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자를 읽다

양자오 지음 | 유유 펴냄

장자를 읽다 :쓸모없음의 쓸모를 생각하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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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15.11.14

페이지

202쪽

상세 정보

동양 고전강의 5권. 장자는 송나라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송나라는 주나라에서 상나라를 멸망시킨 뒤 후예들을 주나라와 가까운 곳에 모아 놓고 살도록 만든 나라다. 상나라의 문화는 주나라와 확연히 달랐고, 중원 한가운데에서, 이미 멸망한 나라의 후예가 유지하는 문화는 주류 문화의 비웃음과 멸시를 받았다. 그러나 춘추전국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나라의 주류 문화는 뿌리부터 흔들렸다. 그런 주류 문화의 가치를 조롱하는 책이며 우리에게도 다른 관점으로 지금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전작 <노자를 읽다>에서 고대 중국의 주나라 문화와는 다른 문화가 있음을, 그 문화에는 인간 중심의 주류 문화와는 다른 세계관이 있음을 지적했던 저자는 중국의 비주류 문화에 대한 논의를 한 걸음 더 전진시켜 노자와 장자 사상의 차이를 분별한다. 저자에 따르면 장자는 인간 세계에만 연연하는 주나라 문화를 비웃으며 인간 세상 밖의 커다란 세계와 가치관에 대해 의견을 펼치지만, 노자는 그 세계를 다시 인간 세상으로 끌고 들어와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논하고자 한다.

책의 앞머리에서 고대 중국의 주류 문화와 비주류 문화의 간극을 설명하고, 장자의 역사 배경과 사상 배경을 훑고 <장자>의 판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본 다음, <장자>의 '소요유'와 '제물론'을 분석한다. 저자는 허세를 부리는 듯한 우화와 정신없이 쏟아지는 궤변, 신랄한 어조를 뚫고 독자에게 <장자>의 핵심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중국의 문화 전통에서 한쪽에 밀려 잊혔던 하나의 커다란 맥을 이해하고 새롭게 중국 철학과 중국 남방 문화를 일별하는 기회를 얻는 동시에 다시금 '기울어 가는 시대'를 고민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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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O

@gaon__lee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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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롤로그에서 저자에 역사의 기능에 관한 견해가 흥미롭다. 그는 “역사는 인류의 한 경험과 폭넓은 삶의 가능성을 보여주고, 현실에 의문을 품고 도전하게 만드는 기능이 있다.”라고 말한다. 저자의 말에 공감이 되면서도 역사의 기능은 그보다 더 많지 않냐는 생각도 동시에 든다.

● 고전을 통해 역사를 바라볼 때 옛사람들이 쓴 것을 인정하고 그에 따라 읽는 이와 삶의 조건이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지만, 가치관 차이로 인한 고뇌는 막기 불가능하지 않을까. 때에 따라선 책과 저자의 배경에서 큰 대비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면이 풍요로워지려 독서하다, 의문만 남긴 채 독서가 마무리될 수도 있을 터.

● 기원후 송만 알다가 장자가 살던 시기의 송(宋)이 고대 상나라 연관이 깊고 사상의 유지를 이어받아 주나라에 차별 아닌 차별을 당했다는 것도 책을 통해 새롭게 알게 되었다.

● 저자의 노자와 장자에 대한 철저한 구분은 이 책에 특별함을 더한다. 저자에 따르면, 노자는 불연속적 세계관을 지니며 자연의 도리를 인간에 적용하려 하는, 일종의 속물로서도 바라본다. 그에 반해 장자는 연속된 세계관을 지녀 완전하고 신비한 원리의 자연에 집중한 인물이다.

● 그리고 노자와 장자를 얘기할 때 대부분 노자가 먼저 언급되기에 노자가 앞서 태어난 인물로 여겨지지만 둘의 사상이 담긴 책의 서술 기법 차이로 역사를 구분지어 장자가 노자보다 윗 세대임을 드러내는 과정도 흥미롭다.

장자의 주요 사상

1. 하나의 잣대로 판단하지 말 것

장자 왈
“ 작은 앎은 큰 앎에 미치지 못하고, 짧은 목숨은 긴 목숨에 미치지 못한다.”
“앎에도 귀머거리 장님이 있다오,”
“못생긴 나무라도 황량한 벌판에선 역할을 할지니.”

● 장자는 토머스 쿤이 주장한 ‘현대의 과학과 과거의 과학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기에 불가하다’라는 ‘공약 불가능성’의 선구자다. 위의 주요 어구처럼 장자는 하나의 기준으로 다른 것을 함부로 덧대지 말라는 가치관을 지녔다. 다른 잣대에는 다른 조건이 필요하다라 사상이 수천 년의 명을 이어 서양까지 건너갈 수 있었던 지구의 생존에 박수를.

2. 끊임없이 쫓기는 현대인의 정신에 경종을.

장자 왈
“외부 사물에 자극받는 정신은 끊임없이 소모되고 상처를 앓는다
”정신을 끊임없이 외부에 마찰시킨다“
※ 이 장자 왈은 저자의 변형을 인용했다.

● 현대 사회의 끊임없는 변화와 그 속에 살고 있는 인간은 전의 시대보다 많고 새로운 자극에 노출된다. 특히 전해져온 전통놀이 정신을 너무나도 잘 수행하는 대한민국의 변화 폭은 끝없이 널뛰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 타격은 더욱 클 것이다. 글을 쓰는 와중에도 나를 괴롭히는 두통은 정신의 소모를 드러내는 하나의 증거가 아닐까.

어려운 장자. 차라리 즐긴다면?

● 책 막바지 옮긴이의 말대로 책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어려워진다. ‘장자의 저것 이것 비유’ ‘만물이 하나 되었다는 데 갑자기 세 가지를 구분하는 행태’ 등 궤변의 향연은 독자를 혼동케 하고 책을 십여 년 만에 다시 읽은 필자도 마찬가지였다.

● 이는 장자를 읽을 때 어떻게든 파헤치려는 목적에 몰두하다 방황하는 데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 하지만 완전히 어ᄄᅠᇂ게든 읽어내려 하기보다 장자를 즐기고자 한다면 장자의 넓은 품은 독자를 안겨줄 수 있지 않을까. 속세에 대해 시선을 돌리고 자연에만 몰두하는 장자의 허무맹랑함 때문에 학을 뗄 수도 있겠지만

장자를 읽다

양자오 지음
유유 펴냄

2시간 전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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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sojung

@phsojung

-장자가 말했다. "그대는 큰 것을 쓰는데 정말 서툴군."
-도는 작은 이룸에 감춰지며, 말은 화려함에 감춰진다.
-그러므로 없음에서 나와 있음으로 가는 데도 셋에 이르니, 하물며 있음에서 나와 있음으로 가면 어떻겠는가! 어디로 감도 없이, 이로써 그칠 따름이다.
-노장 사상에 포함되는 장자, 장자가 먼저고 노자가 나중이라는데~ <노자를 읽다>도 읽어봐야겠다.
-입문서로 딱 좋았다:)

장자를 읽다

양자오 지음
유유 펴냄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추천!
2022년 1월 4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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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lenz

@mw28u21qg6uu

*한마디: 중국 학자가 말하는 장자 이야기
*두마디: 장자 알러뷰
*추천대상: 선이 분명한 분
*이미지: 만득이 (말랑말랑, 이모양 저모양)
*깔때기: 내가 고전 철학을 읽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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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복 교수님의 <담론>을 읽고 나서 다시 동양철학에 꽂혔습니다. 수많은 장자 책 중에서 "쓸모 없음의 쓸모를 생각하는 법"이란 부제가 끌려씁니다. 이래서 제가 <풍경의 쓸모>도 좋아했나 봅니다. 아무래도 저는 장자스타일인듯 합니다.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뭐가 중요한가요. 옳고 그름은 결국 상대적인 것을. 토론 마인드로는 장자가 좋다고 봅니다. (근데 철학자들은.. 읽다보면 다 빠져들고........) 극단의 갈등이 첨예한 지금 이 시대, 장자의 유연함이 도움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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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역사적 독법'의 기초 위에서 비로소 '문학적 독법'으로 나간느 다음 단계를 밟을 수 있습니다. 먼저 이 고전들은 오늘날의 우리를 위해 쓰인 것이 아니라, 그것들이 태어난 시대에 우리와 매우 다른 삶을 살았던 옜사람들이 쓴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중심적인 태도와 자만심을 버리고, 잠들어 있는 보편된 인성을 일깨우며 다른 삶의 조건 속으로 들어가, 그들이 남긴 모든 것에 가까이 다가서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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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과정에서 우리는 자신의 감성과 지성을 일깨움으로써, 전혀 알 수 없었떤 다른 삶의 환경을 이해하고, 내면에 존재했지만 미처 몰랐던 풍요로운 감정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p.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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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말 중요한 핵심은 크거나 작은 잣대 자체가 아예 다르고, 같은 기준으로는 가늠할 수 없다는 데 있습니다. p.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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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해진 기준에 따라 억지로 가늠하려 하지 말고 그 사물이 원래 가진 본성에 따라 생각한다면 그에 적합한 진정한 '쓸모'가 보일 것입니다. 다만 이런 '쓸모'는 세상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쓸모'의 좁은 개념에는 부합하지 않는 듯 보이지요. p.1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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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의 모든 것은 '이것' 아니면 '저것'입니다. 나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인 것이 다른 사람의 관점에서 보면 '저것'이 됩니다. 고정된 '이것'과 '저것'은 없습니다. '저것'과 '이것'의 가장 큰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우리는 우리 자신을 이해하고 '이것'을 이해할 수 있지만, 그런 식응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저것'을 이해할 수는 없습니다.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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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옳고 그름이란 모두 저것과 이것의 구별에서 생깁니다. 이쪽 입장에서 하나의 옳고 그름을 지키고 저쪽 입장에서 하나의 옳고 그름을 지킵니다. 여기에 정말 '저것'과 '이것'의 구별이 있을까요? 이쪽도 옳고 그름을 말하고 저쪽도 옳고 그름을 말하므로 이 옳고 그름과 저 옳고 그름은 동등합니다. 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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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인은 옳고 그름을 하나로 잘 버무려 자연의 균형을 얻은 까닭에 더 이상 이것이 옳고 저것이 그르다는 분별을 필요로 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하는 것도, 저렇게 하는 것도 가능하지요. '옳음'은 '그름'일 수 있고 '그름' 또한 '옳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양행"이라 합니다. 두 방향으로 모두 다닐 수 있어야 진정한 "얻음"이지요. p.1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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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를 읽다

양자오 지음
유유 펴냄

읽었어요
2018년 5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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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양 고전강의 5권. 장자는 송나라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송나라는 주나라에서 상나라를 멸망시킨 뒤 후예들을 주나라와 가까운 곳에 모아 놓고 살도록 만든 나라다. 상나라의 문화는 주나라와 확연히 달랐고, 중원 한가운데에서, 이미 멸망한 나라의 후예가 유지하는 문화는 주류 문화의 비웃음과 멸시를 받았다. 그러나 춘추전국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나라의 주류 문화는 뿌리부터 흔들렸다. 그런 주류 문화의 가치를 조롱하는 책이며 우리에게도 다른 관점으로 지금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전작 <노자를 읽다>에서 고대 중국의 주나라 문화와는 다른 문화가 있음을, 그 문화에는 인간 중심의 주류 문화와는 다른 세계관이 있음을 지적했던 저자는 중국의 비주류 문화에 대한 논의를 한 걸음 더 전진시켜 노자와 장자 사상의 차이를 분별한다. 저자에 따르면 장자는 인간 세계에만 연연하는 주나라 문화를 비웃으며 인간 세상 밖의 커다란 세계와 가치관에 대해 의견을 펼치지만, 노자는 그 세계를 다시 인간 세상으로 끌고 들어와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논하고자 한다.

책의 앞머리에서 고대 중국의 주류 문화와 비주류 문화의 간극을 설명하고, 장자의 역사 배경과 사상 배경을 훑고 <장자>의 판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본 다음, <장자>의 '소요유'와 '제물론'을 분석한다. 저자는 허세를 부리는 듯한 우화와 정신없이 쏟아지는 궤변, 신랄한 어조를 뚫고 독자에게 <장자>의 핵심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중국의 문화 전통에서 한쪽에 밀려 잊혔던 하나의 커다란 맥을 이해하고 새롭게 중국 철학과 중국 남방 문화를 일별하는 기회를 얻는 동시에 다시금 '기울어 가는 시대'를 고민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왜 지금 『장자』인가?
중국의 권위 있는 역사학자 첸무는 “『장자』는 기울어 가는 시대의 책이다. 그러므로 『장자』를 연구하고 글을 쓴 이 또한 기울어 가는 시대에 살지 않은 적이 없다”라고 했다. 『장자를 읽다』의 저자 양자오는 ‘기울어 가는 시대’란 주류 사회의 중심 가치가 붕괴되고 해체되는 때이며, 이런 시대에 이르러서야 사람들이 『장자』처럼 사회의 범주를 넘어서는 이야기를 제대로 감상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금이야말로 우리가 이 책을 가장 잘 읽고 이해할 수 있는 때가 아닐까?
장자는 송나라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송나라는 주나라에서 상나라를 멸망시킨 뒤 후예들을 주나라와 가까운 곳에 모아 놓고 살도록 만든 나라다. 상나라의 문화는 주나라와 확연히 달랐고, 중원 한가운데에서, 이미 멸망한 나라의 후예가 유지하는 문화는 주류 문화의 비웃음과 멸시를 받았다. 그러나 춘추전국 시대로 접어들면서 주나라의 주류 문화는 뿌리부터 흔들렸다. 바야흐로 난세였다. 기존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요구와 주장이 주류 문화를 궁지로 몰았다. 무너진 왕조의 몰락한 후예, 홀대당하는 비주류 문화의 계승자인 장자의 눈에는 그 난세가 어떻게 보였을까. 『장자』는 그런 주류 문화의 가치를 조롱하는 책이며 우리에게도 다른 관점으로 지금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공자가 대변하는 주나라의 문화 vs. 장자가 대변하는 송나라의 문화
공자는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말하지 않았다. 이 네 글자에서 마지막 글자 ‘신’은 귀신이나 사후의 세계를 가리킨다. 공자는 우리가 지금 살아 있는 인간 세상도 모르면서 굳이 보이지도 않고 알 수도 없는 귀신이나 죽음 후의 세상을 알아서 뭐하겠느냐고 질타한다. ‘지금 여기’에 충실하라는 말이다. 공자의 이 세계관은 중국의 주나라 문화를 대변한다. 주나라 문화는 ‘실질’의 문화다.
이전 왕조인 상나라에서는 귀신을 믿었고, 고대 중국의 남방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저자가 말하듯, 만물에 편재하는 인간 아닌 존재를 믿는 세계관은 우리가 자주 접하는 세계 신화에서 보듯 전 세계에 널리 퍼져 있다. 인간 아닌 존재가 실재로 어디에나 있고, 인간이 그런 존재가 되기도 하며, 그런 존재가 인간이 되기도 한다는 믿음이 깔린 세계관이다. 예외적으로 중국에서는 그렇지 않은 세계관인 ‘불연속 세계관’이 주류 문화를 형성했고, 그리하여 이전 왕조와 남방에서 형성된 ‘연속된 세계관’은 배척당하고 밀려나 중국 문화의 전통에서 실낱처럼 간신히 명맥을 유지했다.
전작 『노자를 읽다』에서 고대 중국의 주나라 문화와는 다른 문화가 있음을, 그 문화에는 인간 중심의 주류 문화와는 다른 세계관이 있음을 지적했던 저자는 이번 『장자를 읽다』에서 중국의 비주류 문화에 대한 논의를 한 걸음 더 전진시킨다. 조직과 구별되는 개인주의, 인간 중심이 아닌, 인간 이외의 존재를 인정하는 세계관, 거기에서 나오는 상대성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아우르는 절대성까지.
비주류 문화에 대해 좀 더 나아간 설명에서 저자는 노자와 장자 사상의 차이를 분별한다. 저자에 따르면, 노자와 장자는 크게 다르다. 사상의 바탕도, 논리 전개 방식도, 말을 전하는 방식도 완전히 다르며, 이것들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노자가 장자보다 앞서기는 어렵다. 저자가 보기에 장자는 인간 세계에만 연연하는 주나라 문화를 비웃으며 인간 세상 밖의 커다란 세계와 가치관에 대해 의견을 펼치지만, 노자는 그 세계를 다시 인간 세상으로 끌고 들어와 ‘지금 여기’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논하고자 한다.

『장자』와 중국 문화를 좀 더 잘 이해하는 방법
저자는 책의 앞머리에서 고대 중국의 주류 문화와 비주류 문화의 간극을 설명하고, 거기에서 장자와 그의 저서 『장자』가 차지하는 자리를 설정한다. 그런 다음 ‘연속된 세계관’을 기반으로 하는 장자의 사상이 인간 세상을 훌쩍 뛰어넘어 거대한 자연으로 확장된다는 점, 그럼으로써 이 좁디좁은 ‘불연속 세계관’이, 인간 중심의 세계관이 얼마나 보잘것없고 별 볼 일 없는 것인지 알리는 데 주력했다고 지적한다. 그러니까 장자의 허풍 같은 비유들은 인간 세계 밖의 거대한 세계를 알리기 위한 수단이자 인간 중심의 주류 문화가 얼마나 우스운지 놀리는 수단이 되는 셈이다.
이렇게 장자의 역사 배경과 사상 배경을 훑고, 『장자』의 판본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살펴본 다음, 저자는 『장자』의 「소요유」와 「제물론」을 분석의 교재로 선택한다. 이 대목에서 중국 철학에서 사라진 또 하나의 흐름인 명가학파가 등장한다.
저자는 『장자』를 읽으면서 필요한 점으로 진시황의 ‘서동문’書同文 정책이 끼친 영향을 이해할 것, 중국 남방 문화가 언제나 비주류였다는 점을 명심할 것, 장자의 시기가 웅변술이 꽃을 피웠던 전국 시대라는 점을 기억해 둘 것을 꼽았다. ‘서동문’ 정책은 진시황이 중국을 통일한 이후 전국에 통용되는 문자를 통일시킨 정책이다. 이에 따라 기준에 맞지 않는 지방 언어가 사라졌고, 지방색이 강했던 남쪽 지역 문장은 표준 문자로 새롭게 쓰이면서 본래의 의미를 잃는 경우가 많았다. 그리고 가치관이 송두리째 흔들려 과거의 관점을 믿을 수 없고 미래의 관점이 잡히지 않은 사람들을 말로 설득해야 했던 전국 시대에는 화려한 언변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장자는 그런 시대에 살았고, 같은 시대에 맹자, 혜시, 공손용자뿐 아니라 종횡가인 소진과 장의가 있었다. 장자는 이 웅변 기술이 절정에 이른 시기에 그에 걸맞은 기술을 장악했고, 언어 논리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여 상대성을 아우르는 절대성, 절대성을 의심하는 상대성을 보여 준 것이다.
언제나 그렇듯, 양자오 선생은 허세를 부리는 듯한 우화와 정신없이 쏟아지는 궤변, 신랄한 어조를 뚫고, 독자에게 『장자』의 핵심에 접근하는 방법을 알려 준다. 우리는 그의 안내를 받으며 중국의 문화 전통에서 한쪽에 밀려 잊혔던 하나의 커다란 맥을 이해하고 새롭게 중국 철학과 중국 남방 문화를 일별하는 기회를 얻는 동시에 다시금 ‘기울어 가는 시대’를 고민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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