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라보예 지젝은 어느 강연에서 전문가와 지식인의 경계를 이렇게 나눴다.
'전문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고, 진정한 지식인은 다른 사람이 정해놓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 자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그것이 올바른 접근법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다.'
지젝은 바이러스나 경제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다.
다만 지식인으로서, 팬데믹에 따르는 피상적 현상에 대한 해결이 아니라, 바이러스 창궐에 대해 본질적 문제를 던지고 인류가 살아남기 위한 뉴노멀을 정의함으로 지식인의 면모를 몸소 보여준다.
우리는 지금 의학적 비상상태에 처한게 아니라 시스템의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신자유주의를 따르는 정부의 역할 축소로 인한 공공재의 독점과 남용이 심해졌고, 그로인한 지구환경 변화와 국가간, 개인간 부의 불평등 심화. 바로 현 정치체계의 한계로 나타난 것이 코로나 팬데믹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바로 정치적 문제.
정말 중요한 것들의 수요와 공급은 시장 논리로만 결정되어서는 안된다. 공공재는 다시 공공의 것으로 돌리고 전 지구적 나눔과 협력의 뉴노멀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책을 읽고 나니 우리는 지금 다시한번 정치적 갈림길에 있는 것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념의 냉전이 국가간이 아니라 각 국가내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것 아닐까 싶다. 정치적 갈등이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을 위한 소모적 논쟁이 아닌 모두를 위한 건설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