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본기 - 사마천(김원중, 민음사)
사기 본기는 사기 중에서 오제본기부터 효무본기까지의 본기 12편을 담았다. 이 책은 사기를 번역하고 강의하는 김원중 교수의 개정판이다. 역사적 순서에 의해 중국의 신화인 오제부터 시작해서 하-상(은)-주-춘추-전국-통일 진나라-한나라까지의 주요 인물들을 다루고 있다. 흔히 사마천이 궁형을 당하고 사기를 집필하던 때는 한무제의 시기라 한무제 때까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본기에서 다루는 황제와 같은 인물의 배열에 황제는 아니지만 그 정도의 영향력을 가졌던 두 인물이 추가되어 있다. 초패왕 항우와 여태후가 그들이다.
오제본기
오제란 중국 고대의 전설에 나오는 다섯 명의 제왕으로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으로 오제란 사실상 신화나 전설에 가깝다. 초기 반인반수의 원고시대를 지나 인간들은 모계 중심의 사회에서 서서히 부계 중심의 사회로 바뀐다. 약 5,6천 년 전 중국의 넓은 땅에는 이족, 강족, 적족, 묘족들이 무리를 지어 살았다. 그들 부족은 작고 큰 나라를 이루어 수많은 제후국, 소위 부족 국가 형태로 존재했다.
당시 중국을 다스리던 사람은 염제 신농이었으나 덕이 부족하여 제후들이 서로 침략하고 약탈이 성행하던 시기였다. 이때 제후국 중 하나인 유웅국의 왕 소전의 아들 헌원은 세력을 키워서 신농의 세력과 전쟁을 벌인다. 이 전쟁이 중국 역사 최초로 기록된 판천대전이다. 이 전쟁으로 헌원이 중국의 천자가 되어 중국을 다스린다.
헌원이 중국을 다스릴 무렵, 강족의 후손 중이 치우라는 두령이 살았다. 치우가 다스리는 강족은 황하 북쪽에 살고 거란, 흉노, 말갈족 등이 모두 강족에 속했다. 중국에선 이들을 동이라고 불렀다. 헌원과 치우의 세력은 전쟁을 벌이고 이 전쟁에서 헌원이 승리하며 제후들은 그를 천자로 추대하고 황제로 불렀다.
중국의 역사의 삼황 오제에서 오제(5황제, 황제, 전욱, 제곡, 요, 순)중 첫번째 인물은 바로 이 황제이다. 한자가 발명된 시기도 황제가 다스리던 시기로 황제의 사관인 창힐이 새와 짐승의 발톱자국을 모방해서 상형문자를 만들었다고 한다.
중국 문명을 크게 일으킨 황제가 죽고 손자인 전욱이 제위에 오르고 그의 아들 곡이 제위에 오르고 또 그의 아들 방훈이 제위에 오르니 바로 그가 요임금이다. 요임금의 뒤를 이어 순임금이 제위에 오른다. 그리고 순의 뒤를 이어 우가 제위에 오른다. 우임금에 의해 하왕조가 시작되고 요순우에 의해 태평성대를 구가하던 하왕조에 역사 최초의 폭군 걸왕이 등장한다.
걸왕은 하왕조 11대 천자였다. 하왕조의 시대에는 약탈혼이 성행하던 시기였다. 술과 여자를 좋아하는 걸왕에게 한 간신이 미녀가 많은 유시국을 점령할 것을 제안한다. 군사를 이끌고 공략한 유시국은 살아남기 위해 걸왕에게 바칠 공녀를 모집한다. 이때 말희라는 여인이 공녀로 뽑히고 유시국왕은 걸왕에게 공물과 말희를 바치고 정전을 얻어낸다. 말희의 제안에 따라 걸왕은 대궐에 연못을 파고 그곳에 술을 채우고 나무에 구운 고기를 메달아놓고 3천명의 궁녀들을 나체로 만든 후 연못에서 술을 마시고 나무에 메달아 둔 고기를 먹게하고 그 모습을 술연못에 띄운 배에서 보며 즐겼다. 그 유명한 주지육림이다.
걸왕이 말희에 빠져 정사를 돌보지 않자 충신인 관용봉이 간언하자 걸왕이 관용봉을 참수한다. 이를 본 신하인 이윤은 상나라(은나라)로 망명해서 탕왕에게 간다. 탕왕은 걸왕이 관용봉을 참수한 것을 비난하는 상소문을 올리고 걸왕에게 잡혀서 옥에 갖힌다. 탕왕의 신하들이 말희에게 뇌물을 주고 풀려나게 해준다. 하나라의 십분의 일 정도인 상나라의 탕왕은 이윤의 의견에 따라 제후들을 이끌고 하나라를 공략한다. 요부 말희는 탕왕의 군사들에 의해 난도질당해 죽임을 당한다. 걸왕도 남소로 유배되었다가 그곳에서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이렇게 하나라는 상나라의 탕왕에 의해 무너지고 은의 시대가 찾아온다. 탕왕은 은나라의 시조가 된다. 상나라가 은왕조로 바뀐것은 19대 반경 때의 일이다. 탕왕 이후 중국은 다시 혼란해진다. 반경은 쇠퇴한 국력을 일으키고자 도읍을 은허로 옮긴다. 이 때부터 상왕조를 은왕조로 부르게 됐다. 500년의 왕업을 이어오던 은왕조는 폭군 신(주왕)이 천자가 되면서 쇠퇴의 길을 걷게 되었다. 주왕은 천자가 된 후 정사를 돌보지 않고 주색에 빠져 살았다. 은왕조의 이웃에 유소국이라는 작은 국가가 있었다. 유소국 왕 소후에게는 달기라는 딸이 있었다.
주왕은 소후에게 딸을 달라고 했으나 거절당하고 분풀이로 유소국을 공격한다. 이때 달기는 아버지를 대신해 용서를 빌면서 주왕의 여자가 된다. 주왕의 여자가 된 달기는 걸왕의 주지육림을 만들고 싶다고 주왕에게 부탁하여 하나라 걸왕의 주지육림이 하나라에서도 만들어진다. 주왕과 달기는 궁녀들과 신하들을 모두 옷을 벗고 연못의 술을 마시고 나무에 메달린 고기를 먹게하고 음탕한 짓을 하게 만들고 그것을 구경하며 즐거워했다.
그 와중에도 옷을 벗지않고 주왕의 명을 따르지 않은 신하들에게는 달기가 제안한 형벌이 가해졌다. 포락형이란 형벌로 구운 구리쇠기둥에 기름을 바르고 그 기둥을 걸어가도록 한 것인데 기름이 발라진 구리기둥이라 미끄러지면 밑에 불구덩이에 떨어져 타 죽게 되는 형벌이었다. 은나라의 국력이 주왕과 달기에 의해 점점 약해지면서 은나라의 제후국 중 하나인 주나라의 희창은 작은 국가들을 병합하면서 세력을 키우고 있었다. 희창의 상부는 태공망 여상이었다. 여상이 태공망이라는 호가 붙은 이유는 바로 희창의 조부인 태공이 바라고 기다리던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희창이 죽고 그의 아들 무왕이 주나라의 왕이 된고 태공망 여상의 도움으로 무왕은 제후국들을 모아서 부패한 은나라를 공략한다. 그리고 은나라를 멸망시키고 주나라가 천자가 된다.
주나라의 세력이 점점 약화되면서 춘추시대에 약 139개의 나라들이 경쟁하며 주왕실을 받들며 다섯 개의 패자가 등장한다. 춘추 시대에는 강한 국가들이 작은 나라들을 흡수 통합하게 되고 전국 시대로 들어서면서 139개 정도의 나라들이 7개의 나라들로 크게 정리된다. 이때 일곱 개의 강국들을 전국 칠웅이라 불렀다. 이 시기에 사상적으로 다양한 학문들이 등장하고 소진과 장의의 합종과 연횡책으로 일곱 나라가 견재하고 공격하며 결국 진나라가 통일하게 된다. 전국 칠웅을 통일한 진나라의 진시황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진나라의 소양왕의 손자 이인은 조나라에 볼모로 보내져 생활을 하고 있었다. 답답한 마음을 풀기 위해 유춘관이라는 요정을 찾은 이인은 요정의 주인에게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가게 되는데 그 모습을 바라보던 위나라 대상인 여불위는 그를 보고 큰 뜻을 품게 된다. 이인을 이용하여 큰 이익을 얻을 계획을 세운다.
진나라 소양왕은 조나라를 공격하여 조나라는 진나라 사람을 미워했으며 이인도 조나라에서 업신여김을 당하며 살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 여불위는 자신의 재산을 이용해 이인을 옆에서 보좌하며 그를 태자로 만들 계획을 세운다. 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해 그는 소양왕의 부인인 화양부인에게 접근하여 그녀에게 이인을 양자로 맞도록 설득한다. 당시 장례 풍습에 따라 왕이 죽으면 가장 총애하는 후비를 함께 순장하는 풍습이 있었는데 화양부인에게는 아들이 없었으 므로 이 점을 이용하여 이인을 양자로 받아들이게 만들었다. 당시 여불위에게는 조희라는 첩이 있었는데 조희는 여불위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였으나 이인은 조희를 사랑하게되어 여불위에게 조희를 자기에게 달라고 하여 여불위는 조희의 임신 사실을 숨긴 채 이인에게 조희를 시집보낸다.
장차 이인이 왕이 되면 자신의 아이가 태자가 되어 진나라를 손에 넣을 수 있다는 계산으로 그렇게 한 것이었다. 그 아이가 바로 중국을 통일한 진시황제(영정)였다. 여불위는 모든 장애요소들을 제거하여 결국 이인을 태자(왕의 후계자)로 만드는 데 성공한다. 그리고 결국에는 이인(자초)가 왕이 된 후 3년만에 죽고 13세의 영정이 진왕이 된다. 모든 권력을 손에 얻은 여불위를 조희는 끊임없이 유혹하여 그는 자신의 식객 중 노애란 사람을 거짓으로 궁형을 한 것으로 꾸미고 조희의 몸종으로 보내어 유혹을 끊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오만방자해진 노애가 반란을 일으켰으나 여불위에게 진압을 당한다. 이 일로 노애를 조희에게 보낸 사람이 여불위였다는 사실로 그는 귀양을 보내는 벌을 받는데 자살로 생을 마감한다. 진시황은 전국 순행 도중에 사망하고 환관 조고와 이사의 계략으로 막내아들 호혜가 이세황제가 된다.
2세 황제가 즉위한 이후에도 축조사업은 지속되고 농민 징발은 심해지자 봉기가 일어난다. 진승과 오광의 난이 일어나지만 오합지졸에 불과한 그들은 진나라 군대에 격파되고 이 사건을 계기로 수많은 반란 세력이 등장하는데 유방과 항우가 그 중 하나다. 여러 나라에서 독립운동이 일어나고 항우가 초나라 회왕을 세우고 초나라가 독립운동의 중심세력이 된다. 초회왕은 함양을 먼저 점령한 자를 그곳의 왕으로 삼겠다고 선포하고 항우와 유방은 함곡관을 점령하기 위해 경쟁하지만 유방이 함곡관을 먼저 점령하자 항우는 40만 대군을 끌고와 유방을 공격할 준비를 하자 유방은 함곡관을 항우에게 내준다. 항우와의 결투에서 유방이 승리하고 기원전 202년 유방은 황제의 자리에 올라 한 고조가 되었다. 한나라는 섭정이었던 왕망이 세운 신나라에 의해 잠시 맥이 끊겼었다. 이 시기에 한나라는 전한(서한, 기원전 202년 ~ 8년)과 후한(동한, 25년 ~ 220년)으로 나뉜다.
92년 이후, 환관들의 정치 개입이 점점 심해졌고, 외척 세력과 황태후와의 권력 다툼 등으로 인해 결국 한은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또한 왕조는 황건의 난과 오두미도의 난 등을 선동한 도교의 등장에 의해 위협받게 되었다. 후한 영제 (재위 168년 - 189년)의 죽은 후 환관들은 군인들에 의해 학살을 당하고 이후 귀족들과 장군들이 군주가 되어 국가를 나누어 가졌다. 위왕 조비가 후한 헌제의 황위를 빼앗음으로써 한나라는 멸망하게 되었다.
후한의 멸망 원인 중 하나가 바로 환관이다. 특히 10명의 환관인 십상시의 횡포가 심해 농민 봉기가 시작되었고 불긔 기운을 타고 세워진 한나라 다음에는 흙의 기운을 가진 시대가 온다고 믿고 노란색 띠를 머리에 두르고 봉기한 황건적의 난이 일어난다. 12권 효무 본기에서는 사마천의 개인적인 감정이 실려 있다. 효무 본기는 한무제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무제는 한나라를 제국의 반석에 올려 놓았으나 이 편에서는 신선과 방사에 빠진 무능한 인물로 표현한다. 개인적으로 자신을 죽이려고 했던 무제에 대한 감정이 담긴 것으로 보인다.
사기는 이렇게 본기로 시작해서 서, 세가, 열전으로 구성되는데 열전에서 다루는 인물들과 본기에 나오는 인물들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사기는 죽기 전에는 꼭 읽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
인생이 재미 없을 때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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