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 개정판. 저자 정희진은 10여 년에 걸친 상담 경험과 사례 연구, 심층 면접을 바탕으로 하여, 가족 집단에서부터 공권력에 이르기까지 '아내 폭력'을 공공연히 은폐하고 재생산하는 가부장제 사회의 멘탈리티를 속속들이 해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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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아주 친밀한 폭력 - 여성주의와 가정 폭력 내용 요약 🏠🥊
정희진 저자의 ‘아주 친밀한 폭력’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은폐되고 사소한 문제로 치부되어 온 가정 폭력을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집요하게 파헤치는 책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흔히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낭만화하는 공간이 실상은 가장 위험하고 폭력적인 장소가 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이 책은 단순히 가정 폭력의 사례를 나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가부장제라는 구조가 어떻게 개인의 관계 속에 침투하여 폭력을 당연한 것으로 만드는지 분석합니다. 🔍
프리모 레비는 평생 ‘경험한 자아’와 ‘말하는 자아’ 사이의 간극에 시달렸다. 홀로코스트 피해자가 그 비극을 경험하지 않은 ‘특권’을 가진 자에게 베풀어야 하는 배려와 관용. 나는 이 부정의를 참을 수 없다. 나는 이것이 우리 사회에서 고통, 폭력, 슬픔이 연구되기 어려운 이유라고 생각한다. 고통은 피할 수 없다. 그러나 고통이 언어화될 때만이 우리는 위로받을 수 있다. 내 고통이 역사의 산물이라는 인식만이 우리에게 위안을 준다. 그런 점에서 학문이란 무엇인가, 지식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싶다.
작가의 말 중
한국 사회에서 ‘아내 폭력’은 언제나 아내(여성)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가족에 대한 폭력으로 환원된다. 즉 한국 사회에서는 가정 폭력이 원래 의미인 가정 내에서 발생하는 폭력이 아니라 가정에 대한 폭력으로 여겨진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까지 ‘아내 폭력’에 대한 접근 방식은 주로 ‘폭력으로부터 가정을 보호하자’는 가족 유지를 근간으로 한 것이었다. 28p
위 사례 여성은 자신을 도와주어야 할 경찰이 완전히 남편의 네트워크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신고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있는 데다가, 그럴 경우 남편의 체면이 손상될 것을 더 걱정하고 있다. 이들은 남편으로부터 학대당했다는 사실을 자신의 고통이 아니라 ‘남편의 수치,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데 실패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에게 ‘아내 폭력’은 아내에 대한 폭력이 아니라 행복한 가정에 대한 폭력이다. 그래서 이들이 떠나지 못하는 것은 남편이 아니라 집이다. 자신의 침묵으로 행복한 가정을 지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여성이 가정을 대표한다고 믿기 때문이다. 아내는 집을 지키는 사람이 아니라 집 그 자체가 된다.
177-8p
공각 지각 능력은 개인이 세계와 만나는 방식에서 능동성과 관련이 있는데, 특히 오랫동안 폭력당한 여성들은 공간 지각 능력을 상실하게 된다.(수학자들에 의하면 수학에서 성별 능력 차이가 가장 현격하게 발견되는 분야는 공간 지각력인데 이는 여성이 수동적으로 사회화되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간이 존재한다 혹은 살아 있다는 근거는, 곧 인간의 몸이 공간의 어느 구체적인 장소에 실재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간이 그것을 인식하는 주체로부터 ‘객관적’이지 않다는 사실은, 공간이 인식 주체자의 몸을 기준으로 삼아서만 특정하게 인식된다는 것이다.
223p
읽는 내내 '가부장제'의 불편함이 느껴졌다.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의 개정판이라는 설명과 시 원문을 읽으면서 가정폭력으로 자신의 장례식으로 받은 마지막 꽃을 노래하는 연에서는 이게 뭐지 하는 어이없는 마음이 들었다.
이 책은 저자가 현장에서 일하면서 접했던 사례들을 여성학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현실에서 여성이 결혼제도와 가부장제에 엮이면서 인권은 사라지고 '아내' '엄마'라는 이름으로만 삶을 살아가게 하는 사회적, 문화적 억압의 여성들의 모습을 전달해주었다.
사례라고는 하지만 실제의 상담을 엮은 실화라는 지점에서,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인권이라는 걸 인정받고 문화적 관념이 자연스러워지는 세기가 올까 하는 비관의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여성운동이라는 걸 하는 이유는 이런 기울어진 운동장의 균형을 다시 맞추기 위한 노력의 일환일 것이다.
가정폭력이 단순 여성 개인사로 머물러서는 안되는 이유를 책 곳곳에 느꼈다.
단지 성이 다르다는 이유로 우월과 차별이 당연시 되야 한다는 게 얼마나 큰 폭력이고 억압인지 다시 또 한번 깊이 느끼게 된다.
가정폭력 안에 '아내'폭력에 대해서는 너무도 당연히 허용되는 범주로 용인하는 사회.
부부는 무촌이다. 그만큼 각별할 수도 있고 돌아설 때 네트워크가 삭제될 수 있다는 의미다.
아내를 인격적으로 대하지 않는 남편들의 이야기.
남편의 폭력을 스스로 허용하는 아내들의 사례들을 읽으며 마음이 답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