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읽은 사람
1명
나의 별점
책장에 담기
게시물 작성
문장 남기기
분량
두꺼운 책
출간일
2008.8.25
페이지
418쪽
상세 정보
문화가 인간의 생활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선언한 문화인류학 입문서이다. 종교 행위에 집중하는 이성적인 아폴로 패턴의 주니 족, 의심과 배신의 거래를 강조하는 편집증적 패턴의 도부 족 등으로 상징되는 원시부족들이 근대 서구 문명과 어떤 관련이 있으며, 관습과 전통이 인간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룬다.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또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음을 보인다. 그 다양성을 스토리텔링이라는 수법에 의존하여 제시한다. 문화적 특징의 독특한 통합형태가 각 문화의 성격을 규정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문화와 개인의 관계도 검토하며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탐구한다.
상세정보
문화가 인간의 생활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선언한 문화인류학 입문서이다. 종교 행위에 집중하는 이성적인 아폴로 패턴의 주니 족, 의심과 배신의 거래를 강조하는 편집증적 패턴의 도부 족 등으로 상징되는 원시부족들이 근대 서구 문명과 어떤 관련이 있으며, 관습과 전통이 인간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다룬다.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또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음을 보인다. 그 다양성을 스토리텔링이라는 수법에 의존하여 제시한다. 문화적 특징의 독특한 통합형태가 각 문화의 성격을 규정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문화와 개인의 관계도 검토하며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탐구한다.
출판사 책 소개
루스 베네딕트 서거 60주년 기념
새롭게 탄생한 문화인류학의 고전
14개 국어로 번역된 루스 베네딕트의 대표작
문화인류학을 넘어선 우리 시대의 고전
문화가 인간의 생활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선언한 탁월한 문화인류학 입문서.
루스 베네딕트는 이 책에서 종교 행위에 집중하는 이성적인 아폴로 패턴의 주니 족, 의심과 배신의 거래를 강조하는 편집증적 패턴의 도부 족, 재산과 부의 이용과 관련하여 과대망상적인 디오니소스 패턴의 콰키우틀 족으로 상징되는 원시부족들이 근대 서구 문명과 어떤 관련이 있으며, 관습과 전통이 인간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다룬다.
저자는 문화적 특징의 독특한 통합형태가 각 문화의 성격을 규정한다고 주장하는 한편 문화와 개인의 관계도 검토하고 있다. 이 도발적인 저서는 결국 ‘인간이란 무엇인가’라는 주제를 탐구하고 있다.
저작의 배경
문화인류학은 19세기 후반에 시작된 학문으로서 비교적 후발 학문에 속한다. 문화는 정신문화와 물질문화로 나누어지는데, 초창기의 인류학은 주로 인종, 지리, 환경 등 물질문화에 집중되었으나 곧 종교, 예술, 사회 조직 등의 정신문화에 대한 연구로 확대되었다. 이러한 문화의 발달을 설명하는 이론으로는 우선 진화론이 있다. 이 이론은 어떤 민족은 다른 민족들에 비하여 더 수준 높은 문화를 달성했고 이것이 나중에 다른 문화로 퍼져 나갔다고 본다. 그들은 문명사회와 원시 사회의 차이는 환경적·문화적·역사적 상황의 차이에서 기인한다고 본다.
이에 맞서는 또 다른 이론은 문화적 상대론인데 진화론은 인종 중심주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한다. 그 이론은 자기가 소속된 집단 이외의 집단은 모두 열등한 집단으로 보려는 인간의 우월의식에서 나온 근거 없는 이론이라는 것이다. 상대론자들은 모든 문화는 소속 지역 내에서 동등하게 진화해 왔으며 단지 그 진화의 단계가 다를 뿐이라고 주장한다.
이 문화 상대론의 대표는 루스 베네딕트의 스승인 프란츠 보아스(1858~1942)이다. 보아스는 원래 독일의 킬 대학에서 물리학과 지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자연과학도였던 만큼 정확하고 객관적인 자료의 확보를 무엇보다도 강조했다. 베를린 대학의 지리학과 교수로 민족지학 연구에 관심을 기울이던 보아스는 1886년 밴쿠버 섬의 아메리칸 인디언 연구를 나갔다가 그 문화에 매혹되어 아예 미국에 눌러 앉았다. 1899년부터 컬럼비아 대학의 교수로 근무했고, 그 후 미국 문화인류학의 터전을 닦았다.
보아스는 현지탐사를 강조했고 그렇게 해서 얻어진 자료들을 철저하게 비판했다. 그 이전의 인류학 연구는 부정확한 방법에다 주관적 환상이 끼어들어 객관성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었다. 보아스는 한 민족의 문화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역사 지리적 본거지를 제한해야 하고 동시에 물질 환경, 주위의 문화 및 문화 각 방면에 복잡하게 얽힌 심리적 요소 등을 조사 분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아스의 시절까지만 해도 모든 인류학자들이 인류는 하나의 종이라는 사실에 동의했으나, 모든 인종 집단이 독자적으로 문화적 형태를 발전시킬 수 있다는 사실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아스의 객관적 자료와 연구로 인해 그런 문화 차별이 실은 인종 차별주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보아스가 루스 베네딕트를 지도하고 또 베네딕트가 『문화의 패턴』을 집필하던 1930년대 초반은 독일에서 나치의 아리안 우월주의가 서서히 머리를 들던 때였다. 인종차별은 야만이라고 주장하는 보아스를 나치스는 미워했고, 그리하여 히틀러 정권은 보아스의 저서를 불태우고 킬 대학 박사학위를 취소시켰다.
베네딕트는 스승 보아스의 가르침에 따라 1920년대 후반 여러 해에 걸쳐 여름마다 주니 족의 현지탐사를 나갔다. 베네딕트는 초창기 인류학자들이 원시부족을 직접 만나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하여 글을 쓴 것이 아니라, 안락의자 연구자들로서, 여행자와 선교사들의 노트와 초창기 민족지학자들의 산발적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글을 쓴 것을 비판했다. 제임스 프레이저의 『황금 가지』 같은 문화 연구서들과 비교 민족지학 저서들은 문화적 특징을 논의하는 데에만 집중했을 뿐, 문화적 통합의 여러 양상들은 무시한다고 보았다. 문화를 특징(증상)으로만 파악하려는 태도 또한 어리석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만약 어떤 문화적 과정에 관심이 있다면, 그 의미를 파악하는 길은 그 문화 내에 제도화되어 있는 동기, 정서, 가치 등을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살아 있는 문화를 연구하면서 그 사고방식, 기능, 제도를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문화 형태를 연구하는 데 있어서 어떤 특정 부족의 제도를 원시부족의 일반적 제도인 것처럼 주장해서도 안 된다고 보았다. 이런 입장이었기 때문에 다수의 부족을 서로 비교 연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것을 실천한 결과물이 바로 『문화의 패턴』이다.
이런 사상적 배경에다 그녀가 몸담고 있는 컬럼비아 대학 내의 학내 사정도 겹치게 되었다.
1931년 초 보아스는 자신의 후임으로 앨프레드 크로버에게 학과장 직을 제의했다. 하지만 크로버는 자신이 구축한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의 인류학과에 그대로 남기로 결심했다. 그 대신 1932년 한 학기 동안 컬럼비아에서 방문 교수로 강의하게 되었다. 크로버는 문화 현상은 초유기적, 초개인적, 초심리적인 현상이라는 초유기론을 정립한 학자인데, 문화적 상대성과 개인적 심리를 강조하는 베네딕트와는 학문적으로 맞지 않았다. 그녀는 1932년 봄, 크로버의 강의에 불만을 느끼고 자신의 책을 써보겠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해서 2년 동안 집필한 끝에 나온 것이 『문화의 패턴』이다.
문화의 패턴
베네딕트는 문화의 패턴이 다양한 인간 행동의 스펙트럼에서 어떤 가능성을 선택하여 조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한다. 스펙트럼은 하얀 광선이 프리즘을 통과하면서 파장과 에너지에 따라 분광되어 빨주노초파남보의 일곱 빛깔로 나누어지는 빛의 전 영역을 가리키는 말이다. 어떤 사회에서는 빨간색이 많을 수 있고, 어떤 문화에서는 파란색이 강할 수 있고, 어떤 사회에서는 노란색이 강하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녀는 이런 문화의 특징이 언어의 특징과 비슷하다고 말한다. 영어에서 사용되는 50종의 소리는 300~400개에 달하는 음소에서 선택한 것이다. 각 언어는 이런 무한한 소리 중에서 일부를 선택하여 그것만 고집하는데 이렇게 해야 의미를 제대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어학이 무수하게 많은 소리들 중 어떤 것들만을 선택하여 활용 음소로 삼는 것처럼, 문화도 인간의 연령대, 자연환경, 인간의 활동 등 다양한 관심사들로 이루어진 커다란 스펙트럼 중에서 어떤 것을 선택하여 패턴을 형성한다. 다시 말해 어떤 문화의 정체성이란 바로 이 스펙트럼의 어떤 부분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음소에 파열음, 폐쇄음, 순음, 치음, 치찰음, 유성음, 무성음, 구음, 비음, 연구개음이 있듯이 문화에도 혼인과 가족, 친족, 사회조직, 경제체계, 정치와 법, 종교, 개인의 인성, 언어, 예술, 환경 등 강조점이 다르게 놓이는 다양한 분야가 있는 것이다. 이런 분야 중 어떤 것에 집중하여 문화가 형성되느냐에 따라서 그 사회의 문화 패턴이 결정된다. 베네딕트는 주니 문화의 경우는 종교 행위에 집중하는 이성적인 아폴로 패턴으로, 도부 족은 의심과 배신의 거래를 강조하는 편집병적 패턴으로, 콰키우틀 족은 재산과 부의 이용과 관련하여 과대망상적인 디오니소스의 패턴을 갖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녀는 또한 문화는 인성의 확대라는 말을 사용하여 심리적 접근을 강조하고 있으며, 문화의 일탈과 관련하여 편집증, 과대망상 같은 정신의학 용어를 사용하여 의학적 접근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문화가 심리학이나 의학 혹은 생물학의 틀 내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보지 않았다. 오히려 개별 문화를 민족지학적 관점에서 꼼꼼하게 기록함으로써, 이론보다는 실제 행동의 관찰과 분석을 중시했다. 실제로 문화와 인성, 국민성 연구 등 일부 전제 조건들은 오늘날 폐기되었다. 그러나 베네딕트가 깊은 관심을 기울였던 신화, 상징, 스토리텔링(이야기하기), 문화적 패턴, 문화와 개인의 관계 등은 민속학과 문화학 분야에 크게 기여했다.
베네딕트는 이 책에서 다양한 문화가 존재하고 또 앞으로도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 다양성을 스토리텔링이라는 수법에 의존하여 생생하게 제시하고 있다. 그녀의 책에는 이야기의 요소가 아주 강하다. 먼저 이론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객관적 사실들(주로 인간의 행동들)을 제시하고 거기서 자연스럽게 이론을 도출하고 있다. 물론 그녀가 제시한 사실들을 다르게 배열하면 그에 따라 이론도 달라질 수 있겠지만(후대의 베네딕트 비평가들은 주로 사실의 배열을 문제 삼았다), 책을 읽는 독자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 스토리텔링이 너무나 핍진하다는 느낌을 주는 것이다.
이 책에 제시된 세 부족의 사례는 프란츠 보아스가 추천사에서 “극단적 사례”라고 언급할 만큼 아주 흥미진진한 내용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기존에 나온 것들과는 뭔가 달라야 읽을 맛이 나는 것이다. 이미 다 알고 있는 얘기를 중언부언하면 독자는 따분함만을 느낄 뿐이다. 세 부족 중 도부 족은 멜라네시아에 거주했기 때문에 아메리카 대륙의 인디언과 교류가 없었던 부족이다. 또 콰키우틀 족과 주니 족의 거주지는 같은 아메리카 대륙이라도 하나는 북부이고 다른 하나는 남부이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상당한 거리가 있다. 그러나 이 세 부족의 생생한 사례 보고를 읽어보면 인간의 대인 관계가 도부-콰키우틀-주니 족의 순으로 진화해 왔겠구나 하는 느낌을 갖게 된다.
문화인류학에서는 사유재산을 섹스와 거의 같은 수준의 본능으로 간주하는데, 이 사유재산을 두고 벌어지는 인간관계가 도부는 적대적 관계, 콰키우틀은 거래적 관계, 주니 족은 협동적 관계를 보여준다. 그런데 이 세 부족의 민족지학이 그들만의 원시적 이야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좀더 심원한 것을 가리키고 있다. 베네딕트는 세 개 원시부족 이야기를 아주 쉽게 풀어나가고 있으나 실은 더 심각한 문제, 즉 미국 사회, 더 나아가 서양 문명의 여러 행태를 예리하게 비판하고 있다.
가령 주니 족의 의례 중심주의는 서양의 기독교 중심주의에 대한 비판이 되고, 콰키우틀 족의 포틀래치는 서양의 경제 제도에 대한 통렬한 패러디가 된다. 또한 도부 족의 주술사는 서양 중세의 마녀사냥이나 미국 청교도의 지나친 엄숙주의에 대한 간접 공격이다. 특히 서양의 경제 제도에 빗대어 콰키우틀 족이 일상생활에 필요한 재화를 생산하여 그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이 아니라 재산을 축적하고 과시의 기회를 늘리는 데 지나치게 집중한다고 비판한다.
문화인류학의 연구 목적은 대체로 보아 인류의 역사를 복원하고, 문화의 원리를 발견하고, 인종 편견을 소멸시키고, 원시부족을 개화시키고, 문명 민족 내의 야만적 풍습을 제거하고, 같은 나라 안에서 사는 여러 민족을 동화시키는 것이다. 『문화의 패턴』은 이러한 목적에 잘 봉사하고 있다. 베네딕트가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서로 관용해야 한다는 주장은 21세기의 지금 이 세계에서도 그대로 유효하다. 이 책을 읽으면 섹스, 결혼, 친족, 사유재산, 사회단체, 예술 등 문화 인류학의 여러 주제들을 생생하게 느껴볼 수 있다. 설사 문화인류학에 관심이 없더라도 세 부족의 사례는 읽는 이에게 인간이라는 존재를 곰곰 생각하게 한다.
베네딕트는 세 부족을 독립된 문화의 패턴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도부 족 같은 의심, 콰키우틀 같은 과시, 주니 족 같은 달관이 현대인에게는 셋이면서 하나로 종합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견해도 있다. 가령, 현대인은 어떤 때는 의심에 빠지고, 어떤 때는 과시를 하는가 하면, 어떤 때는 달관의 태도를 보이는 그런 모순적인 존재이다. 만약 자신이 의심을 많이 하는 현대인이라고 생각된다면, 베네딕트의 가르침대로(그렇게 의심이 많게 된 것은 본인의 성격이라기보다 문화적 조건화에 의한 것이므로) 본인의 노력에 따라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이러한 노력은 개인의 차원뿐만 아니라 사회의 차원으로 확대되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베네딕트는 주장하고 있다.
현재 25만명이 게시글을
작성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