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하

움베르토 에코 지음 | 열린책들 펴냄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하 (움베르토 에코 삽화 소설, La Misteriosa Fiamma della Regina Lo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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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08.7.1

페이지

368쪽

상세 정보

<장미의 이름>의 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삽화소설. 세상에 대한 모든 백과사전적 기록들을 다 기억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이 상실된 기억의 조각들을 복원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소설은 작가가 직접 제작한 몽타주를 비롯해 1940~1950년대 이탈리아를 생생하게 되살리는 다양한 이미지 자료들이 텍스트들과 병치되어 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작가 개인의 추억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들이다. 주인공 야보의 모델이 작가 자신이며 밀라노의 셈피오네 공원이 건너다보이는 아파트, 어마어마한 장서, 곰돌이 안젤로의 추억, 피난 시절 이야기 등 소설의 많은 요소가 작가의 전기와 일치한다.

주인공 잠바티스타 보도니(일명 얌보)는 밀라노의 손곱히는 고서적 전문가. 그는 1991년 4월 심장혈관 계통의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역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후유증을 겪고. 그의 증상은 조금 특별하다. 공적인 기억, 즉 백과사전적인 기억은 온전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삶과 연관된 기억은 모두 사라져버린 것이다.

외손자 알렉산드로는 기억하지 못해도 알렉산드로스 대왕에 관한 정보는 기억하고, 30년 넘게 산 아내는 물론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으로 지내 온 친구도 그에겐 타인이다. 그는 심리학자인 아내의 도움을 받아가며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려 한다. 하지만 기억의 동굴에는 안개만 자욱하고. 결국 아내의 권유에 따라 어린 시절을 보내던 솔라라의 시골집으로 가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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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의 책은 넘 어려워서 읽고나면 주눅이 든다.
그래도 다시 찾게 되는 이상한 힘이 있다...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 하

움베르토 에코 지음
열린책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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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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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의 이름>의 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삽화소설. 세상에 대한 모든 백과사전적 기록들을 다 기억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이 상실된 기억의 조각들을 복원해 가는 과정을 그렸다. 소설은 작가가 직접 제작한 몽타주를 비롯해 1940~1950년대 이탈리아를 생생하게 되살리는 다양한 이미지 자료들이 텍스트들과 병치되어 있다.

이러한 이미지들은 작가 개인의 추억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것들이다. 주인공 야보의 모델이 작가 자신이며 밀라노의 셈피오네 공원이 건너다보이는 아파트, 어마어마한 장서, 곰돌이 안젤로의 추억, 피난 시절 이야기 등 소설의 많은 요소가 작가의 전기와 일치한다.

주인공 잠바티스타 보도니(일명 얌보)는 밀라노의 손곱히는 고서적 전문가. 그는 1991년 4월 심장혈관 계통의 사고로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깨어난다. 다행히 목숨은 건졌지만 역행성 기억상실증이라는 후유증을 겪고. 그의 증상은 조금 특별하다. 공적인 기억, 즉 백과사전적인 기억은 온전하지만 자신의 개인적인 삶과 연관된 기억은 모두 사라져버린 것이다.

외손자 알렉산드로는 기억하지 못해도 알렉산드로스 대왕에 관한 정보는 기억하고, 30년 넘게 산 아내는 물론 초등학교 시절부터 단짝으로 지내 온 친구도 그에겐 타인이다. 그는 심리학자인 아내의 도움을 받아가며 잃어버린 기억을 되찾으려 한다. 하지만 기억의 동굴에는 안개만 자욱하고. 결국 아내의 권유에 따라 어린 시절을 보내던 솔라라의 시골집으로 가는데...

출판사 책 소개

<장미의 이름>의 작가 움베르토 에코의 최신작,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이 이세욱의 번역으로 출간되었다. 2004년 이탈리아에서 출간된 이후, 주요 언어권별로 소설에 등장하는 각종 문학적 인용들에 관한 주석 작업을 위한 사이트가 개설되고, 번역자를 선정하기 위한 오디션(전통적으로 미국, 프랑스, 독일의 에코 소설 번역은 한 사람이 고정적으로 맡아 왔다. 그러던 것이 영어판 번역자 윌리엄 위버가 고령으로 자리에서 물러나자 차세대 영어권 에코 번역자를 선정하기 위한 오디션이 개최되었고 시인 출신의 제프리 브룩이 그 영예를 안았다. 제프리 브룩은 이 첫 번째 작업을 위해 번역문 한 장 한 장을 에코에게 보내 직접 자문을 얻었다고 한다)이 개최되는 등 숱한 화제를 낳았던 이 소설은 올해로 76세를 맞이하는 에코가 자신의 문학적 역량을 모두 쏟아 부었다 해도 과언이 아닌 작품이다. 이 작품에서 에코는 <살아 있는 백과사전>이라는 자신의 별칭에 걸맞게 고전 문학에서부터 현대 대중소설까지 방대한 문학적 텍스트를 정교히 엮은 후 그 위에 살아 있는 이미지들을 섞고 자신의 추억들까지 불어넣고 있다.

'삽화 소설'이라는 이색적인 장르 명을 달고 있는 이 작품은 단순히 글로 쓰인 것들을 그림으로 따라가는 <삽화가 들어 있는 소설>이 아니다. 오히려 삽화와 소설이 결합된 형태라 볼 수 있는데, 작가가 직접 제작한 몽타주를 비롯하여 1940~1950년대 이탈리아를 생생하게 되살리게 해주는 다양한 이미지 자료들이 텍스트들과 병치되어 독특한 효과를 빚어낸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이미지들의 상당수가 에코 개인의 추억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자료들이 작가의 개인 소장품이라는 점이다.
에코는 「라 레푸블리카」에 실린 기사(2004년 6월 10일자, 44면)에서, <이 소설의 주인공은 나 자신이 아니고 그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여러 에세이를 통해 밝힌 전기적 사실에 비추어 보면, 주인공 얌보의 모델은 작가 자신인 것이 분명하다. 밀라노의 셈피오네 공원이 건너다보이는 아파트, 어마어마한 장서(밀라노 아파트에 5천 권, 시골 별장에 3만 권), <히프네로토마키아 폴리필리>라는 책에 대한 애정, 헌책방에서 구했다는 파피니의 <고그> 초판본, 파쇼 시대의 작문, 곰돌이 안젤로의 추억, 아이스크림에 얽힌 추억, 1943년에서 1945년에 이르는 피난 시절 이야기, 알레산드리아의 안개(얌보는 그냥 <도시>라고만 하면서 도시 이름을 밝히고 있지 않지만, 책에 실린 보르살리오 모자의 광고 포스터에 알레산드리아가 나와 있다), 알레산드리아의 기차역 신문 판매대에서 구한 소설 등 많은 요소가 에코의 전기적 사실과 일치한다.

무엇보다 이 소설의 가장 중요한 무대인 솔라라는 에코가 <세상의 바보들에게 웃으면서 화내는 방법>에서 이야기하고 있는 니차 몬페라토와 많은 점에서 닮아 있다. 네르발에게 발루아가 있고 프루스트에게 콩브레가 있다면, 에코에게는 솔라라가 있다. 일리에가 콩브레의 모델이었듯이, 니차 몬페라토는 솔라라의 모델이고, 얌보와 벨보(<푸코의 진자>의 주인공 벨보와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의 얌보는 어린 시절을 공유한다. 얌보가 솔라라 피난 시절에 겪은 이야기는 <푸코의 진자>에 나오는 벨보의 추억 -- 15장, 16장, 49장, 54장, 55장, 56장, 64장, 96장, 118장, 119장 -- 을 연상시킨다)가 그렇듯이 에코의 모든 추억은 이 솔라라에서 시작된다.

이처럼 에코의 다섯 번째 소설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은 <시대의 멘토>와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일견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두 개의 타이틀을 모두 획득한 전대미문의 작가 에코에게 보다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세상에 대한 모든 백과사전적 기록들을 다 기억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이 그 상실된 기억의 조각들을 복원해 가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 역시 에코 특유의 가공할 지적?문학적 파노라마를 특징으로 하지만, 그 공적인 기억에 스며든 개인의 역사, 인류가 만들어 낸 모든 아름다운 텍스트들 너머에서 빛을 내는 가슴속 깊은 사랑은 독자들로 하여금 에코라는 피와 살을 가진 인간과 대면하게 한다. 그리고 그러한 대면의 순간 독자들은 이전의 소설들에서 느꼈던 재미와 감동을 넘어서는 무언가를 발견하게 된다. 이 소설의 영어판 번역자 제프리 브룩이 말했듯 이 소설은 무엇보다 시대의 지성 에코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쓴 소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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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움베르토 에코가 호메로스, 인터넷, 만화책, 그리고 여성 구두를 말하다

--- <빌리지 보이스> 2005년 6월 28일자

움베르토 에코는 열정적인 인터넷 유저이긴 하지만 인터넷광은 아니다. <나는 한 번도 MP3 파일을 다운받은 적이 없습니다>라고 이 이탈리아 기호학자는 말한다. 「나는 밤새도록 무엇에 취한 듯 멍하게 인터넷을 하지는 않아요.」 에코는 인터넷 이용 시간의 대부분을 e-mail과 날씨를 확인하는 데 사용한다. 저녁에는 배경 음악을 깔아 놓기 위해 인터넷 라디오 방송국에 접속을 하고, 가끔은 인터넷을 통해 유년 시절에 유행했던 만화책이나 1970년대의 비디오 게임 같이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옛 물건을 구입하기도 한다. 에코는 이렇게 설명한다. 「나는 인터넷을 도서관처럼 활용합니다. 저에게 있어서 인터넷은 도서관처럼 들락날락하는 곳이죠.」
비록 많은 사람들이 움베르토 에코를 중세를 무대로 한 소설 <장미의 이름>과 <바우돌리노>의 저자로만 알고 있긴 하지만, 에코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나이 일흔셋의 에코가 온라인 매체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익히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고도로 복잡한 뇌 속에 엉켜 있는 수많은 기억들을 풀어내는 과정을 보여 주는 그의 최신작, <로아나 여왕의 신비한 불꽃>은 하이퍼텍스트적인 소설임에 틀림없다. 고서적상 얌보는 잠에서 깨어나 그가 잃어버린 기억들을 찾아내려고 애쓴다. 그는 자신의 아내도 기억할 수 없고 고향 밀라노로 가는 길도 잊어 버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그렇듯이 그가 읽었던 책들과 문학적인 문구들을 전부 기억하고 있었다. 어느 날 오후, 그는 친구와 함께 간식을 먹다가 이런 말을 내뱉는다. 「쌉쌉한 아몬드의 독특한 냄새(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콜레라 시대의 사랑>)……」. 「나를 이스마엘이라 불러 주겠어요?」
에코의 세계에서 책들은 한 방향으로 시대를 가로질러 가는 외딴 섬이 아니다. 책들은 복잡하게 얽힌 시스템(체계)을 설명해 주고 외부 세계로 시스템을 확장해 나가는 인터넷 같은 존재다. 책을 읽다 보면 우리는 때때로 셀 수 없는 참고 자료들을 거치게 될 때도 있다. <호메로스 시대 이후로 지금까지 우리는 하이퍼텍스트적으로 책을 읽어 왔습니다>라고 에코는 말한다. 「우리는 책을 읽다가 때때로 내용을 건너뛰기도 합니다. 특히 재독을 할 때 말이죠. 성서를 생각해 봅시다. 사람들은 그 책을 전부 읽지 않고 이곳저곳 퍼져 있는 다양한 인용구들을 띄엄띄엄 참고하며 인용구들을 연결하곤 합니다.」
에코의 소설은 가위로 오려 낸 듯한 텍스트 조각들(혹은 덩어리)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또 하나의 텍스트라고 할 수 있다. 한 예로 그의 저서 <푸코의 진자>에서는 문학적인 요소들과 학문적인 요소들이 다양한 역사적 음모론과 연결되어 거대한 음모론으로 변형되고 있다. 수많은 텍스트들이 슈퍼컴퓨터에 누적되고 연결되어 인간의 이성의 힘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복잡한 이론들이 탄생하게 된다(실제로 많은 독자들이 <푸코의 진자>의 난해함에 혼란을 겪었다).
세 개의 부분으로 나뉘어 있는 <신비한 불꽃>은 수많은 난제들을 드러낸다. 소설은 얌보의 엉망이 된 시스템(기억)의 잔해를 찾아 헤매는 것에서 시작된다. 기억할 수 없는 사람들의 얼굴과 이름들로 인해 정신적 아노미를 겪은 그는 자신이 유년기를 보냈던 고향으로 내려가는데, 그곳에서 유년 시절 읽었던 소설과 만화책을 비롯한 수많은 자료를 접하게 된다. 두 번째 부분은 주인공이 다소 유치하기도 한 슈퍼히어로들과 고통받는 여자들, 그리고 무솔리니 시대의 서적들과 만화(이 중 하나가 이 책의 제목이 되었다)들에 대해 천착하는 부분이다. 마지막 3부는 얌보가 다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고, 그 속에서 유년 시절 기억을 되살려 현재와 연결시키는 과정을 다룬다.
「당연한 일이지만, 만약 당신이 기억에 대한 소설을 쓰게 된다면 당신은 당신을 협박하는 프루스트의 악령에 시달리게 될 겁니다. 하지만 <신비한 불꽃>의 경우는 그렇지 않아요. 프루스트는 기억을 되살리기 위해 자기 내면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내 소설의 주인공은 개인적인 기억이나 마들렌 같은 기억의 촉발제가 없어요. 그는 공적이고 무기질의 기억들을 활용합니다.」 에코는 이 <무기질의 기억mineral memory>들을 작품 속에서 책 표지, 영화 포스터와 정치 선전물 등의 삽화들을 직접 삽입해 보여 준다. 「그 이미지 자료들은 내가 이미 글로 표현한 내용을 그림으로 다시 옮겨 놓은 것이 아닙니다. 그것들에는 어떤 추가적인 기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 내가 다락방에서 찾은 수만 가지 자료들이 주는 느낌을 그것들을 통해 알 수 있는 것이죠.」
에코는 <신비한 불꽃>을 통해 모든 텍스트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어 있는 인터넷(혹은 전자 매체)의 특성을 구현하려고 노력했다(실제로 그의 최근작 <미의 역사>는 미국에서 책이 아닌 CD-ROM으로 먼저 출시되었다). 그러나 우리가 현재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책들이 전자 매체로 전환되는 상황에 대해 물었을 때는 즉답을 피했다. 「저는 그 문제에 대해서는 아주 회의적입니다. 소설의 진정한 목적은 독자들에게 운명은 바뀔 수 없다는 인상을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자 매체에서는 그것을 독자들이 마음대로 바꿀 수 있어요. 그러나 소설은 독자들에게 삶은 바뀔 수 없다는 언질을 하죠. 그것이 소설이 가진 힘입니다.」 게다가 실용주의적 관점의 소유자인 이 소설가는 이렇게 말하기도 한다. 「책은 우리가 전기가 없어도 즐길 수 있어요. 나뭇가지 위에 앉아 있거나 심지어 사랑을 나눌 때도 즐길 수 있는 매체입니다.」
<신비한 불꽃>을 통해 독자들은 새로운 매체를 향한 에코의 두 가지 시선을 느낄 수 있다. 우선 얌보의 유년 시절의 기억들은 변칙적인 지식 파편들이 그의 공허한 아이덴티티를 채워 가는 위키피디아적인 성격을 드러낸다. 하지만 기억들은 또한 두꺼운 고치처럼 얌보를 에워싸고, 이로 인해 얌보는 외부와의 인간적 접촉이 불가능하게 된다. 이처럼 에코는 인터넷을 양날의 검으로 간주한다. 「만약 우리가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의존을 한다면, 그것은 우리에게 상호작용을 위한 보편적 기반을 마련하게 해줄 겁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통해서만 정보를 접하게 된다면 우리는 남들과는 전혀 다른, 고립된 나만의 백과사전을 만드는 우를 범하게 될 것입니다.」
에코는 그가 쓴 소설 중 가장 내면 탐구적 성격을 지닌 <신비한 불꽃>에 대해 독특한 평을 했다. 사실 <신비한 불꽃>이 처음 출간되었을 때는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소설, 혹은 너무나 개인적이어서 이해하기 힘들다는 평을 많이 받았다. 이에 대해 에코는 <신비한 불꽃>은 철저하게 자신의 세대의 시각을 녹여낸 소설이라고 털어놓는다. 「이 책은 내 또래의 이탈리아 사람들을 위한 것입니다. 30년 전 뉴욕을 방문했을 때, 나는 <스페인어를 쓰는 뚱뚱한 여성들을 위한 신발>이라는 간판을 붙인 가게를 본 적이 있어요. 스페인어를 쓰는 뚱뚱한 여성들만을 위한 특화된 시장이 있다는 얘기죠! 제 소설은 그런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에코는 이 소설이 유럽에서 성공을 거두었다고 말하며 의기양양한 어투로 이렇게 덧붙인다. 「우리는 트로이를 가본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호메로스를 통해 우리는 마치 그곳에 가본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호메로스도 가능한데 나라고 안 될까요?」
에코의 주옥 같은 저서들이 온라인 매체보다 생명력이 길 것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언젠가 그는 이렇게 썼다. <책은 발명된 도구로서 너무나 완벽하게 때문에 더 이상 개선될 여지가 없다. 망치, 칼, 숟가락, 그리고 가위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코는 이따금 신기술을 즐긴다. 20년 전, 그는 애플사의 매킨토시 운영 체제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DOS 체제를 가톨릭과 개신교에 비유했다. 그렇다면 오늘날의 인터넷은 어떻게 정의할까? 「우리는 인터넷을 신에 비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신곡>에서 단테는 신을 우주의 모든 지혜를 담고 있는 하나의 덩어리로 보았습니다. 그에게 있어서 신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지혜와 지식들을 담고 있는 존재였던 것이죠. 그에 비해 인터넷은 모든 정보를 담고 있되 일종의 지식 과다 상태에 있습니다. 그것은 좋은 것과 나쁜 것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인터넷은 신이다, 하지만 아주 멍청한 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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