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 열린책들 펴냄

한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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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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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5.25

페이지

110쪽

이럴 때 추천!

답답할 때 , 인생이 재미 없을 때 , 동기부여가 필요할 때 , 일상의 재미를 원할 때 , 힐링이 필요할 때 읽으면 좋아요.

상세 정보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장편소설. <남자의 자리>로 자신이 기억하는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덤덤하고도 가슴 뭉클하게 써내려간 아니 에르노가 이번에는 <한 여자>로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되짚어 간다. 이 작품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10여 개월에 걸쳐 쓴, 자신의 어머니이자 한 시대를 살다 간 '한 여자'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감정과 회한의 무게에 짓눌리는 법 없이 분석적이고 객관적이며 군더더기 없는 글을 쓰고자 한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에르노의 작품은 개인의 감정을 주관적으로 그리는 수사학적 장치가 없음에도 감동이 한없이 지평을 넓혀 가는 신비롭고도, 전혀 색다른 문학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는 어머니에 대해 쓰는 일은 자신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늘 그곳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그녀에게 주어진 사회적 위치의 열등함을 극복하고 싶어 했다. 새로 나온 노래와 책을 접하고 화장을 하고 연극, 영화를 보러 다니며 '자신도 그들 못지않다'는 자신감을 얻고자 했다.

또한 자신의 딸을 통해 배움에 대한 열망을 추구하고 딸에게 자신이 누리지 못한 모든 것을 주려고 노력했다. 딸은 너무나 찬미하고 동경하던 어머니가 어느 순간 더는 자신의 모델이 될 수 없음을 느낀다. 그녀는 이제 많이 배운 사람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다. 어머니가 거칠게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부끄럽고, 그녀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싶지 않다.

한편 어머니는 점점 다른 세계로 멀어져 가는 딸에게 자기 자체로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며 한없는 베풂으로 사랑을 얻으려 애쓴다. 둘 사이를 이어 주던 은밀한 교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남는 막연한 애정이 대신 자리한다. 아니 에르노는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한 후 그녀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자신이 아는 한 여자로서 그녀의 삶, 자신과 함께한 어머니로서 그녀의 삶을 기록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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Бегемот

@clem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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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열린책들 펴냄

읽었어요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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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씨

@haes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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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열린책들 펴냄

읽었어요
2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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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연

@yijuyeonxm0c

10개월 동안 쓴 어머니에 대한 글이라는 작가 아니 에르노의 '한 여자'는 어머니에 대한 애도의 글이라고 해야 할까.
흔히 생각하는 사모곡 하면 떠오르는 애도의 글은 아니라고 느낀다.
공교롭게도 근래에 읽는 소설도 프랑스 소설이고, 그 소설 속 주인공들과 배경도 요양원이라는 공간이다.
어머니의 죽음을 첫 문장으로 시작하면서 어머니의 일생을 자신의 인생과 겹치면서 서술한다.

부모의 마음이 그렇듯 자신보다 더 나은 계층으로 살기 바라는 에르노의 어머니 역시 그녀의 바람대로 성장하는 딸의 모습을, 딸의 입장에서 서술하는 이 글은 건조한 듯 해부적인 느낌이다. 사실을 기록한 것인데도 읽는 내내 노년의 스스로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나 자신을 포함해서 함께 연결된 모든 이들의 노년의 모습이 다르지 않을 거라는 요양원에서의 죽음을 맞게 될 대부분의 죽음의 과정과 모습을.

작가의 책을 찾아 읽고 있는데,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책들은 읽을 때 마음이 가라앉게 된다.
그럼에도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기록을 이처럼 쓴다는 건 작가적 태도인 걸까.
글들을 문장들을 읽을 때마다, 작가들은 사유를, 관점을 기록하고 서술한다는 것에 대한 선천적 혹은 기질적 태도의 성실성을 본다.

어머니의 문장, '나는 나의 밤으로부터 빠져 나오지 못했어'라는 문장이 이 에세이를 통틀어서 가장 강렬하게 인상 지워진다.

스스로의 상태를 자각할 때 쓴 문장, 그 이후 점멸해가는 어머니와 에르노의 시선과 풍경들이 계속 서술된다.
정신이 점점 사라져가는 요양원에서 생활하는 어머니의 모습에서 자신의 미래를 보는 에르노. 에르노의 글 속의 어머니와 딸은 지금 나와 나의 어머니로 옮겨지고 다시 나와 나의 딸에게로 또 옮겨져 간다.

작가가 말하는 마지막 문장을 여러 번 읽어본다. 자신이 태어난 세계의 마지막 연결 고리의 상실. 슬픔에 이르게 되는 과정, 상실에 이르게 되는 과정에서 느꼈던 감정과 사실의 기록들.
에르노의 '한 여자'는 어머니와 딸의 연결과 연결 고리의 상실에 대한 기록들이다.


'나는 어머니를, 나의 딸은 나를 기록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사랑과 애증이 공존하는 존재로서 기록된다는 것, 그것이 개인적 의미를 넘어 문화적, 사회적 맥락이라는 에르노의 말을 되새겨 본다.



(책속의 문장들)

-'그런 상태로 여러 해를 사신다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
모두에게, 어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더 나았다. 그건 나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 하나의 문장, 하나의 확신이었다.

-기억의 분석을 보다 쉽게 해줄 시간적 거리를 확보하자면, 아버지의 죽음과 남편과의 헤어짐이 그랬듯 어머니의 병과 죽음이 내 삶의 지나간 흐름 속으로 녹아들 때를 기다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그녀의 가장 깊은 욕망은 자신이 누리지 못했던 것 전부를 내게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것은 결국 그녀에게는 과중한 노동, 극심한 돈 걱정을 의미하는 거였다. 아이의 행복에 신경 쓴다는 것은 이전의 교육관에 비춰 보면 너무나 낯선 것이어서, 그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오는 말.
-<넌 정말 돈이 많이 드는구나> 혹은 <이렇게나 가진 게 많은데 넌 아직도 행복하지 않은 거냐!>

-차라리, 어머니가 살아 있는 시간과 장소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이다. 가끔씩 집에서 어머니가 소유했던 물건들과 맞닥뜨리는 일이 벌어진다.

-심지어, 자기 세대의 부르주아 여인들에게는 젊어서부터 주입되었던 그 지식을, 완벽한 집안 살림 요령을 뒤늦게나마 따라잡은 것에 대해 느끼는 자부심.

-<사랑하는 폴레트, 나는 나의 밤으로부터 빠져나오지 못했어.>

-나는 어머니가 다시 어린 계집아이가 되기를 바라지 않았고, 그녀에게는 그럴 <권리>가 없었다.

-그녀는 마침내 계절이 없고, 늘 적당히 따뜻하고 은은한 향내가 나는 그 공간으로 마침내 들어갔다. 그곳에서는 1년 내내 시간이 흐르지 않고 그저 먹기, 자기 등의 기능이 규칙적으로 반복될 뿐이다.

-그녀를 다시 만날 때마다 매번 전보다 덜 <인간다운> 모습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는 고뇌. 그녀와 멀리 떨어져서 그 모습을 떠올릴 때면, 다양한 표정들과 이전의 자태를 지닌 모습으로 떠올렸지 결코 나중 모습으로 떠올리지 않았다.

-21세기의 언젠가, 내가 이곳이든 혹은 다른 곳에서든 냅킨을 폈다 접었다 하면서 저녁 식사를 기다리고 있는 그 여자들 가운데 한 명이 되리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머니의 열망대로 내가 자리를 옮겨 온 이곳, 말과 관념이 지배하는 이 세계에서 스스로의 외로움과 부자연스러움을 덜 느끼자면, 지배당하는 계층에서 태어났고 그 계층에서 탈출하기를 원했던 나의 어머니가 역사가 되어야 했다. 앞으로는 그녀의 목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다. 여자가 된 지금의 나와 아이였던 과거의 나를 이어줬던 것은 바로 어머니, 그녀의 말, 그녀의 손, 그녀의 몸짓, 그녀만의 웃는 방식, 걷는 방식이다. 나는 내가 태어난 세계와의 마지막 연결 고리를 잃어버렸다.

한 여자

아니 에르노 지음
열린책들 펴냄

읽었어요
2023년 8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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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프랑스 작가 아니 에르노의 장편소설. <남자의 자리>로 자신이 기억하는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덤덤하고도 가슴 뭉클하게 써내려간 아니 에르노가 이번에는 <한 여자>로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되짚어 간다. 이 작품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10여 개월에 걸쳐 쓴, 자신의 어머니이자 한 시대를 살다 간 '한 여자'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감정과 회한의 무게에 짓눌리는 법 없이 분석적이고 객관적이며 군더더기 없는 글을 쓰고자 한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에르노의 작품은 개인의 감정을 주관적으로 그리는 수사학적 장치가 없음에도 감동이 한없이 지평을 넓혀 가는 신비롭고도, 전혀 색다른 문학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는 어머니에 대해 쓰는 일은 자신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늘 그곳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그녀에게 주어진 사회적 위치의 열등함을 극복하고 싶어 했다. 새로 나온 노래와 책을 접하고 화장을 하고 연극, 영화를 보러 다니며 '자신도 그들 못지않다'는 자신감을 얻고자 했다.

또한 자신의 딸을 통해 배움에 대한 열망을 추구하고 딸에게 자신이 누리지 못한 모든 것을 주려고 노력했다. 딸은 너무나 찬미하고 동경하던 어머니가 어느 순간 더는 자신의 모델이 될 수 없음을 느낀다. 그녀는 이제 많이 배운 사람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다. 어머니가 거칠게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부끄럽고, 그녀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싶지 않다.

한편 어머니는 점점 다른 세계로 멀어져 가는 딸에게 자기 자체로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며 한없는 베풂으로 사랑을 얻으려 애쓴다. 둘 사이를 이어 주던 은밀한 교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남는 막연한 애정이 대신 자리한다. 아니 에르노는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한 후 그녀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자신이 아는 한 여자로서 그녀의 삶, 자신과 함께한 어머니로서 그녀의 삶을 기록하기로 한다.

출판사 책 소개

「사람들은 내가 어머니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는 것을 모른다.
그런데 나는 어머니에 대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어머니가 살아 있는 시간과 장소에서 어머니와 함께 살아간다는 느낌이다.」


『남자의 자리』로 자신이 기억하는 아버지의 삶과 죽음을 덤덤하고도 가슴 뭉클하게 써내려간 아니 에르노가 이번에는 『한 여자』로 어머니의 삶과 죽음을 되짚어 간다.
이 작품은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이후 10여 개월에 걸쳐 쓴, 자신의 어머니이자 한 시대를 살다 간 <한 여자>에 대한 기록이다. 작가는 이 작품에서 자신의 감정과 회한의 무게에 짓눌리는 법 없이 분석적이고 객관적이며 군더더기 없는 글을 쓰고자 한다. 그렇게 세상에 나온 에르노의 작품은 개인의 감정을 주관적으로 그리는 수사학적 장치가 없음에도 감동이 한없이 지평을 넓혀 가는 신비롭고도, 전혀 색다른 문학적 경험을 선사한다.

작가는 어머니에 대해 쓰는 일은 자신에게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늘 그곳에 있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노르망디의 소도시에서 태어난 어머니는 그녀에게 주어진 사회적 위치의 열등함을 극복하고 싶어 했다. 새로 나온 노래와 책을 접하고 화장을 하고 연극, 영화를 보러 다니며 <자신도 그들 못지않다>는 자신감을 얻고자 했다. 또한 자신의 딸을 통해 배움에 대한 열망을 추구하고 딸에게 자신이 누리지 못한 모든 것을 주려고 노력했다. 딸은 너무나 찬미하고 동경하던 어머니가 어느 순간 더는 자신의 모델이 될 수 없음을 느낀다. 그녀는 이제 많이 배운 사람들의 세계에 발을 들여 놓은 것이다. 어머니가 거칠게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이 부끄럽고, 그녀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놓고 싶지 않다. 한편 어머니는 점점 다른 세계로 멀어져 가는 딸에게 자기 자체로는 사랑받지 못할까 봐 두려워하며 한없는 베풂으로 사랑을 얻으려 애쓴다. 둘 사이를 이어 주던 은밀한 교감은 사라지고 그 자리엔 부모와 자식 사이에 남는 막연한 애정이 대신 자리한다.

아니 에르노는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한 후 그녀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방법으로 자신이 아는 한 여자로서 그녀의 삶, 자신과 함께한 어머니로서 그녀의 삶을 기록하기로 한다.
작가의 말을 들어 보자. 어머니 사후 보름 만인 4월 20일경이다.

나는 어머니에 관한 글을 계속 써나가겠다. 어머니는 내게 진정 중요했던 유일한 여자이고, 2년 전부터는 치매 환자였다. 기억의 분석을 보다 쉽게 해줄 시간적 거리를 확보하자면, 아버지의 죽음과 남편과의 헤어짐이 그랬듯 어머니의 병과 죽음이 내 삶의 지나간 흐름 속으로 녹아들 때를 기다리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지금 이 순간 다른 것은 할 수가 없다. ― 『한 여자』(18면)

이미 『남자의 자리』에서 작가는 자신의 글쓰기 <자세>를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추억을 시적으로 꾸미는 일도, 내 행복에 들떠 아버지의 삶을 비웃는 일도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지금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것은 단순하고도 꾸밈없는 글이다. 과거 내가 부모님에게 편지를 쓸 때 핵심적인 내용들을 알리기 위해 사용했던 바로 그런 글 말이다. ― 『남자의 자리』(21면)

『한 여자』에서 이 자세는 다음과 같은 <바람>으로 고양되는 듯한 느낌이다.

보다 정확히는, 내가 쓰려고 하는 것은 가족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의 접점에, 신화와 역사의 접점에 위치하리라. 나의 계획은 문학적인 성격을 띤다. 말들을 통해서만 가닿을 수 있는 내 어머니에 대한 진실을 찾아 나서는 것이기 때문이다. (……)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문학보다 아래 층위에 머무르길 바란다. ― 『한 여자』(18~19면)

위 두 작품에서 보이듯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객관화해 모두의 이야기로 승화시킨다. 또한 내어놓기 힘든 이야기들을 가장 솔직하고 꾸밈없이 써내려감으로써 자신의 부모를 비롯한 세상의 모든 부모에게 헌정하고, 스스로를 위로하는 기록을 완성해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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