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형예술과 자연의 관계>의 사상적 배경과 텍스트에 대한 상세한 해설, 쇼펜하우어, 키르케고르, 루카치, 블로흐, 아도르노 등으로 이어지는 셸링 철학의 지성사적 계보와 영향, 텍스트의 현대적 의미 등에 대한 역자의 자세한 해제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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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예술과 자연의 관계 내용 요약
『조형예술과 자연의 관계』는 독일 관념론 철학자 프리드리히 빌헬름 요제프 셸링(Friedrich Wilhelm Joseph Schelling)이 1807년 뮌헨 학술원 강연을 바탕으로 저술한 예술철학 저서로, 2017년 책세상에서 심철민 번역으로 출간되었다(ISBN: 9791159311390). 📚 약 200쪽에 걸친 이 책은 셸링 예술철학의 정점으로 평가받으며, 조형예술(회화와 조각)을 중심으로 예술과 자연의 본질적 관계를 탐구한다. 셸링은 전통적 모방론을 비판하며, 예술을 단순히 자연
그렇다. 예술의 본질은 창조, 곧 표현에 있는 것이다. 비록 세부적인 항목들에 있어서 반론의 여지가 있었지만 자연의 모방이 아닌 표현으로부터 예술의 가치를 끌어낸 그에게 호의를 갖지 않기란 불가능한 일이었다. 적어도 셸링은 라파엘로의 매혹을, 그 가치를 이해하는 인물임에 틀림없고 내가 그를 이해하는 데는 이 사실만으로도 충분한 것이다.
조형과 회화의 단순한 비교는 회화에 비해 보다 현실에 근접해있는 조형의 3차원적 특성을 무시한 탓으로 느껴지기도 했으나, 자연과 조형예술과의 관계를 다룬 부분은 제법 매력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조형미술을 잘 알지 못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예술일반과 자연의 관계 역시 셸링의 이론과 크게 다르지 않아 그의 생각을 이해하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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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상적인 부분
... 즉 자연의 본질과 영혼의 본질의 근원적인 통일에 대한 기억이 불현듯 명료하게 관찰자들을 압도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온갖 대립은 단지 그렇게 보이는 것일 뿐, 사랑이야말로 모든 본질의 끈이며 순수한 선함이야말로 창조 전체의 근거이자 내용이라는 확신에 이르는 것입니다.
여기서 예술은 말하자면 자신 너머로 나아가며 또 자기 자신을 다시 수단으로 삼습니다. 이러한 정점에서는 감각적 우미 역시 다시 좀더 높은 생명의 외피이자 육체가 될 뿐입니다. 전에는 전체였던 것이 부분으로 다루어지면서 예술은 바로 자연을 자신 속에 있는 영혼을 눈으로 볼 수 있게 해주는 매개물로 삼음으로써 자연과 예술 사이에 최고의 관계가 성립됩니다.(48-49p)
예술과 학문은 둘 다 그들 고유의 축을 돌면서 움직일 수 있을 뿐입니다. 정신 활동을 하는 모든 이와 마찬가지로 예술가는 자신의 가슴 속에 신과 자연을 써두었을 뿐 다른 무엇도 쓴 적 없는 법칙을 따를 뿐이지요. 어느 누구도 그를 도울 수 없고 오직 자신만이 스스로를 돕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리하여 자기 자신을 위해서 산출한 것이 아닌 것은 곧바로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기 때문에, 설령 그런 것이 있더라도 겉으로나마 그에게 보람을 줄 수 없는 것입니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그에게 지시를 내릴 수 없으며 나아가 그가 걸어가야 할 길을 지정해줄 수도 없습니다. 만약 그가 자기 시대와 투쟁을 벌여야 한다 해서 한탄한다면, 이는 시대에 굴복한 이유로 경멸을 받아 마땅한 것입니다.(60-61p)
각 시대마다 각양각색의 감격이 주어집니다. 새롭게 자신을 형성해가는 지금 이 세계가 때로는 외적으로 때로는 내면적으로, 즉 심정 가운데 존재하는 탓에 이제까지의 견해들이 제시한 온갖 척도로는 더 이상 측정할 수 없다고 해서, 그리고 모든 것이 공공연히 좀더 위대한 것을 요구하며 전반적인 갱신을 예고한다는 이유 때문에 막상 이 시대에 대해서는 어떤 감격도 기대해서는 안 됩니까? 자연과 역사가 한층 생동적으로 다시금 꽃핀 그러한 성향이 예술에 고귀한 대상들을 돌려주어서는 안 됩니까? 스러진 잔해에서 불씨를 일으켜 보편적인 불꽃 하나를 다시 살려내려 하는 것은 공허한 노력입니다. 그러나 이념들 자체에서 생겨나는 변화라면, 피로에 지친 예술을 끌어올릴 만합니다. 그리하여 오직 새로운 앎, 새로운 믿음을 가능케 하면서 예술로 하여금 다시 젊어진 생 가운데서 전과 비슷한 환희를 나타내도록 활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습니다. 물론 모든 면에서 과거와 같은 식의 예술은 결코 다시 도래하지 않을 것입니다. 자연은 결코 반복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라파엘은 다시 존재하지 않겠지만, 그에 견줄 만한 독특한 방식으로 예술의 정상에 오른 또 다른 이가 있습니다. 다만 앞서 말한 근본 조건이 결여되지 않고 또한 소생하는 예술이 과거의 예술처럼 스스로 정한 목표를 그 첫 작품들에 보여주는 한에서 말입니다.(61-62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