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에 대한 관심을 책 한권으로 끝내기엔 못내 아쉬워 작은동네에 작은도서관에 있는 해녀책 3권 중 2권을 함께 빌렸다. 한권은 명랑해녀, 한권은 바로 이 책.
명랑해녀가 타지사람이 제주해녀가 되기위해 내려오면서부터 시작되는 가벼운 에세이라면 이 책은 고향이 제주도인 서명숙(신문인)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책이다.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의 글이여서 그런지 가독성도 흥미성도 뛰어났다.
나도 해녀가 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제주도에 당장이라도 달려가 삼촌-하고 외치고 싶을만큼, 숨비소리를 검색해 들어보았고 왜 해남은 없는지, 해녀 한사람한사람만의 가늠할 수 없는 일생의 이야기를 이 책으로 듣게 되었다.
나처럼 해녀에 관심이 생긴다면 또는 생겼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작가가 해녀를 표현한 글 중 가장 맘에 들던 글로 마무리.
- 그녀들은 오로지 자신들의 노동의 힘으로 생계를 꾸려가는만큼 21세기의 어느여성들도 못 따라올만큼 독립적이고 주체적이면서도 19세기적인 가부장제와 남아선호사상에 얽매여 있었다. 또한 자영업자처럼 매우 개인적이면서도 공동체의 일에는 군말 없이 똘똘 뭉치는 면모를 보였다. 자기들끼리는 소녀들처럼 웃고 떠들다가 카메라만 들이대면 삿대질을 하면서 화를 냈다. 지나가는 올레꾼에게 밀감을 거져건네줄 만큼 인심이 좋은데도 해안에 밀려온 소라 하나라도 그냥 가져가면 목청을 한껏 돋웠다. ‘잠수병’으로 이명과 두통을 호소하면서도 그나이 또래의 아주망이나 할망들보다 훨씬 건강해 보였다. 실로 모순적 존재의 여신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