓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제3부 ‘멜랑콜리의 노래’에서는 본격적으로 서구 미학의 주요 개념 몇 가지를 다룬다. 주요 미학 개념들은 모두 사랑과 죽음을 근원으로 삼고 있다.

이 책은 결국 예술과 철학이 사람의 슬픈 운명을, 고단한 삶의 여정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학문임을 깨닫게 한다. 그리고 저자가 건네고 싶은 말은 예술과 철학에 압도되는 대신 주인이 되어 고통으로 가득 찬 ‘인생’이라는 망망대해를 항해하고.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사랑의 고통을 담담하게 마주한 채 ‘자기’에 집착하지 않는, 넓고 큰 사랑을 경험하라고, 우리 안의 어두운 마음을 마주 보게 하고 다독이고 밝혀준다.

출판사 책 소개

“사랑과 죽음을 경험할 때,
우리는 누구나 예술가와 철학자가 된다”

인간이 처한 비극적 상황을 담담하게 응시하려는 긍정의 노래,
전 세계 100여 명의 젊은이들을 자살로 몰고 간 슬픈 노래에 관한 영화
<글루미 선데이>에서 인간의 운명적인 슬픔, 그것을 위무하는 예술과 철학의 근원을 찾다


“사람은 누구나 한 번은 사랑하고 죽는다. 그렇다면 사람이면 누구나 한 번은 예술과 철학을 만날 수밖에 없다.” 『멜랑콜리 미학-사랑과 죽음 그리고 예술』은 이러한 전제에서 출발한다. 예술의 본질은 ‘사랑의 결실’이며 철학은 ‘죽음의 연습’이라고 정의하는 저자는 영화 <글루미 선데이> 속 연인들의 삶을 서사의 중심 줄기로 삼아, “사랑하다 죽는” 인간의 삶 속에서 예술과 철학의 의미를 발굴한다. 그리고 삶이 죽음에, 사랑이 이별에 맞닿아 있다는 비극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멜랑콜리’라는 빛나는 결정체를 얻어내고, 예술과 철학이 어떻게 인간이 맞닥뜨린 슬픈 운명을 위무하는지 설명한다.

누구나 공유하는 사랑과 죽음의 경험 속에서, 양자가 혼융된 멜랑콜리한 정조 속에서 예술과 철학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인내하고 희망하게 하는지 밝혀내는 것이 이 책의 기본 목표인 셈이다. ‘멜랑콜리’라는 열쇳말로 예술과 철학을 향한 비밀의 문을 열고자 시도한 이 책은, 인간에게 가장 보편적인 행위이자 가장 중요한 경험인 ‘사랑’과 ‘죽음’을 논제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누구나 필연적으로 궁금해하고 몰입하고 공감할 수밖에 없다.

제1부 ‘사랑의 면류관’에서는 예술과 사랑의 본질적인 연관 관계를 플라톤의 에로스론을 바탕으로 풀어보고, 동시에 서양의 사랑론 저변에 나르시시즘이 놓여 있음을 보임으로써 그것의 한계를 밝힌다. 제2부 ‘죽음의 흔적들’에서는 삶 속 곳곳에 침투해 있는 죽음의 자국들을 조망하고, 하이데거의 죽음론을 중심으로 서양인들이 어떻게 자유와 죽음을 연결 짓고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마지막으로 제3부 ‘멜랑콜리의 노래’에서는 본격적으로 서구 미학의 주요 개념 몇 가지를 다룬다. 3부의 전체 내용에 따르면, ‘예술’을 비롯한 주요 미학 개념들은 모두 사랑과 죽음을 근원으로 삼고 있다. 그리고 서양의 사랑론과 죽음론이 결합되면서 멜랑콜리라는 특이한 정조가 예술적 형식 하나하나에 배게 된다.

왜, 우리는 더이상 사랑과 죽음을 이야기하지 않는가?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미학 이야기

사랑과 죽음은 인간에게 가장 보편적인 경험이다. 성별, 사회적 지위, 교육 정도, 부의 크기와 무관하게 사람이면 누구나 사랑과 죽음을 만나게 되어 있다. 또한 사랑과 죽음은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경험이기도 하다. 사랑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주는 가장 중요한 행위이며, 자기 집착에서 벗어나 타자를 자신 안에 품는 고통스런 과정을 통해 성숙하게 하는 한편, 죽음의 상실감을 인내하고 인간의 한계에 의연해지는 법을 가르쳐 한층 고양된 존엄성과 자유를 얻게 한다. 그런데 저자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이렇게 삶에서 가장 중요한 두 테마를 방기하고 있다. 인간의 삶을 지탱하고 있는 깊은 뿌리를 이해하려는 노력 없이, 단순히 어떻게 잘 견뎌낼 것인지에 대한 얄팍한 전략과 기술에 관한 논의만 풍성하다.

사랑과 죽음에 대한 담론의 빈곤, 그것의 심각성을 자각한 데서 이 책은 출발했다. 예술과 철학의 죽음을 염려하는 사람들에게 저자는 “지상에 사랑이 존재하고, 누구든 한 번쯤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다면, 예술과 철학의 종언 테제는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그가 보기에 문제는 “예술과 철학의 사망선고 그 자체가 아니”라 “이 사망선고가 지상에서 사랑이 사라져가고 있음을 암시한다”는 점이며, 오히려 우리는 이 점을 깊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죽지 않으려는 욕망을 가졌다. 살아 있는 다른 모든 것들도 이와 유사한 욕망을 가졌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간은 이 욕망에 의식적이고 능동적으로 대처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불가능한 욕망을 성취할 것인가? 어떻게 필멸의 인간이 불멸의 욕망을 성취할 수 있단 말인가? 이 어려운 물음에 디오티마의 대답은 예상 외로 간명하고 분명하다. 불멸의 신이 되고자 하는 에로스, 그 신적인 욕망 행위와 그 결과가 그것을 가능하게 한다. 한마디로 인간에게 죽지 않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은 에로스, 곧 사랑이다. _「불멸의 사랑」 중에서

사랑과 죽음은 저자에게 우리의 삶, 그리고 예술과 철학의 관계를 추적하는 데 중요한 논제이다. 우선 저자는 상사병에 걸려 괴로워하고 연인을 “천사”라고 부르며 신격화하는 <글루미 선데이>의 남자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의 증상들을 설명한 후, “죽을 수밖에 없는 인간이 죽지 않”기 위해 찾은 길이 바로 ‘사랑’이라는 플라톤의 에로스론을 소개한다. 하나의 개체는 죽을 수밖에 없지만, 타자와의 합일을 통해 새로운 개체를 잉태하고 탄생시킴으로써 인간은 간접적으로 죽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로 다른 유전자의 창조적인 복합, 이 방법을 통해 인간은 불멸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 우리가 끝없이 사랑에 집착하고 기다리고 꿈꾸는 이유다. 이렇게 이 책은 우리 마음속에 숨겨진 사랑의 욕구를 이해하게 하고, 사랑의 경험이 우리를 어떻게 예술과 철학에 관심을 갖게 만들며, 새로운 것을 창조하게 만드는지 들려준다. 『멜랑콜리 미학-사랑과 죽음 그리고 예술』은 인간의 마음에 대한 탐구를 통해 예술과 철학을 이해하고 설명하려는, 세상에서 가장 “인간적인” 미학 이야기이다.

인간의 삶과 분리할 수 없는 사랑, 그것의 이상적인 모습은 어떤 것일까. 연인을 위해, 사랑을 위해 죽기보다 자신의 자긍심을 위해 죽는 안드라스와, 타인보다 자신의 자유를 더 사랑하는 라즐로에게서 저자는 서양 문화에 뿌리 깊이 새겨진 자기 사랑의 한계를 밝힌다. 그리고 그들의 연인인 일로나의 ‘여성적 사랑’에서 희망을 발견한다. 일로나는 안드라스를 위해 혼자 있을 때만 노래한다는 작은 삶의 준칙을 깨트리고, 라즐로를 구하기 위해 사랑하지도 않는 한스에게 몸을 허락한다. 사랑을 위해 자긍심도 목숨도 서슴지 않고 내놓을 수 있는 사랑, 태아에게 자신의 피와 살을 건네줄 수 있는 ‘여성적 사랑’만이 미래를 가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일로나는 연인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다. 희생은 타인을 위한 자기 상실이다. 정확히 말해, 희생은 ‘사랑’하는 ‘타인’을 위한 ‘자기 상실’이다. 타인과의 만남, 결정적으로 타인을 향한 사랑을 통해 우리는 자기를 버릴 수 있다. 사랑을 통해 사람은 변한다. 애지중지했던 기존의 자기 모습을 주저 없이 버릴 수 있게 만드는 거의 유일한 힘이 사랑이다. _「상실」 중에서

사랑해서 아픈 당신, 멜랑콜리커
-가장 고차원적인 ‘애도 작업’으로서의 예술과 철학

그러나 자기 내부에 잉태된 미래의 타자에게 자신의 피와 양분을 공급하면서 우리는 필연적으로 고통, 흥분, 일렁임, 고독, 우울을 겪게 된다. 즉, 사랑을 경험하면서 우리는 비로소 슬픈 존재, ‘멜랑콜리커Melancholiker’가 된다. 게다가 지상의 사랑은 결국 이별과 죽음을 만나게 되어 있다. 삶에 죽음이 깃들듯 사랑의 내부에는 이미 이별이, 죽음이 자라고 있는 것이다. 죽을 줄 알면서 살아가고 이별할 줄 알면서 사랑하는 우리는, 타자를 품기 위해 자기 상실의 고통을 견뎌야 하는 우리는, 모두 슬픈 운명을 타고난 멜랑콜리커다. 이 책은 예술과 철학이 어떤 방식으로 우리 안에 감춰진 죽음에 대한 공포와, 자기를 파괴함으로써 타인을 받아들이는 사랑의 고통을 이해하고 이겨낼 수 있도록 돕는지 설명한다.

플라톤의 말처럼, 예술은 에로스의 ‘결실’이자 사랑의 선물이다. 무명의 작곡가이자 연주자인 안드라스는 일로나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비로소 타인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를 작곡할 수 있었고, 라즐로는 시인 흉내를 내기도 하고, 죽음에 직면해서는 <글루미 선데이>의 메시지를 철학적으로 해석한다. 사랑에 빠지는 순간 모든 감각과 생각의 가능성들이 최대로 실현되고, 그래서 보통사람들이 생각하거나 볼 수 없던 것들을 볼 수 있게 된다. 사랑은 우리를 예술가이자 철학자로 만들고, 그 어느 때보다 창조적인 인간으로 거듭나게 한다.

그러나 또한 예술과 철학은 사랑하는 대상의 부재와 상실에 대처하기 위한 문화적 장치이기도 하다. 이별의 아픔을 담담하게 노래한 미당 서정주의 시를 읽으면 한껏 고조되었던 슬픔과 설움이 정갈하게 정제되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예술작품을 감상하고 창조하는 행위는 이렇게 참기 힘든 슬픔의 고통을 조용히 갈무리하는 애도 작업이며, 새로운 미래를 제대로 맞이할 수 있게 하는 준비 작업인 것이다.
예술은 낯선 타자와의 사랑의 만남, 그리고 타자와의 이별의 경험(죽음)을 고스란히 간직하여 어떤 새로운 것을 창작하는 일을 뜻한다. 그리고 철학은 그런 예술을 사유하고 기억하며 새로운 예술을 준비한다. 만일 예술과 철학을 이렇게 규정할 수 있다면, 우리가 사랑과 죽음을 경험할 때, 우리는 예술과 철학을 만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이면 누구나 한번은 사랑하고 죽는다. 그렇다면 인간이면 누구나 한번은 예술과 철학을 만날 수밖에 없다. _「예술과 철학이 눈에 들어올 때」 중에서

‘인생’이라는 고통의 바다를 건너게 하는 힘
-위로와 성찰 도구로서의 예술과 철학

언젠가 반 고흐는 이런 말을 남겼다. “절망에 무릎을 꿇는 대신 적극적인 멜랑콜리를 선택하기로 했다. 슬픔 때문에 방황하게 되는 절망적인 멜랑콜리 대신 희망을 갖고 노력하는 멜랑콜리를 택한 것이다.” 결국 반 고흐도 절망적인 멜랑콜리를 이기지 못하고 자살했지만, 사는 동안에는 적극적이고 희망적인 멜랑콜리를 추구하며 많은 작품을 남겼고, 그가 세상을 떠난 지 100년이 넘은 지금까지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예술과 철학은 이렇게 자기 안의 공포와 고통과 슬픔을 당당히 마주하게 하고 살아가는 힘을 불어넣어준다.

반 고흐의 불운했던 삶과 고통이 배어 있는 작품을 보며 우리는 불행이 일으키는 고통을 인내하는 법을 배운다. 자신에게 주어진 작은 행운에 감사하고 언제 닥칠지 모를 불운의 고통을 준비한다. “비극마저 없었다면, 우리는 불가해하고 무의미하게 닥쳐오는 숱한 고통들을 응시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하는 저자는, 비극이 결코 비관주의나 체념주의를 조장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오히려 고통에 맞설 수 있는 용기와 힘을 불어넣어준다는 것이다. 가장 참기 힘든 고통은 나의 과오에서 비롯되지 않은, 무의미한 고통이다. 저자에 따르면 예술은 그러한 “고통의 무의미성에 의미를 부여하는 문화적 의미망”이라고 말한다. 고통의 무의미에 압도되지 않은 아름다운 작품을 통해 우리는 자신의 고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인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인생을 연극에 그리고 연기에 비유할 수 있다면, 자신이 맡은 배역에 그다지 불만을 느낄 필요는 없다. 특히 사회적인 주목을 거의 받지 못하는 배역이라는 점에 지나치게 불만을 가질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각자는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연극 속의 주인공이 가난하고 사회적인 지위가 낮다 하더라도, 바로 그 점 때문에 우리는 그를 비난하지 않는다. 정작 중요한 것은 자신의 위치, 배역을 얼마만큼 잘 소화하느냐, 자기에게 주어진 연기 환경을 얼마만큼 잘 활용할 수 있느냐, 얼마나 진솔하고 깊이 있게, 삶을 연기하고 연출하느냐가 문제가 된다. _「비극」 중에서

인생을 연극에 비유하는 저자는 우리가 “세상이라는 거대한 무대 위에서 어떤 배역을 맡고 있는 배우”이며 많은 경우 “자신이 배우라는 사실을 모”르고, 심지어 “배역에 빠져들어 그곳에서 빠져나올 줄을 모른다”고 말한다. 거기서 우리 삶의 실제 비극이 시작된다는 것이다. 자기 삶의 주인이 되어 이끌 수 있으려면 “관객의 시선”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관객의 시선을 확보해야만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성찰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삶을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삶을 비판적 관객으로서 성찰하게 하는 것이 바로 ‘철학’이다. 이렇게 이 책은 예술과 철학이 사람의 슬픈 운명을, 고단한 삶의 여정을 이해하고 위로하는 학문임을 깨닫게 한다. 예술과 철학에 덧씌워진 베일을 과감히 걷어내고, 그 본연의 의미를 일깨워 우리 곁에 되돌려주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대중이 환호하는 그 어떤 심리서나 자기계발서들보다 우리 안의 어두운 마음을 마주 보게 하고 다독이고 밝혀주는 책이다.

우리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도 볼 수 있는, 영화 <글루미 선데이> 속 연인들의 사랑, 질투, 희생, 이별, 죽음 등을 길게 이야기하고, 우리가 멜랑콜리커일 수밖에 없는 이유와 우리의 슬픔을 위무하는 예술과 철학의 의미와 역할을 철저히 파헤치면서 저자가 건네고 싶었던 말은 이것인지도 모른다. 예술과 철학에 압도되는 대신 주인이 되어 고통으로 가득 찬 ‘인생’이라는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데 나침반 삼으라고. 죽음에 대한 공포와 사랑의 고통을 담담하게 마주한 채 ‘자기’에 집착하지 않는, 넓고 큰 사랑을 경험하라고, 그것이 인간으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이고,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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