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정한 무관심

한승혜 (지은이) 지음 | 사우 펴냄

다정한 무관심 (함께 살기 위한 개인주의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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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일

2021.6.3

페이지

304쪽

상세 정보

저자 한승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 갑질을 넘어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려면 ‘개인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어떤 사안이든 입체적으로 관찰하고,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칼럼니스트로 유명하다. 그의 글은 매우 사적인 이야기나 영화와 책 이야기에서 시작해 자연스럽게 사회의 구조와 모순을 드러낸다. 저자는 풍부한 이야기를 통해 나답게 살기 위해, 그리고 타인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위해 개인주의라는 태도가 얼마나 유용한지 들려준다.

개인주의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우선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고, 타인들도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나 역시 타인의 정체성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집단주의에 익숙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주의를 연습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 실린 42편의 예리하고도 따뜻한 글을 읽고 나면 개인주의자의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게 것이다. 그렇게 모두가 ‘개인’으로 존재하면서 서로 연대하며 함께 살 때 우리는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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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독서

@kokomerryko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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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p.
이기주의가 오로지 자기 자신만을 생각하는 것이라면, 개인주의는 다른 사람들 역시 자신과 동등한 존재, 똑같은 욕구를 지니고 복합적인 감정을 느끼는 한 명의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인다. 그러한 까닭으로 개인주의자는 많은 이들의 오해와는 다르게 오히려 공동체를 소중히 여긴다. 공동체를 개인의 대립항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개인을 오럿이 개인인 상태로 머물게 하는 일종의 보호막으로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공동체는 집단과는 다르며, 개인주의자는 연대의 중요성을 안다. 집단의 규칙이기에 억지로 따르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개인으로서 다른 개인과 연대한다. 타인도 자신처럼 소중한 존재로 인식하고, 타인의 욕구와 감정 또한 자신의 것만큼 중요시 여긴다. 자신의 권리가 소중하기에 그만큼 타인의 권리도 존중한다.

12p.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리하여 자신이 누군지 알고자 끊임없이 애쓴다. 반면 타인에 대해서는 쉽게 규정짓는다. 성별, 학벌, 출신지, 결혼 여부 등으로 뭉뚱그려서 파악한다. 자신은 너무나 복잡한 반면, 타인은 너무나 단순한 대상으로 취급하곤 한다. 각각의 정보마다 특정한 값을 설정해둔 다음, 해당 값에 인물을 가져다 맞춘다. 물론 어떤 의미엣 ㅓ매우 자연스러운 행동이다. 사람들은 바쁘고, 시간은 부족하니 말이다. 정보마다 특정 값을 설정하여 해당 값을 모두 더하는 것은 사람을 파악하는 가장 경제적인 방법일지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그 정보 값이 편견과 선입견에 근거하여 틀린 경우가 매우 많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가장 경제적이라는 이유로 그러한 방법이 과연 옳은가 하면, 그렇게. 도출해낸 결과값이 누군가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가 묻는다면, 그 또한 아니라는 것이다.

57p.
우리 사회에서 주류 혹은 다수의 관념에서 어긋나는 많은 영역에는 이러한 요구가 존재한다. “본인들이 이성애자든 동성애자든 나하고는 아무런 상관이 없어. 내가 궁금한 건 왜 굳이 거리에서 남들 다 보는 곳에서 저런 행동을 하느냐는 거지.” “자기가 성폭력 피해자면 피해자지 왜 굳이 저런 이야기를 만날 하고 다니지?” “이혼했다고 난 특별히 편견 없어. 근데 왜 굳이 저런 말을 해서 주변 사람들을 불편하게 해?” “여성 인권이 더 열악한 거 잘 알겠는데, 그걸 왜 티를 못 내서 안들이야?”
이와 같이 소수자, 마이너적인 정체성을 전면 부정하지는 않되, 티 내지 말라고 요구하는 것을 ‘커버링’이라고 부른다.(…) 요약하자면 “어떤 낙인이 찍힌 사람들이 그 낙인이 두드러져 보이지 않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행위”를 이야기한다.

98p.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의 언행이나 인식이 특별히 더 나쁘거나 무지한 것이 아니라, 굉장히 보편적이라는 것을. 사람들은 아이랑 놀아줄 바에 차라리 회사에 나가는 것이 나을 정도로 육아가 힘들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는 집에 머물고 있거나 실질적인 ‘돈‘을 생산하지 못하는 사람을 두고 ’쉬고 있다‘는 말을 무신경하게 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주부를 백수의 동의어로 생각하는 사람이 상당수라는 사실을.
또한 내가 아무렇지 않은 척하면서 속으로 발끈하며 굉장히 화를 냈던 것은 실은 나 자신이 어느 정도 그렇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었다는 사실 역시 알게 되었다. 스스로는 아니라고 하지만 나 역시 마음속 어딘가에서는 타이틀과 직함을 중요시 하고 있었던 것이다. (…) “집에서 쉬고 계시는 거네요?” 라는 질문을 통해 나는 비로소 그것을 알게 된 것이다.

101p.
책 속에서 그는 “남의 시선을 어떻게 이기나요?”라는 질문에 “이겼다기보단 견뎠어요”라고 대답한다. 마음으로는 이기고 싶었지만 사실은 이기질 못했다고. 그래서 신경은 쓰였지만 그냥 견뎠다고. 그러나, 그럼에도 자신은 그림을 그리고 싶기 때문에, 그림을 그리는 동시에 생계도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소일을 계속해야 하기 때문에, 그것이 ‘밥벌이‘수단이기 때문에 견디는 것이라고. 그 말에 왠지 묘하게 위로를 받았다. 그 말에 기대어 이후의 많은 순간을 견뎌왔던 것 같다.
실은 견디는 것이 결국 이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116p.
딸들은 지금의 젊은 여성들처럼 키우면 된다. 좋은 것은 좋다고, 싫은 것은 싫다고 이야기할 수 있도록. 여성이라는 이름에 따라오는 부당한 압력에 순응하지 않도록. 욕망을 드러내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설사 성폭력을 겪더라도 그것을 자신의 잘못이라 여기며 수치스러워하지 않도록. 누군가 밀쳐서 넘어지면 울지만 말고 일어나서 싸우도록.

133p.
“내가 한 것이라곤 살아남은 것뿐인데 나는 살아남았다는 이유로 범죄자 취급을 받았다.”
허스킨즈 역시 죽지 않았기 때문에, 단지 살아남았기 때문에 모든 사건이 밝혀진 이후에도 끊임없이 진실성을 의심받았다.
성폭력 사건이 발생하면 우리는 끊임없이 ‘완벽한’ 피해자를 찾아 헤맨다. 그러나 ‘악마‘나 ’괴물‘처럼 철저하게 악의로 똘똘뭉친 ’완벽한‘ 가해자가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완벽한‘ 피해자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그런 피해자는 없다.

159p.
그래도 나는 아무 이야기도 하지 않았다. 늘 웃기만 했다. 예민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다.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았다. 화를 내면 그드이 비웃고 농담의 대상으로 삼는 다른 많은 여성 중 하나가 되는 것만 같았다. 그러기는 싫었다. 계속해서 쿨한 사람이고 싶었다. 너무도 격하게 남성 커뮤니티의 일부에 속하고 싶었다.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웃고, 같은 방식의 농담을 하면 그들이 가진 권력을 나누어 가질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같이 웃었다.

162p.
눈치는 약자의 언어라고 한다. 본인들도 인지하지 못했겠지만 그토록 무신경하면서 무례하기 짝이 없는 용감한 시도를 하 수 있는 이유는 그렇게 해도 되기 때문이다. 줄곧 그렇게 지내왔기 때문에. 그렇게 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그러나 듣는 입장에서는 자신이 너무 예민한 것은 아닌가 하는 검열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대응을 하는 것조차 힘들다. 또한 부류편함을 표현하는 순간마저 침착함과 상냥함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가 어떤 해코지를 할지 몰라 두려우니까.

173p.
나는 당혹스러웠다. 그리고 다시금 깨달았다. 내가 사는 세상과 그가 사는 세상이 같지 않다는 것을. 돈을 번다는 것과 ’살 만하다‘는 것의 의미가 꼭 같지는 않다는 것을. 하루 종일 노동을 해서 돈을 벌 수는 있지만, 그 삶이 반드시 인간답다고 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295p.
별것도 아닌 말을 듣고 왜 그렇게까지 화가 났는가에 대해서 오래도록 생각했는데, 아마도 그의 말이 사실이라는 걸 마음 깊은 곳에서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알고 있어서 용서할 수 없었다. 그가 했던 말이 내가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내가 싫어하는 나의 모습을 비추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싫어하는 게 너무나 많은 나. 비뚤어진 나. 부정적인 나. 그런 나를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나 자신.

296p.
그러고 보니 무언가가 괜히 마음에 들지 않거나 거슬리던 때는 늘 비슷했던 것 같다. 타인에게서 내 안의 어떤 거슬리는 지점을 찾아냈을 때. 어떻게든 인정받고 싶어 발버둥치는 사람이 보기 싫게 느껴지던 순간은 내 안에 인정욕구가 갈급한 상황이었고, 타인의 비위를 맞추려 무리하는 사람이 괜히 눈에 밟히던 때는 내 안에 비굴함이 넘치던 시기였다. ‘쿨한 척‘하는 사람들이 마음에 들지 않고 우스워 보일 때는 나 지신이 냉소로 가득할 때였다. 누군가의 속내를 간파할 수 있다고 여긴 것은 내가 그와 같은 속내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었으며, 세상이 악의와 음모로 가득해 보이던 때는 나의 내면이 황폐하던 시점이었다.
스스로에 대한 불만이 극대화되었을 때, 내가 나를 사랑할 수 없을 때 분노는 늘 밖으로 뻗어나갔다. 그렇게 뻗어나간 뒤 내가 가장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 나의 어떤 지점을 타인에게서 정확히 찾아냈다. 그리고 나는 ’마음에 들지 않는 나’를 잊기 위해, 내가 싫어하는 나의 단점을 지닌 상대방을 맹렬히 미워하곤 했다. 내가 현재 미워하는 상대방의 속성이 분명 내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은 애써 외면했다. 인정하려고 하지 않았다.

다정한 무관심

한승혜 (지은이) 지음
사우 펴냄

3시간 전
0
Jiyeon Park님의 프로필 이미지

Jiyeon Park

@jiyeonpark

한승혜 작가님의 전작 '제가 한번 읽어보겠습니다.'를 읽었을 때 작가님의 평이 공감되었고 날카로운 비판을 하는 점도 있어서 '다정한 무관심'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궁금했다.

처음 시작은 문유석 작가의 '개인주의자'가 생각이 나기도 했고 더 읽다보니 '선량한 차별주의자'가 떠오르기도 한 책이다.

각각의 개인의 선을 넘지 않는 선에서 존재하다가 어느 개인에게 도움이 필요할 때 다정할 수 있는 사이. 딱 그정도의 사이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다.

✏기억에 남는 구절
그 모든 정보가 나를 구성하는 일부이니 말이다. 문제는 그게 나의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그러한 정보값으로 내가 종종 ‘오판’되고는 한다는 사실이다.

대개의 사람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그리하여 자신이 누군지 알고자 끊임없이 애쓴다. 반면 타인에 대해서는 쉽게 규정짓는다. 자신은 너무나 복잡한 반면, 타인은 너무나 단순한 대상으로 취급하곤 한다.

서로에게 일정한 거리를 지키며, 간섭과 참견을 하지 않는, 나와 다른 타인의 개성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적당한 무관심의 사회. 그러면서도 곤경에 처한 사람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 약자와 소수자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것을 잊지 않는, 서로에게 다정한 사회.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것은 아마도 이와 같은 ‘다정한 무관심’이 아닐까.

서로 동등하지 않은 언어로는 동등한 입장에 설 수 없다는 것이, 그리고 동등한 입장에 서지 않으면 상호 존중하는 관계가 될 수 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좀 이상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약간의 불편한 관계에서 오히려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고 믿는다. 약간 불편하면서 평등한 관계.

실은 견디는 것이 결국 이기는 것이라 생각한다.

때로는 위로가 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자기가 혐오하는 것들과 닮아 있다.

다정한 무관심

한승혜 (지은이) 지음
사우 펴냄

읽었어요
2022년 1월 4일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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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yingsky

@dukang98

함성 북클럽 4기 일곱번째 책

'다정한 무관심'

"칭찬이란 결국 누군가의 고유성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p31

1. 나우온 스피치 스터디에서 칭찬에 대해서 배운적이 있는데 그때 깨달은 점이 바로 관찰력. 그래서 내가 주로 관심이 있는 연예인들의 영상들을 볼때에도 관찰을 더 깊게 하게 된다.
2. 주변 사람들에게도 칭찬하는 것이 인색할 수 있지만 칭찬타임이 온다면 내 관찰력을 바탕으로 스피치에서 배운 내용을 적용해서 칭찬해보고 싶다.

#북클럽함성 #함성독서 #함성독서4기 #함성북클럽4기 #독서 #다정한무관심 #사우출판 #그릿제이

다정한 무관심

한승혜 (지은이) 지음
사우 펴냄

👍 답답할 때 추천!
2021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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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세정보

저자 한승혜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 갑질을 넘어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려면 ‘개인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저자는 어떤 사안이든 입체적으로 관찰하고,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칼럼니스트로 유명하다. 그의 글은 매우 사적인 이야기나 영화와 책 이야기에서 시작해 자연스럽게 사회의 구조와 모순을 드러낸다. 저자는 풍부한 이야기를 통해 나답게 살기 위해, 그리고 타인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위해 개인주의라는 태도가 얼마나 유용한지 들려준다.

개인주의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우선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고, 타인들도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나 역시 타인의 정체성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집단주의에 익숙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주의를 연습할 필요가 있다.

이 책에 실린 42편의 예리하고도 따뜻한 글을 읽고 나면 개인주의자의 시선으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게 것이다. 그렇게 모두가 ‘개인’으로 존재하면서 서로 연대하며 함께 살 때 우리는 더 나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 책 소개

편 가르기와 혐오, 배제를 넘어
더 나은 세상으로 가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삶의 태도에 관하여

“가장 나답게 살고 싶다면,
보이지 않는 타인의 고통을 이해하려면
우리 모두 개인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성별·세대별 갈등, 혐오와 가짜 뉴스 등 한국 사회는 점차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집단을 이루고, 집단 간의 갈등은 ‘전쟁’과도 같은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 와중에 가장 큰 피해를 입고 소외되는 이들은 약자와 소수자일 수밖에 없다.
저자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혐오와 차별, 갑질을 넘어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려면 ‘개인주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이 책의 저자 한승혜는 어떤 사안이든 입체적으로 관찰하고, 균형 감각을 유지하는 칼럼니스트로 유명하다. 그의 글은 매우 사적인 이야기 혹은 영화와 책 이야기에서 시작해 자연스럽게 사회의 구조와 모순을 드러낸다. 저자는 풍부한 이야기를 통해 내가 한 사람의 ‘개인’으로 존재하기 위해 그리고 타인의 개성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기 위해서 개인주의라는 태도가 얼마나 유용한지 들려준다.
이 책은 개인주의가 이기주의와 어떻게 다른지, 진정한 개인주의가 어떤 순기능을 갖는지를 이야기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개인주의는 타인 역시 자신과 똑같은 욕구를 지니고 복잡한 감정을 느끼는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자신의 권리가 소중하기에 타인의 권리도 존중한다. 성별이나 출신지, 학벌, 나이 등의 기준으로 타인을 단순화하거나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 개인주의자는 ‘개인’들이 서로 연대하며 사는 공동체를 소중히 여긴다. 공동체는 집단과는 다르다. 공동체는 나와 타인이 개인으로 존재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우리는 늘 집단에 속하려고 하고, 어느 편인지 밝히라고 강요당하기도 한다. 한 사람의 과오를 그가 속한 집단의 잘못으로 확대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집단에 추궁한다. 우리는 왜 이토록 강한 집단주의 정서를 갖게 되었을까?

“인간은 본래 불안한 존재이며, 불안한 개인은 내면에서 솟아나는 에너지와 충동을 잊기 위해 몰두할 대상을 찾아 자주 헤맨다. 대상을 찾고 나면 불안과 번뇌를 잊기 위해 모든 것을 의탁하거나 헌신적으로 돌변한다. 그 대상이 예술이나 학업일 때는 긍정적인 성과가 나오기도 하지만, 종교나 정치, 이념이 될 때는 큰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과잉된 신념은 자신을 잃어버리게 만들고, 스스로에 대한 혐오감과 증오는 자주 밖으로 뻗어 나간다. 결국 자아를 잃어버리고 집단에 의탁한 사람은 자신이 속한 집단에는 맹목적인 충성심을, 타 집단에는 격렬한 배척과 혐오감을 갖기 쉽다.”

저자는 집단에 기대려는 사람이 늘어날수록 사회의 갈등과 분열은 심화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다시 말해 불안과 결핍을 잊고자 어딘가에 의탁하려는 충동에서 벗어나 한 명의 개인으로서 우뚝 선다면, 많은 부분이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세상은 복잡하고,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세상을 무결한 공간으로 만드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우리 모두가 개인주의자가 되고자 애쓴다면, 그러한 세상에 조금 더 근접할 ‘가능성’은 있을 것이다.”

우리가 놓친 것들을 보여주는 어느 개인주의자의 새로운 시각

개인주의자가 되기란 쉽지 않다. 내가 누구인지 알아야 하고, 타인들도 나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어야 한다. 나 역시 타인의 정체성을 존중해야 한다. 그러니 집단주의에 익숙한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주의를 연습할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저자가 ‘개인’으로 서기 위해 자신에게 던진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과정을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은 타인을 이해하는 통로로 이어진다. 저자는 아이 엄마로서 ‘맘충’이나 ‘무개념 부모’가 되지 않으려고 스스로를 검열하는 자신의 모습을 통해 이 사회 소수자들이 겪고 있을 고통을 알아채고, 별것 아닌 말에 분노하는 자신을 보면서 타인에 대한 혐오가 자라나는 과정을 인식한다.
저자에게는 세상 모든 것이 텍스트가 된다. 일곱 살짜리 아들과 나는 대화를 통해 우리 사회의 나이 차별을 들여다보고, 택시기사와 나눈 대화를 통해 카카오 택시 등의 플랫폼 기업이 가진 권력을 해부하며, 헤밍웨이의 단편 <청결하고 불빛 밝은 곳>을 통해 새벽 배송이 얼마나 위험한 노동인가를 이야기한다. 자신이 모르는 세계의 소외와 고통을 이해하기 위해 성실하게 읽고 쓰면서 시선을 확장해온 노력과 결실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처럼 저자는 일상의 풍경과 다양한 작품 속에서 우리가 가진 편견과 차별, 집단의식에 대해 끊임없이 묻고 대답하며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보게 해준다. 그 과정에서 섣불리 어느 한쪽을 편들거나 이분법에 매몰되지 않고 신중하고 객관적인 태도를 유지한다. 이에 대해 유튜브 ‘겨울서점’ 운영자 김겨울은 “한승혜 작가의 글에서 늘 안정감을 느끼는데, 그것은 그와 존중과 배려가 깃든 대화를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기인한다. 그의 글이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도 그 때문이리라.”라고 말한다.
저자는 개인주의자로서 가져야 할 삶의 태도를 ‘다정한 무관심’이라고 표현한다. 저자가 그리는 다정하게 무관심한 세상은 이런 모습이다.
“서로에게 간섭과 참견을 하지 않는, 나와 다른 타인의 개성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적당한 무관심의 사회. 그러면서도 곤경에 처한 사람을 그냥 보아 넘기지 않는, 약자와 소수자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미는, 서로에게 다정한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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