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에 맞지 않는 법’과 싸우는 최정규 변호사가 부조리하고 비상식적인 법정을 향해 일침을 날리는 사회 고발서다. 불의를 보면 물불 가리지 않고 싸움을 거는 탓에 검경 블랙리스트에 오른 저자는 이번엔 누구도 쉽게 건드릴 수 없었던 대한민국의 마지막 특권, 재판부에 거침없이 반기를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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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불량 판결문 (이유 없고,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판결을 향한 일침) 내용 요약
《불량 판결문》(ISBN: 9788968333040)은 최정규 변호사가 2021년 4월 12일 블랙피쉬에서 출간한 사회 고발서로, 대한민국 사법부의 부조리와 불공정 판결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책이다. 📖 최정규는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 유령 대리 수술 사건 등 사회적 약자를 대변하며 검찰과 법원의 비상식적 행태를 경험한 현직 변호사다. 352쪽 분량의 이 책은 판결문의 논리적 결함, 판사의 무례, 비상식적 판결 사례를 통해 “법원은 정의의 보루
판사는 공인이다. 사회 유지에 반드시 필요한 직업으로, 갈등의 최종 심판자가 되어 법에 따라 결정한다. 그 결정으로 누구는 인신의 자유를 빼앗기고, 누구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지며, 누구는 억울함을 풀고, 누구는 빼앗긴 정의를 되찾는다. 한 인간의 삶 전체를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직업이니 그에겐 얼마나 높은 도덕성이 요구되는가.
그러나 모든 인간이 업에 걸맞는 인품을 지닌 건 아니다. 때로 좋은 인간조차 관행이란 이유로 저도 생각지 못한 잘못을 거듭할 때도 적잖다. 그리하여 하위 법관으로 표상되는 성의 없는 판결과 모욕적인 언사, 시민의 신뢰를 저버리는 재판이 이뤄지곤 하는 것이다.
여기 문제 많은 판사와 판결을 지적한 책이 있다. 최정규 변호사가 쓴 <불량 판결문>이다. 신안군 염전 노예 사건과 상급자의 괴롭힘으로 사망한 서울남부지검 김홍영 검사 사건, 풍등을 날렸다가 저유소 화재 책임을 뒤집어 쓴 외국인노동자 사건, 의도적 유령수술에 사기죄만 물어온 국가기관에게 책임을 묻는 국가배상소송 등을 대리해온 최 변호사가 직접 보거나 들은 불량 판사와 판결을 소개했다.
책은 재판시간은 당연하다는 듯 어기고 기일도 수시로 변경하는 법원의 태도부터 고압적 어조로 불친절하게 쓰이기 일쑤인 판결문 작성방식, 소송대리인이나 재판 당사자를 고압적으로 대하는 태도의 문제, 실제와 달리 생략되거나 왜곡되는 변론조서 등을 하나하나 지적해 나간다. 재판 당사자의 녹음도 허락하지 않는 문제나 국선변호인을 법원이 관리해 의뢰인보단 법원의 눈치를 보게 하는 제도적 미비점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는다.
세상은 하루가 빠르게 변해 가는데 법과 판례는 구태의연하게 제 자리만 지키는 대목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피해자를 위로하기는커녕 화와 답답함만 돋운 재판들을 소개하기도 한다.
<불량 판결문>은 부당함에 맞서 싸우기를 게을리 하지 않는 변호사의 눈에 비친 부적절한 법조풍경들이 가득 담겨 있다. 그 대부분이 일찍부터 알려져 온 것들이지만 개선의 노력은 부재하고 변화는 지지부진하여 그 자리서 그대로 반복되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지적하는 목소리가 더 많아져야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책에 실린 이야기 가운데 생동감 있게 전해지는 사례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시민들의 어려움을 가까이서 지켜보는 듯한 묘사가 얼마 되지 않고, 불량판결이며 불량재판, 불량판사에 대한 내용도 기대만큼 많지가 못해 아쉽다. 법원과 판결에 대한 대목만큼이나 법원 바깥 문제가 더 많이 묘사되고 있어 조금 더 내밀하고 밀도 있는 책을 기대했다면 아쉬움을 느낄 법도 하다.
그러나 같은 이유로 책은 넓은 범위를 포괄하는 교양서적의 장점을 가졌다. 한 이야기를 깊이 파고드는 대신 다양한 주제로 문제와 개선점을 살피고 있어 이와 같은 문제를 잘 알지 못하는 이에게 영양가 있는 독서가 되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책이 지적하는 문제 대부분이 여전히 한국 법정에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이 책이 여전한 생명력을 가졌다는 반증이다. 이 책의 쓰임이 어서 다하여서 구태의연한 무엇이 되기를 나는 간절히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