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로 진원지인 미국뿐 아니라 많은 나라가 공황 상태에 빠졌다. 거대 금융사와 불건전한 거래를 하고 있던 나라들은 아직도 그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재무 건전성에 문제가 많았던 그리스는 최근 채무불이행 상태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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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수퍼크래시 :세계경제를 약탈하는 법 내용 요약 📉
대릴 커닝엄의 저서 《수퍼크래시 :세계경제를 약탈하는 법》은 현대 자본주의 시스템의 이면과 그 안에서 벌어지는 경제적 약탈의 구조를 날카로운 시각으로 파헤친 그래픽 노블입니다. 이 책은 일반 대중이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경제적 현상을 직관적인 그림과 명쾌한 설명을 통해 전달하며, 왜 현대 경제가 빈번한 위기를 겪고 소수의 부유층만이 계속해서 이득을 취하는지 그 근본적인 이유를 추적합니다. 🧐
만화는 물론이고 먼저 출판된 서적 가운데서도 이 만큼 세심하게 보수주의와 금융위기의 본질을 살핀 작품이 흔치 않았던 만큼 해당 분야에 관심이 있는 독자들에겐 흥미로운 독서가 될 것이다.
책은 우선 미국 보수 우파의 사상적 기틀을 마련한 아인 랜드라는 인물을 집중 조명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RB) 전 의장 앨런 그린스펀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도 잘 알려진 아인 랜드는 러시아 태생의 유대인으로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와 소설가로 자수성가한 입지전적 인물이다. 볼셰비키 혁명으로 일가족이 러시아에서 일군 기반을 순식간에 빼앗긴 경험을 뼈에 새긴 그녀는 이후 국가와 대중을 철저히 배제하고 뛰어난 능력을 갖춘 소수 엘리트 위주의 사회를 꿈꿨다.
<파운틴헤드>, <아틀라스> 등 아인 랜드의 대표작에서 엿볼 수 있는 그녀의 사상은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다. '소수엘리트의 절대적 자유'가 바로 그것이다. 그녀는 보통의 대중들을 가리켜 '중고인간'이라 칭하고 정부의 보조를 받아야 하는 장애인 등에 대해서는 '기생충'이라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 엘리트주의자다.
나아가 그녀는 소수 엘리트의 재능을 통해 사회가 발전하며 이들로부터 세금을 받아 사회적 약자를 돕는 정부의 행위를 도둑질이라 비난한다. 즉 엘리트 자유주의자인 셈인데 저자는 그녀가 평생토록 주변인의 자유의지를 짓밟고 종속시키는 이율배반적 인물이었음을 그녀의 삶을 통해 곧장 드러낸다.
책은 아인 랜드의 사상이 그녀가 오래도록 교류한 심리학자 내서니엘 브랜든, 그의 아내 바버라, 앨런 그린스펀 등이 참여한 모임에서 어떻게 전파되어 갔는지를 마치 전기를 쓰듯 묘사한다. 아인 랜드의 소위 '객관주의'를 추종하는 이들 모임의 참석자들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가진 아인 랜드를 마치 교주처럼 받들었으며 그녀로부터 사상과 이념을 일방적으로 주입받았다.
인간의 이기주의를 신봉하는 이들의 사상은 이내 개인의 부를 지키기 위한 사상적 토대를 필요로 해온 미국 보수주의자들에게 큰 호응을 받았고 수십 년이 흐른 지금에 이르러 미국 보수주의의 기원으로 자리잡게 되었다.
아인 랜드라는 상당수 독자에겐 생소하게 다가올 인물의 삶을 소개한 후 책은 놀랍게도 2008년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본질을 파헤치기 시작한다. 얼핏 거의 상관관계가 없어 보이는 두 장이지만 읽어 가면 갈수록 두 가지 문제가 서로 깊이 얽혀 있다는 사실이 조금씩 드러난다.
책은 과거의 사건을 그려내는 것에서 멈추지 않는다. 진보와 보수, 좌파와 우파의 성향을 해부하고 그로부터 희망을 찾는 3부가 <수퍼크래시>의 절정이라 할 수 있다. 대릴 커닝엄은 이 장에서 진보와 보수가 하나의 생각일 뿐 아니라 변화시키기 어려운 이념이라 주장한다.
좌파와 우파는 그들의 성향이 발현되기 시작하는 어린 시절에 결정되며 이들은 뇌가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부터 생활방식, 인간관계, 취향 등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를 입증하는 여러 연구결과를 인용하고 진보와 보수가 지닌 장단점을 설명해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서까지 논의를 발전시킨다.
책의 끝에서 대릴 커닝엄이 내린 결론은 아인 랜드식, 그러니까 우파식 이기주의는 결코 미래의 대안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비록 인간의 이기심에 기인한 자유주의가 횡행하는 세상이지만 좌파의 이타주의가 새로운 해답이 될 수 있으리라고 주장한다.
그는 세금과 복지가 인간이 문명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해 마땅히 치러야 할 대가라고 역설하는 것으로 책을 마치는데 아인 랜드로부터 금융계의 현실, 나아가 진보와 보수에 대한 담론까지를 아우른 대장정으로선 제법 깔끔한 끝맺음이었다. 결론까지 이르는 과정이 다소 급박하다는 인상이 없지 않지만 막막한 현실 가운데 미래에 대한 해법을 제시하기가 쉽지 않았으리라는 걸 고려하면 썩 괜찮은 결말이었다고 판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