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개의 글을 엮은 이 책은 부르크하르트의 역사학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한 필수조건으로, 현재비판적 관점에서 출발하여 그를 역사 이론으로 승화시킨 그의 사상을 다시금 되새기게 한다.
이 책 어때요?
Q&A
이 책의 한줄평
0
아직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게시물
1
이 책이 담긴 책장
아직 이 책이 담긴 책장이 없습니다.
요약
혁명 시대의 역사 서문 외 내용 요약
『혁명 시대의 역사 서문 외』(ISBN: 9788970133126)는 스위스 역사학자 야콥 부르크하르트(Jakob Burckhardt)가 1867~1871년 강의록을 바탕으로 집필한 저작으로, 2002년 책세상에서 안인희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 약 350쪽에 걸친 이 책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 유럽의 혁명적 격변—프랑스혁명, 나폴레옹 시대, 반동과 복고—을 중심으로, 역사적 사건과 문화적 흐름을 심층 분석한다. 부르크하르트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문화』로 유명한 문화사학자로,
자신이 살아가고 있는 시대의 경향과 역사성을 꿰뚫어 보고 그를 바탕으로 당대 사회를 비판하고 역사 이론을 발전시켰던 시대의 빛나는 정신, 야콥 부르크하르트의 저술이다. 정치사와 사회사 같은 주도적 역사인식의 틀에 고립되지 않고 문화사와 예술사를 폭넓게 아우르며 시대의 특징적 정신을 고찰하려한 그의 깨어있는 정신이 이 책에 실린 여러 글 속에서 읽혀진다.
물론 이 글만 보더라도 혁명시대 이후 찾아올 변혁에 대해 부정적이고 단편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듯한 태도가 보이고 그 외에도 대중과 역사에 대한 지나치게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듯 여겨지는 부분도 찾아볼 수 있어 그의 사상과 시대에 대한 역사적 해석을 전적으로 옳다고 보는 것은 무리일 것이다. 그러나 역사를 인간 중심으로 해석한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시각과 이를 통해 당대 사회를 통찰하는 날카로움이 거의 초월적인 것이었다는 점만큼은 분명하다.
인간 역사에 대한 비판적 낙관론자로서 냉철한 분석과 희망적 인간신뢰를 보여주는 그의 글을 읽고 있자면, 지나치게 안정된 상태를 중시하여 역사적 안정성을 역사적 선과 거의 동일시하는 그의 사상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가 자신이 살고 있는 그리고 인류가 이제껏 살아온, 시대와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을 얼마간 공유하고 싶어지기까지 하는 것이다.
부르크하르트에 대한 나의 호의적인 평가는 문화와 예술을 이해하는 그의 시각에 대한 동질감에서 어느 정도 기인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의 통찰력과 역사해석 방식 역시도 충분히 의미심장했지만 다른 무엇보다도 <여행 안내서의 16세기 회화 중에서>에서 라파엘로의 예술을 평가한 부분이 나를 매료시켰다고 고백한다. 다소 고전적으로 여겨질 수도 있겠으나, 예술이 가진 인간적인 그리고 미학적인 힘을 통해 예술의 역사적 의미와 시대적 가치를 이야기 하는 그의 주장이 내겐 마치 나의 예술관과 상당히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나 역시 예술의 본질은 표현에 있으며 그러한 표현은 인간이 가진 선악의 개념에서 인간으로 하여금 무한히 선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주요한 기제라고 생각한다. 다시말해 인간이 예술을 하는 목적은 예술이 단순히 무목적성의 표현을 넘어 미와 인간다움에 대한 추구라는, 인간을 보다 고차원적인 무엇과 연결시킬 수 있는 도약의 수단이 되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물론 이 책에서 야콥 부르크하르트가 정확히 이에 대해 써놓고 있지는 않지만 나는 그가 라파엘로의 예술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그리고 혁명시대의 역사와 역사의 세계사적 고찰을 이야기하는 부분에서 나의 이해와 통하는 그의 입장을 읽을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모든 부분이 마음에 차지는 않았지만, 인간과 예술 그리고 역사를 이해하는 야콥 부르크하르트의 진지하고 믿음있는 태도가 마음에 들었고 내게 긍정적 자극이 되었다고 적는다. 무척 즐거운 독서였다.
-
인상적인 문장
...그 가운데 가장 위대한 것은 높은 천재성이 아니라 강력한 의지력이었다. 높은 천재성은 그를 기교로부터 보호해주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의지력은 그를 성공한 후에도 결코 마음이 풀어지도록 하는 일이 없이, 오히려 좀더 높은 표현 방식들을 향해 솟아오르도록 해주었다.
...라파엘로가 죽은 후에 그들이 곧 퇴조했다는 것은 다시 한번 그 이면, 즉 라파엘로 자신의 한때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행 안내서의 16세기 회화 중에서 中
...우리는 그러한 수식어들로 가득 찬 역사적 결론을 포기한다. 우리는 차라리 운명에게 다음과 같이 부탁하고 싶다. 매시대에 우리 눈앞에 놓여 있는 것에 대한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불가피한 것에 순종할 수 있도록, 그리고 - 만일 생존과 관련한 중대한 문제들이 우리를 덮친다면 - 생존에 대한 명쾌하고 분명한 입장을 가질 수 있도록, 끝으로 개개인의 삶을 위해, 즉 그 개인이 자신의 책무를 완수하고 세계를 고찰할 때 깨어 있는 정신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만큼의 햇빛을 얻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이다.
-혁명 시대의 역사 서문 中
...조국의 역사가 가지고 있는, 겉보기에 큰 매력은 부분적으로 착시 현상, 즉 무지몽매한 상태에서 벌어질 수 있는, 그에 대한 우리의 과장된 환대에서 나온다.
우리가 그 와중에 전개한다고 믿는 애국심은 다른 민족들에게는 단지 일종의 기만이나 다름없으며, 또 바로 그 때문에 진리의 오솔길에서 벗어나 있고, 심지어 자기 조국의 범주 안에서의 일종의 당파 모색인 셈이다. 즉 애국심은 종종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것일 뿐이다. 이런 종류의 역사가 저널리즘이다.
...맹목적으로 조국을 찬양하는 것 외에도 이와는 전혀 다른 또 하나의 중대한 의무가 있다. 즉 모든 것에 대한 진실과 모든 정신적인 것과의 관련성을 중요시하고, 또한 바로 이러한 인식에서 기질상 천성적으로 타고난 것은 아니더라도 진정한 시민적 의무를 발견할 수 있는 인간, 인식하는 인간으로 자신을 교육시켜나가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유형의 사람은 일상의 무료함에 빠지지 않고, 연달아 이어지는 사상들을 유지시킬 수 있으며, 다른 사람들의 물질적 상상력을 필요로 하지 않거나 그것을 자신 안에 받아들였을 때 그 상상력의 노예가 되지 않고 오히려 다른 대상들처럼 그 상상력에 당당히 맞설 능력이 있는 사람, 상상력을 충분히 자기 것으로 갖고 있는 그러한 사람이다.
...그러나 사람들은 찾고 또 발견하길 원해야 한다. 그리고 사람들은 읽을 줄 알아야 한다bisogna saper leggere. 사람들은 모든 허섭스레기더미 속에, 그것이 우리에게 보편적 가치가 있든, 개별적 가치만 지니든, 인식의 보석들이 사장되어 있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아마 보통의 경우에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한 작가의 단 한 줄의 글이 우리에게는 우리 전체의 발전에 결정적으로 중요한 한 줄기 빛을 비추어주는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
-세계사적 고찰 서문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