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배달의민족’이라는 거대한 플랫폼 뒤편에서 묵묵히 도로 위를 달리는 라이더들의 현실을 생생하게 담아낸 기록물입니다. 저자 박정훈은 단순히 배달 노동의 고충을 토로하는 것을 넘어, 알고리즘이 지배하는 현대 사회의 노동 구조가 어떻게 노동자를 소외시키고 착취하는지를 예리하게 분석합니다. 우리는 흔히 ‘배달의민족이 배달한다’고 생각하지만, 실상은 앱 운영사가 라이더라는 노동자를 도구화하고 관리할 뿐 실제 운송 책임은 모두 개인 라이더에게
2021. 06. 07.
1970년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고 외치며 분신한 지 5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가 아니라,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라’라고 외쳐야 하는 처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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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5 - 초기에 많은 라이더를 모집하기 위해 막대한 프로모션을 제공하다가 본사의 정책에 따라 언제든지 조건을 후퇴시킬 수 있다. 이에 대해 항의할 방법은? 없다. 라이더의 생존에 필요한 조건을 개인사업자라고 불리는 라이더가 아니라 우버이츠가 일방적으로 정한다.
📖 96 - 이러한 정보 비대칭이 만드는 효과는 역설적이게도 ‘불신’이다.
📖 148 - 가령 다름이나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애게이션에 나온 도착 예정 시간이 15분인 곳을 배민 라이더가 신호 위반과 과속, 자기만이 아는 지름길과 골목길을 통해서 7분 30 초 만에 도달했다고 치자. 그렇다면 실제로는 10명이 아니라 20명쯤 필요한 일을, 초인적인 노동을 하는 배민 하이더 10명이면 충분하다는 데이터로 뽑아낼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데이터화•알고리즘화된 노동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이며 중립적이라는 환상을 만든다. 손님이 앱을 통해 받은 깔끔하고 세련되며 과학적일 것 같은 배달 안내 시간 60분에는 라이더의 악착같은 시간, 아수라장의 시간이 숨어 있다.
📖 181 - 1970년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라고 외치며 분신한 지 50년이 지난 오늘날, 우리는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가 아니라, ‘근로기준법을 적용하라’라고 외쳐야 하는 처지가 됐다. 50년 전 사장의 욕설을 들으며 하루 14시간씩 한 달에 단 이틀을 쉬면서 미싱을 돌렸던 노동자들은 이제 플랫폼의 지시를 받으며 하루 12시간씩 한 달에 4번을 쉬면서 오토바이를 돌린다. 수익은 늘고 노동시간은 약간 줄어들었으므로 진보라면 진보라고 해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