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독서라는 말이 있다. 책 속의 내용이 읊어가는 장소를 똑같은 현실의 장소에서 읽는 것을 말하는데 대전의 지명이 나오고 알만한 술집이름들이 나올때마다 대전에 사는 사람으로서 이 책이 성큼성큼 가까워지며 읽었다. 왜 현장독서라는 말이 나왔는지 알겠더라.
여성들이 함께하는 삶.
여자둘이살고있습니다(김하나,황선우)의 책은 성공한 여성들의 멋진 새로운 주거형태라는 느낌이었다면 이 책은 현실을 보게 해주었다. 그 현실이 절대 시궁창같은 표현이 아니다. 그냥 평범한 우리들. 월급 이백에 연차쓰기 힘들고 출퇴근이 고되고 이삼십평대 아파트가 아니라는 말이지. 예전에 친구중에 하나가 혼자살면 너 할머니됐을 때 너밖에 없잖아 라는 말을 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너 할머니네 집 일년에 몇 번가?” 겨우 설날, 추석 두 번뿐이면서. 비혼이 많아지면 앞으론 더 확장된 주거형태가 등장할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
책에선 세가지 글이 나온다.
여성간의 생활을 읽으면서 여자들끼리 사는거 꽤 괜찮네. 그 멋진 성공한 언니들(김하나,황선우)의 책은 감탄과 부러움만 있었는데 이 책은 지금처럼 평범하게 살아도 친구들과 함께 즐겁겠는걸. 이런 생각.
여성간의 섹슈어리티에선 앞으로도 소수자의 사랑에 대한 편견과 선입견이 부셔졌다. 뭐 거진 남아있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선입견과 편견이라는게 남아있지 않을 리가 없지. 나는 이성애자지만 여성간의 사랑이 이성애자의 사랑보다 낮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람과 사람의 사랑일뿐이지. 근데 너무 영화처럼 사랑하시는거 아니에요? 멋지잖아 너무.
아쉽게도 친밀성에 대한 글은 내 이해의 폭이 좁았던 것 같다.
앞으로도 페미니즘에 관한 책은 종종 읽을 것이다. 내가 페미니스트여서가 아니라 모르는 분야이고, 앞으로 더욱 모르면 안 될 분야라는 생각에 제대로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